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희의 리와인드
그냥 떠나보내기 아쉬운 공연, 지금 놓치면 안되는 공연들의 이야기를 ‘돌려감기’ 합니다. 생생한 라이브 무대에서 놓친 명장면과 공연의 뒷이야기도 함께 담았습니다.

고승희의 리와인드
그냥 떠나보내기 아쉬운 공연, 지금 놓치면 안되는 공연들의 이야기를 ‘돌려감기’ 합니다. 생생한 라이브 무대에서 놓친 명장면과 공연의 뒷이야기도 함께 담았습니다.
지드래곤도 춤추게 한 ‘쇠맛’…현시점 최고 걸그룹 증명한 에스파 [고승희의 리와인드]
15~16일 케이스포돔 월드투어 피날레 2만석 전석 매진…K-팝 최고 걸그룹 증명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위, 위플래시, 위플래시” 마이(에스파 팬덤)들을 위한 댄스타임에 K-팝 제왕이 얼굴을 비추자, 케이스포돔이 떠나갈 듯한 함성이 터져나왔다. 빅뱅의 지드래곤. 최근 발매한 신곡 ‘투 배드’ 뮤직비디오에서 호흡을 맞추고, 지디가 출연 중인 예능 ‘굿데이’로 맺은 인연으로 찾은 현장이었다. 쏟아지는 함성에 지드래곤은 다소 당황한듯 했지만, 이내 자리에서 일어나 ‘위플래시’ 안무를 선보여 1만 관객을 발칵 뒤집었다. 여기에 ‘부끄러움 한 스푼’은 덤이었다. ‘히트곡의 향연’이었고, ‘떼창의 연속’이었다. 명실상부 K-팝 최고의 걸그룹으로 올라선 에스파의 앙코르 콘서트. 15~16일 양일간 서울 송파구 케이스포 돔(KSPO DOME, 구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두 번째 월드투어 ‘싱크 : 패러럴 라인(SYNK : PARALLEL LINE)’ 앙코르 콘서트엔 2만 명의 팬들이 함
2025.03.16 23:52고가 티켓·지각 공연 논란에도…‘좋은 사람·좋은 음악’ 빛난 제니의 힘 [고승희의 리와인드]
1인 다역으로 꾸민 연극 같은 70분 명실상부 최고의 팝스타 입증한 무대 고가 티켓 대비 짧은 공연 아쉬움 속출 [헤럴드경제(인천)=고승희 기자] 백색의 부엉이가 영상에서 날아오르면 제니는 ‘21세기의 제사장’이 된다. 가까운 미래의 어느 행성을 지배하는 최고 존엄. 블랙의 선글래스에 직각의 어깨 라인으로 떨어지는 긴 코트, SF영화 속 주인공 같은 그가 표정 하나 없는 얼굴로 위엄을 보태 말을 잇는다. “‘머리를 숙여라’ 내가 명하니, ‘내가 곧 에너지’ 그 자체, 나는 네가 상상할 수 없는 존재.” (‘젠’ 가사 중) 그룹 블랙핑크의 제니가 마침내 데뷔 이후 첫 솔로 콘서트로 팬들과 만났다. 지난 15일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열린 ‘더 루비 익스피리언스’(The Ruby Experience) 쇼다. 한 땀 한 땀 공들여 작업해 지난해부터 맛보기처럼 공개했고, ‘맛보기’ 만이 아니었던 성취들을 만들어간 첫 솔로 정규 1집 ‘루비’(Ruby)의 수록곡을 선보이는 자리였다
2025.03.16 13:26숭고하고 장엄한 ‘위로의 노래’…정명훈의 격조높은 ‘부활’ [고승희의 리와인드]
정명훈과 KBS교향악단의 올 첫 만남 격조높게 부활한 말러 2번 교향곡 ‘부활’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나 살기 위해 죽으리라!(Sterben werd‘ ich, um zu leben!)” ‘광야의 팡파르’가 아득히 들려오자, 스네어 드럼이 진격하고 금관 악기들의 필사적 분투가 시작된다. 고통스럽도록 지난한 굉음들의 폭격이다. 거친 소리들은 세상의 종말이 당도할 것 같은 불길함을 뱉어낸다. 난폭했던 금관이 잠시 숨을 고르면, 최후의 날을 알리는 나팔소리가 솟구친다. 더는 물러설 곳이 없을 만큼 내몰릴 때, 고요 속에서 서서히 인성(人聲)이 들려온다. 모든 악기가 숨을 죽인 채, 오로지 사람의 목소리로만 만들어가는 ‘부활의 노래’는 그 어떤 찬가보다 성스럽다. 그제야 모든 환란이 걷히고, 한 줄기 빛이 도래한다. 이것이 바로 ‘부활의 서막’이었다. 마에스트로 정명훈의 말러가 다시 왔다. 지난 21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KBS교향악단의 811회 정기연주회에서다. 2022년부터
2025.02.25 07:30오감이 깨어난다…빵냄새에 담긴 ‘연대의 맛’ [고승희의 리와인드]
