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자식·명예 다 잃었다"…그런데 왜 '빵' 터지셨어요[이원율의 후암동 미술관-렘브란트 편]
. 편집자주 페르메이르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를 본 뒤 관련 책과 영화를 모두 찾아봤습니다. 잘 그린 건 알겠는데 이 그림이 왜 유명한지 궁금했습니다. 그림 한 장에 얽힌 이야기가 그렇게 많은지 몰랐습니다. 즐거웠습니다. 세상을 보는 눈이 조금은 달라졌다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이 경험을 나누고자 글을 씁니다. 미술사에서 가장 논란이 된 작품, 그래서 가장 혁신적인 작품, 결국에는 가장 유명해진 작품들을 함께 살펴봅니다.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렘브란트는 거울을 봤다. 언제 감았는지 머리카락에는 기름기가 가득했다. 푹 팬 두 눈, 볼살이 쑥 들어간 두 볼에는 주름이 자글자글했다. 렘브란트는 거울 앞에서 눈을 부릅떴다. 인상도 쓰고, 허리도 바로 세워봤다. 거울 속 모습은 변함없이 초라했다. 볼품없는 늙은이였다. "어쩔 수 없군." 렘브란트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거울을 쓱 보고, 캔버스에 붓을 갖다 댔다. 렘브란트는 자화상 그리기에
2023.01.07 00:25“백번은 넘게 봤겠다” 모두 아는 ‘이 절규’의 놀라운 비밀[이원율의 후암동 미술관-에드바르 뭉크 편]
. 편집자주 페르메이르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를 본 뒤 관련 책과 영화를 모두 찾아봤습니다. 잘 그린 건 알겠는데 이 그림이 왜 유명한지 궁금했습니다. 그림 한 장에 얽힌 이야기가 그렇게 많은지 몰랐습니다. 즐거웠습니다. 세상을 보는 눈이 조금은 달라졌다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이 경험을 나누고자 글을 씁니다. 미술사에서 가장 논란이 된 작품, 그래서 가장 혁신적인 작품, 결국에는 가장 유명해진 작품들을 함께 살펴봅니다.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아들, 따라오렴. 잘 보살펴줄게. 죽은 어머니였다. 에드바르 뭉크는 눈을 비볐다. 동생아, 같이 가자. 넌 여기가 더 어울려. 어머니는 죽은 누나 소피에로 바뀌었다. 뭉크는 눈을 질끈 감았다. 두 손으로 귀를 꽉 막았다. 다시 눈을 떠보니 해가 지고 있었다. 어머니와 누나의 환영은 어느새 사라졌다. 환청도 더는 들리지 않았다. 뭉크는 거칠게 숨을 내쉬었다. 현실로 돌아왔다. 늘 보던 산책길이 펼쳐졌다. 함께
2022.12.31 00:59'미녀 그리기'에 진심이었던 이 화가, 진짜 이유 [이원율의 후암동 미술관-오귀스트 르누아르 편]
. 편집자주 페르메이르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를 본 뒤 관련 책과 영화를 모두 찾아봤습니다. 잘 그린 건 알겠는데 이 그림이 왜 유명한지 궁금했습니다. 그림 한 장에 얽힌 이야기가 그렇게 많은지 몰랐습니다. 즐거웠습니다. 세상을 보는 눈이 조금은 달라졌다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이 경험을 나누고자 글을 씁니다. 미술사에서 가장 논란이 된 작품, 그래서 가장 혁신적인 작품, 결국에는 가장 유명해진 작품들을 함께 살펴봅니다.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오귀스트 르누아르는 즐거워 보였다. 콧노래를 흥얼댔다. 입술을 오므려 휘파람도 불었다. 가끔 얼굴을 찡그렸지만, 곧 미소를 되찾았다. "영감님. 괜찮아요?" 종종 그림 모델이 물었다. "그렇다마다요!" 르누아르가 웃으며 대답했다. 말년의 르누아르는 류머티즘성 관절염에 시달렸다. 손이 심하게 뒤틀렸다. 독수리 발톱처럼 휘었다. 손톱이 살을 파고들지 않도록 붕대를 감아야 했다. 르누아르는 그런데도 그림을 그렸다.
