삼성은 지금 변신중이다.
시장 급변과 맞물려 수술할 것은 수술하고, 합칠 것은 합치는 등 굵직굵직한 대재편 작업을 가속화하고 있다. 최근 삼성가(家) 소송 등 내부적인 부담을 안고 있지만, 그것과 별개로 새 경영코드인 ‘트랜스포머(Transformer)’를 그룹 전반에 장착하고 있다.
이같은 변화의 밑바탕에는 글로벌경쟁 격화와 불투명한 시장 상황을 뚫을 ‘효율성 극대화’가 깔려 있고, 궁극적인 3세 경영을 대비한 발빠른 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삼성이 일본에 도입한 통합본사 체제를 5월1일부터 없애고 계열사별 독립경영체제로 전환한 것은 상징성이 커 보인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일본 기업들이 흔들리면서 삼성이 본격적인 시장공략을 위한 조직 재정비에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에는 일본 내에서 삼성이라는 브랜드파워가 약해 인지도 제고 차원에서 통합본사를 두는게 효과적이었지만, 변화하는 사업환경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서는 빠른 의사결정이 가능한 계열사별 독립 법인ㆍ사무소가 적합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1~2년 사이 그룹의 핵심인 삼성전자에 크고 작은 변화들이 잇따르고 있다. 삼성전자가 최근 LCD(액정표시장치) 사업부를 분할하기로 함에 따라 향후 사업구조 재편과 관련된 다양한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
LCD 사업부문은 분사한 후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와의 합병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앞서 삼성LED를 합병하기로 했으며 소니와의 합작사업(S-LCD)은 정리했다. 또 지난해에는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사업을 씨게이트에 매각했다.
이 같은 삼성전자의 사업 재편은 결국 완제품을 생산하는 세트와 부품 사업을 완전히 분리하기 위한 수순이라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반도체와 LCD를 모아 DS(부품총괄)사업총괄로 재편하며 부품사업의 덩치를 키웠다.
업계에서는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련의 변화와 함께 삼성의 3세경영체제로의 전환을 위한 지배구조 변화의 윤곽도 가시화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을 중심으로 한 3세로의 경영체제 변화를 염두해 둔 삼성그룹의 분리 작업이 앞으로 더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은 지난 2010년 그룹의 컨트롤타워(미래전략실) 부활과 함께 이재용 사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을 경영 전면 배치했다.
무엇보다 시장에서는 그룹의 핵심인 삼성전자의 변화,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삼성에버랜드 지분 구조 변동 등이 삼성그룹의 틀을 바꾸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한국장학재단 보유 삼성에버랜드 주식 4.25%는 8~9일에 매각된다. 4.25%가 삼성그룹의 지배구조에 영향을 미칠정도는 아니지만, 에버랜드가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다는 점에서 지분 변동의 향방이 관심을 끌수 밖에 없다.
또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이 이건희 회장을 상대로 재산 상속분 반환청구소송을 제기하면서 이같은 사태가 3세 경영체제로의 전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사다.
박영훈 기자/park@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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