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혼해줄게” 10대 소녀 성폭행범의 적반하장…정의구현, 참담한 최후[이원율의 후암동 미술관-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 편]
후암동 미술관은 무한한 디지털 공간에 걸맞은 초장편 문화예술 스토리텔링 연재물의 ‘원조 맛집’입니다. ■기자 구독■을 누르시면 매 주말 풍성한 예술 이야기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기사는 역사적 사실 기반에 일부 상상력을 더한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쓰였습니다. ※이번 기사는 평소보다 약간 더 깁니다. 소중한 시간 내주시는 독자분들에게 감사와 존경의 인사를 전합니다. 행복한 연휴 보내세요.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1612년, 로마의 법정.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가 비웃었다. 고문 탓에 멍들어가는 제 손가락을 보면서였다. 그녀의 조소섞인 물음, 이는 맞상대로 있는 아고스티노 타시를 향한 조롱이었다. 타시는 그녀에 대한 기망자이자 성폭행범이었다. 이렇게까지 공방이 길어질지는 몰랐다. 젠틸레스키는 분명 피해자였다. 그런 그녀는, 명백한 가해자 타시와 맞서고도 좀처럼 궁지로 몰지 못했다. 당장 지금도 그랬다. 외려 고문을 받고 있는 이는 젠틸레스키였다. 억센 끈을 손가락에 감은 뒤 잡아당기는
2025.10.03 23:50
“이것은 42세로 죽은 연인 그림입니다”…논란의 작품, 몰랐던 뒷이야기[이원율의 후암동 미술관-페르디난드 호들러 편]
후암동 미술관은 무한한 디지털 공간에 걸맞은 초장편 문화예술 스토리텔링 연재물의 ‘원조 맛집’입니다. ■기자 구독■을 누르시면 매 주말 풍성한 예술 이야기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기사는 역사적 사실 기반에 일부 상상력을 더한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쓰였습니다.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운명하셨습니다.” 정적이 흘렀다. 의사 말대로였다. 그녀는 눈을 뜨지 못했다. 1915년, 향년 마흔둘이었다. 사인은 암이었다. 그녀 이름은 발렌틴 고데-다렐. 이리도 빨리 가기에는 여전히 젊은 사람이었다. “선생. 괜찮으십니까.” 의사가 시신 앞 남자에게 먼저 물었다. 그럴 만했다. 그는 그녀의 연인이었다. 죽어가는 그녀를 지금껏 다정히 돌본 사람이었다. 그렇다면 의사의 위로를 들은 이 사내, 페르디난드 호들러는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여태 쌓아올린 울음을 터뜨리지는 않았을까. 그러지 않았다. 호들러는 의사의 말에도, 심지어 그녀의 장례를 직접 챙기면서도 담담했다. 한 줄기 통곡도, 절규도 없었다.
2025.09.26 23:50
“결혼은 싫은데” 6살차 회피남·격정녀의 교제…끝은 파국이었다[이원율의 후암동 미술관-에드바르트 뭉크 편]
후암동 미술관은 무한한 디지털 공간에 걸맞은 초장편 문화예술 스토리텔링 연재물의 ‘원조 맛집’입니다. ■기자 구독■을 누르시면 매 주말 풍성한 예술 이야기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기사는 역사적 사실 기반에 일부 상상력을 더한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쓰였습니다.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나랑 결혼할 수 없어요?” 툴라 라르센이 속삭이듯 말했다. “우리, 지금껏 좋았잖아요.” 에드바르트 뭉크는 그 말에 고개를 저었다. “앞으로 함께 할 수 없어요? 절대로?” 라르센이 되물었다. “라르센. 늘 말했지만, 나와 같이 있으면 행복해질 수 없어.” 뭉크는 그녀를 다독이며 답했다. 그러곤 돌아섰다. 또 한 번 ‘감전된 듯’ 싸우기 전 대화를 마칠 생각이었다. 철컥. 그때, 웬 총알 장전 소리가 방에서 울렸다. 뭉크가 라르센 쪽으로 급히 고개를 되돌린 건 이 때문이었다. “당신의 강박 때문에 저는….” 라르센은 어느새 권총을 쥐고 있었다. 그녀 쪽에선 계속해 찰가닥거리는 소리가 났는데, 이는 떨
2025.09.19 23:50
“눈이 크고 예쁜 유명배우”…46세로 돌연 사망, 눈물나는 뒷이야기들[이원율의 후암동 미술관-장국영 편]