2022.12.24 01:57“이놈의 짧은 다리 때문에” 카바레 스타의 영광과 몰락[이원율의 후암동 미술관-툴루즈 로트레크 편]
. 편집자주 페르메이르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를 본 뒤 관련 책과 영화를 모두 찾아봤습니다. 잘 그린 건 알겠는데 이 그림이 왜 유명한지 궁금했습니다. 그림 한 장에 얽힌 이야기가 그렇게 많은지 몰랐습니다. 즐거웠습니다. 세상을 보는 눈이 조금은 달라졌다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이 경험을 나누고자 글을 씁니다. 미술사에서 가장 논란이 된 작품, 그래서 가장 혁신적인 작품, 결국에는 가장 유명해진 작품들을 함께 살펴봅니다.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형님. 나 좀 봅시다." 1890년대 말. 로트레크는 카바레 '물랭루즈'(Moulin Rouge) 매니저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가을 공연 개막을 알리는 새 포스터 의뢰일 것이었다. 로트레크와 매니저는 익숙하게 단독 방에 들어왔다. 뒤따라온 젊은 종업원이 꾸벅 인사하곤 문을 닫았다. 카바레를 뒤흔드는 음악 소리가 뚝 끊겼다. "이번에는 어떻게 그려?" "형님." 로트레
2022.12.17 05:31'눈동자 없는 기괴한 여자 그림', 그녀의 정체 알고 보니 [이원율의 후암동 미술관-모딜리아니 편]
. 편집자주 페르메이르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를 본 뒤 관련 책과 영화를 모두 찾아봤습니다. 잘 그린 건 알겠는데 이 그림이 왜 유명한지 궁금했습니다. 그림 한 장에 얽힌 이야기가 그렇게 많은지 몰랐습니다. 즐거웠습니다. 세상을 보는 눈이 조금은 달라졌다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이 경험을 나누고자 글을 씁니다. 미술사에서 가장 논란이 된 작품, 그래서 가장 혁신적인 작품, 결국에는 가장 유명해진 작품들을 함께 살펴봅니다.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1920년 1월, 프랑스 파리의 한 작은 집. "이봐요들. 잘 있어요?" 옆집 이웃이 문을 두드렸다. "며칠째 집 밖으로 안 나오고 있어서. 혹시 무슨 일 있으셔?" 그는 문고리에 손을 댔다. 살짝 힘을 줬다. 허무하리만큼 쉽게 열렸다. "모디, 잔. 나 잠깐 들어갈게?" 그가 현관으로 발을 디뎠다. 아니, 여기 왜 이래…. 찬 기운이 그대로 옷
2022.12.10 05:31“고갱 그놈, 도대체 왜 그래?” 악마인지 ‘악마의 재능’인지[이원율의 후암동 미술관-폴 고갱 편]
. 편집자주 페르메이르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를 본 뒤 관련 책과 영화를 모두 찾아봤습니다. 잘 그린 건 알겠는데 이 그림이 왜 유명한지 궁금했습니다. 그림 한 장에 얽힌 이야기가 그렇게 많은지 몰랐습니다. 즐거웠습니다. 세상을 보는 눈이 조금은 달라졌다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이 경험을 나누고자 글을 씁니다. 미술사에서 가장 논란이 된 작품, 그래서 가장 혁신적인 작품, 결국에는 가장 유명해진 작품들을 함께 살펴봅니다. 〈※작가였던 외할머니 기질을 쏙 빼닮은 폴 고갱은 글 솜씨도 남달랐습니다. 이 남자의 궤적을 따라가기 위해, 그의 말과 수필 등을 참고해 가상 일기를 씁니다. 굵게 표시한 건 실제로 폴 고갱이 남긴 글입니다. 〉 1897년 4월 30일 나는 수평선을 보며 꺽꺽 울었다. 이마로 땅을 마구 찧었다. 습진투성이 몸을 벅벅 긁었다. 팔다리 곳곳에 핏방울이 맺혔다. 내 딸 알린은 나를 유독 많이 닮았었다. 그런 알린의 죽음 소식이 담긴 편지를
2022.12.03 05:32“동양서 ‘테러리스트’가 왔다” 피아노 다 때려부쉈다[이원율의 후암동 미술관-백남준 편]
. 편집자주 페르메이르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를 본 뒤 관련 책과 영화를 모두 찾아봤습니다. 잘 그린 건 알겠는데 이 그림이 왜 유명한지 궁금했습니다. 그림 한 장에 얽힌 이야기가 그렇게 많은지 몰랐습니다. 즐거웠습니다. 세상을 보는 눈이 조금은 달라졌다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이 경험을 나누고자 글을 씁니다. 미술사에서 가장 논란이 된 작품, 그래서 가장 혁신적인 작품, 결국에는 가장 유명해진 작품을 함께 살펴봅니다.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이 남자는 소년처럼 웃었다. 그는 골동품점에 다녀왔다. 무슨 불상(佛像) 하나를 업고 왔다. 가문의 마지막 지원금을 싹 털었다고 했다. 마음에 들어? 내가 물었다. 응. 너무너무. 그가 말했다. 뿌듯해했다. 시아버지가 남긴 1만 달러는 그가 사들인 갖은 텔레비전과 골동품, 정체 모를 불상 값으로 동났다. 우리 부부는 전 재산을 다 썼다. 이제 빈털터리였다. 우리 뭐 먹고 살아? 내가 물었다. 그저 살다 보면, 살
