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약혼녀 두고 바람…요절하자 묘지까지 파헤쳤다” 이 남자, 변명 들어보니[이원율의 후암동 미술관-단테 가브리엘 로제티 편]
. 편집자주 페르메이르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를 본 뒤 관련 책과 영화를 모두 찾아봤습니다. 잘 그린 건 알겠는데 이 그림이 왜 유명한지 궁금했습니다. 그림 한 장에 얽힌 이야기가 그렇게 많은지 몰랐습니다. 즐거웠습니다. 세상을 보는 눈이 조금은 달라졌다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이 경험을 나누고자 글을 씁니다. 미술사에서 가장 논란이 된 작품, 그래서 가장 혁신적인 작품, 결국에는 가장 유명해진 작품들을 함께 살펴봅니다. 〈인물편〉은 역사적 사실 기반에 일부 상상력을 더한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쓰여졌습니다.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리지, 천천히 가도 돼." 1860년, 영국. 단테 가브리엘 로제티가 엘리자베스 시달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둘은 나란히 걸었다. 로제티는 시달이 휘청일 때마다 어깨를 꽉 잡았다. 허리를 감싸 부축했다. 시달의 눈은 처연했다. 얼굴과 몸 모두 창백했다. 혼이 빠진 사람 같았다. 시달은 말없이 거친 숨만 내쉬
2023.03.18 00:43“날 잊지마오” 가시덤불 ‘감옥’ 8년 갇혔다…그림에 펑펑 울었다[이원율의 후암동 미술관-추사 김정희 편]
. 편집자주 페르메이르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를 본 뒤 관련 책과 영화를 모두 찾아봤습니다. 잘 그린 건 알겠는데 이 그림이 왜 유명한지 궁금했습니다. 그림 한 장에 얽힌 이야기가 그렇게 많은지 몰랐습니다. 즐거웠습니다. 세상을 보는 눈이 조금은 달라졌다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이 경험을 나누고자 글을 씁니다. 미술사에서 가장 논란이 된 작품, 그래서 가장 혁신적인 작품, 결국에는 가장 유명해진 작품들을 함께 살펴봅니다. 〈인물편〉은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일부 상상력을 더해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쓰여졌습니다.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제주도 푸른 밤의 공기는 서글펐다. 1844년, 추사(秋史) 김정희는 낡은 집에 혼자 있었다. 홀로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는 중죄인에게 내려지는 형벌을 견디고 있었다. 위리안치(圍籬安置·유배된 죄인이 사는 집 둘레에 가시로 울타리를 치고 그 안에 가두어 두는 일)였다. 멀리 귀양을 보내고는 좁은 집에 밀어넣는
2023.03.11 00:26“죄송해요, 엄마가 너무 싫어요”…효자 아니었어? 이 화가의 ‘반전’[후암동 미술관-제임스 휘슬러 편]
. 편집자주 페르메이르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를 본 뒤 관련 책과 영화를 모두 찾아봤습니다. 잘 그린 건 알겠는데 이 그림이 왜 유명한지 궁금했습니다. 그림 한 장에 얽힌 이야기가 그렇게 많은지 몰랐습니다. 즐거웠습니다. 세상을 보는 눈이 조금은 달라졌다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이 경험을 나누고자 글을 씁니다. 미술사에서 가장 논란이 된 작품, 그래서 가장 혁신적인 작품, 결국에는 가장 유명해진 작품들을 함께 살펴봅니다. 〈인물편〉 연재글은 역사적 사실 기반에 일부 상상력을 더한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쓰였습니다.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어머니, 나의 어머니. 젊은 시절 어머니는 저를 엄격하게 다뤄야 한다고 믿었어요. 침울하게 대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요. 어머니는 저를 성숙하게 키우지 못했어요. 비관적으로 만들었어요. 반항아로 돼버렸어요. 어머니는 저를 말뚝에 묶으려고 했어요. 날뛰면 알아서 줄이 감기도록 했어요. 어머니. 당신은 저를 부드럽게