17회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신작 23일까지, 연극 ‘동백당:빵집의 사람들’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살아있잖아. 우리 지금, 뜨겁게 익어가고 있잖아.” 극장 문이 열리면 달콤한 빵 냄새가 코끝에 와닿는다. 좋은 냄새는 좋은 날의 기억을 불러온다. 누구나 한 번쯤 가졌을 생애 ‘첫 빵’의 기억이 오븐 안에서 부풀어 오르는 빵 반죽처럼 따뜻하게 피어난다. 연극은 시작도 전에 그윽한 향으로 관객의 마음을 어루만진다. 빵 굽는 냄새와 함께 무대 양끝에 마련된 객석으로 향하면, 정다운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연극 ‘동백당:빵집의 사람들’은 1947년 해방 직후 군산의 어느 작은 동네 빵집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17회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 신작으로 선정된 작품이다. 이곳엔 미움을 동력 삼아 생을 견뎠고, 살기 위해 적(일본인)에게 먹거리를 팔았으며, 침탈한 나라에 버려져 숨죽여 지낸 사람들이 공존한다. 각자의 생을 살아내며 서로에게 스미는 사람들, ‘모두가 주인공’인 연
2025.02.22 09:46오보에가 부른 종현의 목소리, K-팝 만난 클래식, 新 장르 개척 [고승희의 리와인드]
‘SM 클래식스 라이브 2025 위드 서울시향’ K-팝과 클래식이 만나 새 장르로 영역 확장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우린 참 별나고 이상한 사이야~” 목관과 금관악기가 레드벨벳 ‘사이코’를 새처럼 노래하고, 따뜻한 오보에가 종현의 목소리를 대신해 ‘하루의 끝’을 부른다. 강력한 맹독을 가진 블랙맘바가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의 합창석 벽면을 빠르게 움직이면 피아노 선율이 전위적인 춤을 추며 모험의 세계로 이끈다. 완전히 ‘새로운 장르’가 탄생했다. ‘K-팝의 시작’이자 ‘모든 것’으로 불리는 SM엔터테인먼트의 오랜 유산이 클래식과 만나자 ‘음악의 신세계’가 열렸다. 단언컨대 ‘최고’와 ‘최고’의 만남이었다. K-팝과 K-클래식의 맏형인 SM과 서울시립교향악단이 만나 빚어낸 성취다. ‘SM 클래식스 라이브 2025 위드 서울시립교향악단(SM CLASSICS LIVE 2025 with 서울시립교향악단)‘이 지난 14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15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양일간 열렸다. 이
2025.02.16 21:17영화 vs 뮤지컬 ‘그해 여름’…넘지 못한 이병헌과 수애의 멜로 눈빛 [고승희의 리와인드]
겨울의 한복판에 만나는 뮤지컬 ‘그해 여름’ 영화의 동화 같은 사랑이 소박한 무대 위로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1969년 여름, 석영의 매일은 무료하다. 삼선개헌 반대 투쟁으로 시대는 사람들을 거리로 쏟아내도 석영은 세파엔 무심하다. 그 시절의 ‘금수저’, 모두가 선망하는 ‘엄친아’인 석영에겐 모든 것이 시큰둥할 뿐이다. 그러다 맞은 대학생활의 다섯 번째 방학. 그 여름, 석영의 따분한 날들에 첫사랑이 스민다. 겨울의 한복판에 ‘그 여름’을 다시 만난다. 2006년 초겨울, 아련한 첫사랑을 안고 왔던 영화 ‘그해 여름’이 2025년 한겨울의 대학로를 찾아왔다. 동명의 원작 영화를 무대로 옮긴 뮤지컬 ‘그해 여름’(3월 2까지, 서경스퀘어). ‘시간의 간극’을 세심히 이어붙인 무대는 풀벌레 소리와 함께 닿지 않을 것 같은 여름날의 기억을 소환한다. 영화를 무대로…단순해진 구성과 인물, ‘사랑의 메시지’에 집중 사랑은 예고 없이 날아든다. 예상치 못한 장소에서, 예기치 못한 순간에
2025.02.08 12:40“울지 않겠다”던 ‘가황’ 나훈아…마지막곡 ‘사내’ 부르고 눈물 [고승희의 리와인드]
은퇴 콘서트로 가수 인생 59년 대장정 마무리 청년 나훈아·백발 가황의 콜라보 무대 인상적 “하늘에서 내려와 땅 밟으며 장날 한잔 하고파”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긴가민가하면서 조마조마하면서, 설마설마하면서 부대끼며 살아온, 이 세상을 믿었다 후회 역시도 없다, 훈아답게 살다가 훈아답게 갈 거다.” 59년 노래 인생을 ‘사내’에 실어 보냈다. 가황 나훈아(78)는 후회도 미련도 없다 했지만, 목소리는 끝내 떨렸다. 나훈아는 지난 10~12일까지 사흘간 서울 송파구 케이스포(KSPO) 돔에서 총 5호 공연으로 은퇴 공연 ‘라스트 콘서트-고맙습니다’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그는 “지금까지 살면서 가장 잘한 일은 마이크를 놓는다는 이 결심”이라며 “저는 이제 마이크를 내려놓는다. 이제 여러분이 대신 불러달라”고 말했다. 마이크를 드론에 실어 하늘로 띄우는 퍼포먼스는 그의 오랜 여정을 마무리하는 마지막 이벤트였다. 나훈아는 지난해 2월 자필 편지로 “박수 칠 때 떠나라는 진리를 따르고