후암동 미술관은 무한한 디지털 공간에 걸맞은 초장편 문화예술 스토리텔링 연재물의 ‘원조 맛집’입니다. ■기자 구독■을 누르시면 매 주말 풍성한 예술 이야기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기사는 역사적 사실 기반에 일부 상상력을 더한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쓰였습니다. ※장국영은 69년 전 오늘(9월12일) 태어났습니다. 살아있었다면 이날 생일을 맞았을 테지요. 그런 그를 지금 한 번 더 기억해봅니다.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장국영의 눈은 크고 맑았다. 어느 계절, 어떤 날씨 아래서도 그랬다. 장국영은 1997년, 영화 《해피투게더》에서도 그런 눈을 내보였다. 보영 역을 맡은 장국영은 아휘(양조위 분)를 큰 눈동자에 담는다. 둘은 둘을 사랑한다. 여느 연인처럼 사랑하고, 또 미워한다. 서로를 간절하게 원하다가, 재차 원수처럼 원망한다. 극 중 장국영은 돌아서려는 양조위를 설득한다. 겉으로는 무심한 듯, 속으로는 절박하게 말해본다. 그 깊고도 투명한 눈빛으로. 둘이 주방에서 탱고를 추는 신, 택
2025.09.12 23:50
“가족 두고 29살 어린 여자와 동거했습니다”…스캔들 몰고다닌 유명인의 두 얼굴[이원율의 후암동 미술관-폴 고갱 편]
후암동 미술관은 무한한 디지털 공간에 걸맞은 초장편 문화예술 스토리텔링 연재물의 ‘원조 맛집’입니다. ■기자 구독■을 누르시면 매 주말 풍성한 예술 이야기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기사는 역사적 사실 기반에 일부 상상력을 더한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쓰였습니다. 종종 문학과 역사 이야기도 합니다. ‘좋아요’와 댓글, 공유는 큰 힘이 됩니다. 견디기 힘든 기다림이었다. 뭐라고 말할 수 없는 설렘이었다. 배는 무레아를 돌아 그곳에 가까이 붙고 있었다. 아, 드디어 새로운 삶이 시작되리라. 타히티섬. 폴 고갱은 그곳을 낙원으로 알고 왔다. 꺾인 영혼을 보듬어줄 천국으로 여기고 왔다. 당시 고갱은 만신창이였다. 가족과 멀어지고, 동거하던 친구와 피를 볼 만큼 싸우고, 뜻대로 풀리는 일도 없고…. 그는 가만히 있다가도 눈물을 쏟고, 때로는 잠결에도 소리를 질렀다. 1891년 6월 8일. 고갱은 드디어 그 섬의 파페에테항에 발을 디뎠다. 이때는 그의 마흔세 번째 생일에서 하루가 지난 날이었다. 63
2025.09.05 23:50
“제발 그만!” 맨몸 여인, ‘父·남편 전쟁’ 말렸다…그 뒤에 숨은 초대형 역사[이원율의 후암동 미술관-로물루스 편]
후암동 미술관은 무한한 디지털 공간에 걸맞은 초장편 예술 스토리텔링 연재물의 ‘원조 맛집’입니다. ■기자 구독■을 누르시면 매 주말 풍성한 예술 이야기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기사는 역사적 사실 기반에 일부 상상력을 더한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쓰였습니다. 종종 문학과 역사 이야기도 합니다. ※이번 기사는 평소보다 약간 더 깁니다. 글에 대한 애정으로 어여삐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편안한 주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어디선가 새어나오는 아기 울음. 암늑대 한 마리가 이를 듣고 몸을 낮췄다. 놈의 시선은 한 곳에만 꽂혀 있었다. 팔라티노 언덕 위, 테베레강을 타고 온 광주리. 거기에는 쌍둥이 아기가 담겨 있었다. 태어나자마자 버려진 사내아이들이었다. 지금부터 암늑대는 거저먹기식 사냥을 벌일까. 아니었다. 맹수는 본능에 반하는 태도를 보였다. 그대로 쌍둥이에게 다가가선, 살포시 옆자리에 누웠다. 송곳니와 발톱은 모두 감춘 채로. 암늑대가 코를 대자 작은 손가락이 꿈
2025.08.29 23:50
“척추뼈 3개는 더 있는 듯”…파격 누드화에 쏟아진 비판, 아무도 몰랐던 비밀[이원율의 후암동 미술관-앵그르 편]
후암동 미술관은 무한한 디지털 공간에 걸맞은 초장편 예술 스토리텔링 연재물의 ‘원조 맛집’입니다. ■기자 구독■을 누르시면 매 주말 풍성한 예술 이야기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기사는 역사적 사실 기반에 일부 상상력을 더한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쓰였습니다. 종종 문학과 역사 이야기도 합니다. ‘좋아요’와 댓글, 공유는 콘텐츠 제작과 전파에 큰 힘이 됩니다.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나체 여인이 화폭 밖 세상을 바라봅니다. 진하고 동그란 눈, 무심한 듯 요염한 표정, 이마부터 발가락까지 이어지는 부드러운 피부…. 그녀는 매혹을 둘렀습니다. 보석 박힌 터번과 깃털 부채는 몽환적 분위기를 더해줍니다. 촉감이 느껴질 듯한 천과 이불은 몰입도를 끌어올립니다. 장 오귀스트 도미니크 앵그르의 <대 오달리스크>입니다. 오달리스크는 첩, 내연녀를 뜻하는 튀르키예어 오달릭을 다르게 읽은 말입니다. 그 시절 유럽은 여전히 미지의 땅이었던 동방을 놓고 여러 근거 없는 상상을 했지요. 대표적인 게 최상위 권