2023.03.04 00:37“예쁜 내 금발 공주님”…‘딸바보’ 국왕 눈에선 꿀이 뚝뚝[이원율의 후암동 미술관-디에고 벨라스케스 편]
. 편집자주 페르메이르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를 본 뒤 관련 책과 영화를 모두 찾아봤습니다. 잘 그린 건 알겠는데 이 그림이 왜 유명한지 궁금했습니다. 그림 한 장에 얽힌 이야기가 그렇게 많은지 몰랐습니다. 즐거웠습니다. 세상을 보는 눈이 조금은 달라졌다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이 경험을 나누고자 글을 씁니다. 미술사에서 가장 논란이 된 작품, 그래서 가장 혁신적인 작품, 결국에는 가장 유명해진 작품들을 함께 살펴봅니다. 〈인물편〉 연재글은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한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쓰여졌습니다. 이번 편 벨라스케스와 모라의 대화 장면 등에는 기자의 상상력이 더해졌음을 밝힙니다.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이 사람아. 일부러 웃긴 표정 짓지 말라니까?" "어색해서 그럽죠." 1644년 스페인 마드리드 왕궁. 디에고 벨라스케스가 소인(小人) 세바스찬 데 모라를 다그쳤다. 왕실 1등 화가가 내 단독 초상화를 그려? 대체 왜?&helli
2023.02.25 00:23“나랑 6년 계약해” 유명 女배우의 파격제안…인생 달라졌다[이원율의 후암동 미술관-알폰스 무하 편]
. 편집자주 페르메이르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를 본 뒤 관련 책과 영화를 모두 찾아봤습니다. 잘 그린 건 알겠는데 이 그림이 왜 유명한지 궁금했습니다. 그림 한 장에 얽힌 이야기가 그렇게 많은지 몰랐습니다. 즐거웠습니다. 세상을 보는 눈이 조금은 달라졌다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이 경험을 나누고자 글을 씁니다. 미술사에서 가장 논란이 된 작품, 그래서 가장 혁신적인 작품, 결국에는 가장 유명해진 작품들을 함께 살펴봅니다. 연재글은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한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쓰여졌습니다.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똑똑똑. 철컥. "어서 오세요. 출판사 인쇄소입니다." "사장님 있어요?" "없는데요." "미치겠네." 1894년 12월26일, 모두가 크리스마스 연휴를 즐긴 이날. 텅 빈 인쇄소를 홀로 지키던 알폰스 무하는 카운터에 턱을 괸 채 말을 이어갔다. "무슨 일이시죠?" "사라 베르나르 알죠?" 무하가 묻자 이 남자가 대뜸 되물
2023.02.18 00:34숨 참고 키스 다이브!…아내가 그렇게 좋으셨어요[이원율의 후암동 미술관-마르크 샤갈 편]
. 편집자주 페르메이르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를 본 뒤 관련 책과 영화를 모두 찾아봤습니다. 잘 그린 건 알겠는데 이 그림이 왜 유명한지 궁금했습니다. 그림 한 장에 얽힌 이야기가 그렇게 많은지 몰랐습니다. 즐거웠습니다. 세상을 보는 눈이 조금은 달라졌다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이 경험을 나누고자 글을 씁니다. 미술사에서 가장 논란이 된 작품, 그래서 가장 혁신적인 작품, 결국에는 가장 유명해진 작품들을 함께 살펴봅니다.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한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몰입도를 높였습니다.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1944년 9월2일 오후 6시. 벨라가 죽었다. 천둥이 치고 구름이 펼쳐졌다." 마르크 샤갈은 힘겹게 글을 썼다. "그리고, 모든 게 캄캄해졌다." 샤갈은 손을 덜덜 떨었다. 눈물이 종이 위로 후드득 떨어졌다. 목울대가 또 뜨거워졌다. 그대로 엎드린 채 훌쩍였다. 이날 샤갈은 아내 벨라 로젠펠트를 잃었다.