2025.01.13 10:15‘숨막히는 160분’ 라 바야데르, ‘박세은·김기민’이라는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다 [고승희의 리와인드]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중력의 법칙을 거슬렀다. 하늘을 날아오른 그는 좀처럼 내려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오래도록 비상하고자 했던 ‘인간의 꿈’은 비로소 김기민을 통해 이뤄지는 것처럼 보였다. 그는 소음을 거세한 최고급 12기통 엔진의 슈퍼카처럼 땅과 하늘을 순식간에 질주했다. 새처럼 두 팔을 펴고 뛰어오른 그의 발은 바닥에 닿을 새도 없이 다시 날아오르길 반복했다. 객석엔 떠나갈 듯한 함성이 터져 나왔다.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것을 마주했을 때의 충격이 함성 안에 담겼다. 지난 1, 3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선 2020년대 이후 ‘최고의 마스터피스’가 탄생했다. 발레계의 두 슈퍼스타인 프랑스 파리오페라발레단의 첫 동양인 수석 무용수 박세은(35)과 러시아 마린스키 발레단 최초의 동양인 수석 무용수 김기민(32)이 만나면서다. 두 사람의 무대는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이었다. 명실상부 세계 최정상 ‘월드클래스’.
2024.11.04 14:51“마침내 우리가 돌아왔다”…2NE1, K-팝 기강 잡으러 온 원조 여제들 [고승희의 리와인드]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마침내 우리가 돌아왔다.” 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여전사들이 돌아왔다. 각자의 길을 갔던 2NE1이 다시 뭉치기까진 무려 10년의 시간이 걸렸다. 이번 콘서트의 제목 역시 ’웰컴 백(Welcome Back)‘. 다시 뭉치길 기다린 시간이 길었던 만큼 2NE1의 콘서트는 티켓 오픈과 동시에 화제였다. 당초 2회로 예정했던 공연은 3회로 늘려 지난 4~6일까지 서울 잠실 종합운동장 올림픽홀에서 1만 2000명의 팬들과 만났다. 2NE1이 데뷔 콘서트를 열었던 곳이다. 공연은 시작부터 벅차 올랐다. 모두가 기다렸던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2NE1의 모습 그대로, ’마침내 우리가 돌아왔다‘며 여왕들의 귀환을 알렸다. 첫 곡 역시 ’컴 백 홈(Come Back Home)‘. 흐트러짐 없는 라이브와 퍼포먼스로 공연이 시작되자, 관객들은 떼창과 함성으로 네 멤버를 환영했다. 2NE
2024.10.06 20:22린킨파크도 놀란 1만 4000명 떼창…“외국인 관객만 30%” [고승희의 리와인드]
[헤럴드경제(인천)=고승희 기자] “여러분이 부를 수 있는 가장 큰 목소리로 노래해 주세요!” “한국은 처음”이라는 린킨 파크의 새 보컬 에밀리 암스트롱은 관객들의 엄청난 함성과 떼창에 다소 놀란 듯 보였다. 첫 곡 ‘섬웨어 아이 빌롱(Somewhere I Belong)’부터 관객들은 참지 않고 놀라운 떼창으로 린킨파크를 맞았다. 암스트롱은 두 번째 곡에선 아예 인이어를 빼고 한국 관객들의 ‘떼창’을 들으며 활짝 웃었다. 그러더니 이내 “여러분 모두 정말 뜨겁고 멋지다”며 “여러분들의 소리가 훌륭하다”며 감탄했다. Y2K 열풍과 함께 마침내 린킨 파크가 왔다. 전 세계가 기다려온 2000년대 가장 성공한 밴드 중 하나인 린킨 파크가 한국을 찾은 것은 무려 13년 만이다. 린킨 파크는 지난 28일 오후 7시 30분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새 월드투
2024.09.30 0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