2025.08.22 23:50
“56세男, 최악 매국노로 알았는데 반전”…충격 결과와 기막힌 사연[이원율의 후암동 미술관-한 판 메이헤런 편]
후암동 미술관은 무한한 디지털 공간에 걸맞은 초장편 예술 스토리텔링 연재물의 ‘원조 맛집’입니다. ■기자 구독■을 누르시면 매 주말 풍성한 예술 이야기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기사는 역사적 사실 기반에 일부 상상력을 더한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쓰였습니다. 종종 문학과 역사 이야기도 합니다. ‘좋아요’와 댓글, 공유는 콘텐츠 제작과 전파에 큰 힘이 됩니다.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한 판 메이헤런 씨. 당신을 나치 협력죄로 체포합니다.” “뭐라고?” 1945년, 5월. 그러니까, 연합군 승리로 제2차 세계대전이 완전히 끝나기 4개월 전. 쉰여섯살의 판 메이헤런이 느닷없이 네덜란드 경찰에게 붙잡혔다. 끌려온 곳은 조사실이었다. 판 메이헤런이 찬 족쇄, 나치 협력죄. 그건 심각한 혐의였다. 자칫 사형에도 처할 수 있는 중죄였다. 판 메이헤런은 혼란스러웠다. 긴장감에 입술만 타들어가고 있을 때…. “당신은 나치 이인자에게 왜 조국의 보물을 팔았습니까?” 경찰이 불쑥 따졌다. “그러니까, 헤
2025.08.15 23:50
“나는 풀포기처럼 피어난다”…‘27세 요절’ 윤동주, 울분 참으며 시 쓴 사연[동주와 몽규]
광복 80주년을 맞은 올해, 《후암동 미술관》은 특별한 때에 맞는 의미있는 기획(전시)을 고민했습니다. 시인 윤동주. 그의 시는 명화만큼 아름답고, 명작만큼 밀도 높은 결과물이었습니다. 그와 발 맞춘 친우, 송몽규. 둘의 우정 또한 예술만큼 뜻깊었습니다. 이번 편에서는 윤동주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기사는 9000자 가량으로 꾸려졌습니다. 빠르면 10분, 여유를 두면 30분 정도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귀한 시간을 내주신 모든 독자분들께 감사와 경의를 표합니다. ■기자 구독■을 누르시면 매 주말 풍성한 예술 이야기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동주는 이날, 또 한 번 《서시》를 읊었을까. 1945년 2월16일, 일본 후쿠오카 형무소. 동주는 옥 한쪽에 몸을 기대고 있었다. 동주를 묶은 죄목은 독립운동(치안유지법 5조 위반 등). 그렇게 해서 받은 형벌은 징역 2년 형이었다. 짧다면 짧을 수도 있는 시간이었다. 하지만 동주는 알고 있었다. 이곳에
2025.08.14 23:50
“아버지를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24세 요절’ 인기 배우의 이유있던 격정 토로[이원율의 후암동 미술관-제임스 딘 편]
후암동 미술관은 무한한 디지털 공간에 걸맞은 초장편 미술 스토리텔링 연재물의 ‘원조 맛집’입니다. ■기자 구독■을 누르시면 매 주말 풍성한 예술 이야기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기사는 역사적 사실 기반에 일부 상상력을 더한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쓰였습니다. 종종 문학과 역사 이야기도 합니다. ‘좋아요’와 댓글, 공유는 콘텐츠 제작과 전파에 큰 힘이 됩니다. ※이 기사에는 제임스 딘 출연의 영화 <에덴의 동쪽>, <이유없는 반항>, <자이언트>에 대한 줄거리 일부가 포함돼 있습니다.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아, 이제 살겠다. 20대의 젊은 할리우드 배우가 운전대를 쥔 채 씩 웃었다. 그가 모는 독일산 신차, 포르쉐 550 스파이더는 막힘없이 길 위를 질주했다. 엉킨 속을 뚫어주는 이 차의 애칭은 ‘작은 녀석’(little bastard). 놈은 역시 최고였다. 샤프한 은빛 몸체와 묵직한 울림통, 밟다 보면 날아오를 듯한 추진력 등 모든 게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1955년, 9월 3
2025.08.08 23: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