2023.02.11 00:27‘이 그림’ 때문에 화형당할 뻔…어느 야심가의 기구한 삶[이원율의 후암동 미술관-프란시스코 고야 편]
. 편집자주 페르메이르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를 본 뒤 관련 책과 영화를 모두 찾아봤습니다. 잘 그린 건 알겠는데 이 그림이 왜 유명한지 궁금했습니다. 그림 한 장에 얽힌 이야기가 그렇게 많은지 몰랐습니다. 즐거웠습니다. 세상을 보는 눈이 조금은 달라졌다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이 경험을 나누고자 글을 씁니다. 미술사에서 가장 논란이 된 작품, 그래서 가장 혁신적인 작품, 결국에는 가장 유명해진 작품들을 함께 살펴봅니다.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질병, 증오, 분노, 배신, 시기, 질투, 미움, 원망. 1820년대 초, 스페인 마드리드 교외의 전원주택. 프란시스코 고야는 세상에서 가장 못난 단어들을 다시 한번 일기장에 썼다. 미움, 배척, 교만, 탐욕, 추악. 고야는 계속 펜을 움직였다. 그리고 나, 너, 우리, 인간…. 고야는 펜을 탁 내려놨다. 흘러내린 흰머리를 매만졌다. 구부정한 허리를 폈다. 관절이 맞부딪히며 소리를 냈다. 밖에서 폭
2023.02.04 00:34“성폭행 피해자는 나야!” 고문도 견딘 그녀…복수는 우아했다[이원율의 후암동 미술관-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 편]
. 편집자주 페르메이르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를 본 뒤 관련 책과 영화를 모두 찾아봤습니다. 잘 그린 건 알겠는데 이 그림이 왜 유명한지 궁금했습니다. 그림 한 장에 얽힌 이야기가 그렇게 많은지 몰랐습니다. 즐거웠습니다. 세상을 보는 눈이 조금은 달라졌다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이 경험을 나누고자 글을 씁니다. 미술사에서 가장 논란이 된 작품, 그래서 가장 혁신적인 작품, 결국에는 가장 유명해진 작품들을 함께 살펴봅니다.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 편은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쓰여졌습니다. 역사적 사실을 토대로 썼으나, 일부 내용(주인공을 둘러싼 법정 다툼 중 등장인물들의 대사와 행동, 주인공이 꾸는 꿈 등)에는 각색과 기자의 상상력이 더해졌음을 밝힙니다.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거짓말이 아니야!" 1612년 로마의 한 법정.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가 소리쳤다. "차라리 나를 죽여!" 비명도 내질렀다. 아르테미시아의 엄지손가락을 짓누르고
2023.01.28 01:12“내 천사여” 편지 사방팔방엔 ‘뽀뽀’…어느 무연고자의 죽음[이원율의 후암동 미술관-이중섭 편]
. 편집자주 페르메이르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를 본 뒤 관련 책과 영화를 모두 찾아봤습니다. 잘 그린 건 알겠는데 이 그림이 왜 유명한지 궁금했습니다. 그림 한 장에 얽힌 이야기가 그렇게 많은지 몰랐습니다. 즐거웠습니다. 세상을 보는 눈이 조금은 달라졌다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이 경험을 나누고자 글을 씁니다. 미술사에서 가장 논란이 된 작품, 그래서 가장 혁신적인 작품, 결국에는 가장 유명해진 작품들을 함께 살펴봅니다.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통과. 가도 좋소." 1953년. 이중섭은 침을 꼴깍 삼켰다. 입국심사 직원에게 가짜 선원증을 돌려받았다. "고맙습니다." 다행이다…. 중섭은 그제야 긴장을 풀었다. 짐가방을 꾸역꾸역 들었다. "아, 그런데 잠깐." 직원이 중섭을 다시 불렀다. 위조가 걸린 건가? 이대로 도망쳐야 할까? 중섭은 오만가지 생각을 했다. "선원 양반, 혹시 괴혈병 아니야? 안색이 안 좋으니 병원
2023.01.21 05:313번 유산·35번 수술의 악몽…그럼에도 "인생이여 만세"[이원율의 후암동 미술관-프리다 칼로 편]
. 편집자주 페르메이르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를 본 뒤 관련 책과 영화를 모두 찾아봤습니다. 잘 그린 건 알겠는데 이 그림이 왜 유명한지 궁금했습니다. 그림 한 장에 얽힌 이야기가 그렇게 많은지 몰랐습니다. 즐거웠습니다. 세상을 보는 눈이 조금은 달라졌다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이 경험을 나누고자 글을 씁니다. 미술사에서 가장 논란이 된 작품, 그래서 가장 혁신적인 작품, 결국에는 가장 유명해진 작품들을 함께 살펴봅니다.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1925년, 열여덟 살의 프리다 칼로는 버스 유리창에 머리를 박았다. 굉음이 울렸다. 전차와 맞부딪힌 버스가 앞쪽으로 크게 기울었다. 좌석에서 튀어 나간 프리다는 사정없이 굴렀다. 피를 쏟았다. 철근 가락이 옆구리를 뚫고 들어와 골반을 휘저을 땐 비명을 내질렀다. 버스는 구겨진 채 드러누웠다. 매캐한 연기를 내뿜었다. 뼈대를 훤히 드러낸 버스 안은 사람들의 신음으로 가득했다. 몇몇은 이미 눈에 초점을 잃었다.
2023.01.14 05: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