2022.11.26 05:31“관상가 양반 아니었어?” 조선의 ‘얼굴’, 몰랐던 사실[이원율의 후암동 미술관-윤두서 편]
. 편집자주 페르메이르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를 본 뒤 관련 책과 영화를 모두 찾아봤습니다. 잘 그린 건 알겠는데 이 그림이 왜 유명한지 궁금했습니다. 그림 한 장에 얽힌 이야기가 그렇게 많은지 몰랐습니다. 즐거웠습니다. 세상을 보는 눈이 조금은 달라졌다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이 경험을 나누고자 글을 씁니다. 미술사에서 가장 논란이 된 작품, 그래서 가장 혁신적인 작품, 결국에는 가장 유명해진 작품을 함께 살펴봅니다.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휴. 길게 숨을 내쉬었다. 문지방을 넘고 들어가니 어른께서 양반다리를 하고 있다. 어른은 문을 등지고 앉았다. 보름달처럼 생긴 백동거울(백동경·白銅鏡)만 보고 있다. "요상하제. 반짝반짝하는 고것이 연못 물처럼 모든 걸 다 비춰준단다." 아빠의 말이 떠올랐다. 아빠는 어른께서 밤하늘에 걸린 진짜 보름달을 잠깐 따다 쓰는 것이라고도 했다. 나는 지금 어른과 한 공간에 있다. 둘이서만 있는 건 처음이었다
2022.11.19 05:32몸좋은 보디빌더, 거대 막대사탕 들고 ‘의문의 포즈’[이원율의 후암동 미술관-리처드 해밀턴 편]
. 편집자주 페르메이르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를 본 뒤 관련 책과 영화를 모두 찾아봤습니다. 잘 그린 건 알겠는데 이 그림이 왜 유명한지 궁금했습니다. 그림 한 장에 얽힌 이야기가 그렇게 많은지 몰랐습니다. 즐거웠습니다. 세상을 보는 눈이 조금은 달라졌다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이 경험을 나누고자 글을 씁니다. 미술사에서 가장 논란이 된 작품, 그래서 가장 혁신적인 작품, 결국에는 가장 유명해진 작품을 함께 살펴봅니다.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제기랄, 그놈의 잡지가 또 가득 쌓여있다. 정말 제정신이 아니었다. "어이!" "잡지는 사 왔어?" 이 인간은 나보다 잡지를 먼저 찾았다. 나는 그의 작업실 소파로 미국 잡지 몇 권을 던졌다. 그는 그제야 방긋 웃었다. 그는 얼마 전부터 신문, 잡지에 매달렸다. 특히 잡지에 환장했다. 정확히는 그 안 삽화에 푹 빠졌다. 붓과 캔버스, 물감으로 가득했던 작업실은 이제 잡지로 꽉 찼다. 무슨 수상한 모임에서 설교를
2022.11.12 05:31“로댕 아이를 뱄다” 폭탄선언 여성, 30년 수용소에 갇혔다[이원율의 후암동 미술관-카미유 클로델 편]
. 편집자주 페르메이르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를 본 뒤 관련 책과 영화를 모두 찾아봤습니다. 잘 그린 건 알겠는데 이 그림이 왜 유명한지 궁금했습니다. 그림 한 장에 얽힌 이야기가 그렇게 많은지 몰랐습니다. 즐거웠습니다. 세상을 보는 눈이 조금은 달라졌다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이 경험을 나누고자 글을 씁니다. 미술사에서 가장 논란이 된 작품, 그래서 가장 혁신적인 작품, 결국에는 가장 유명해진 작품을 함께 살펴봅니다.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1943년 10월 프랑스 남부의 한 수용소. 카미유 클로델의 눈은 황량했다. 머리가 하얗게 셌다. 팔다리는 비쩍 마른 장작 같았다. 쇠침대에 웅크린 카미유는 옷 위로 거적때기 몇 겹을 둘렀다. 그런데도 찬 공기가 뼛속까지 들어왔다. 몇 개 남지 않은 이가 서로 부딪히며 딱딱거렸다. "네 누나가, 정신병원에, 갇혀 있다는 걸, 잊지 마." 카미유는 꾹꾹 눌러 글을 썼다. 폴 클로델에게 쓸 편지였다
2022.11.05 05: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