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병기 기자]지난 3일 종영한 KBS 주말극 ‘내 딸 서영이’는 가족관계에서 새로운 관계와 체제를 만들어가는 드라마였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관점에서 말하고 행동한다. 하지만 이를 상대가 받아들이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서로 불편한 관계와 소통을 유지하게 된다.
‘내 딸 서영이'는 그런 가족관계를 갑자기 해피엔딩으로 바꾸지 않았다. 현실을 인정하고 서로 변화하면서 조금씩 이해해나가는 과정을 담았다.
서영(이보영)과 아버지 이삼재(천호진)의 관계 불화가 개선된 데에도 변화와 노력이 전제돼 있다. 서영은 집안을 힘들게 만든 아버지를 부정하면서 결혼했지만, 딸이 잘되기만을 바라고 성실하게 하루하루를 살아나가는 아버지를 바라보면서 마음이 바뀌었다. 딸만 바뀐 게 아니라 시청자도 이삼재를 이해하게 됐다.
서영은 다시 성실하게 사는 아버지를 보면서 ‘절대란 없다'고 생각하게 됐다. 그러면서 아버지의 관점으로 이해하며 부녀간에 진정한 화해가 가능하게 됐다. 이삼재는 영민한 아이 둘의 아빠가 되니 마음이 급하고 초조해 정도를 걷지못했다고 털어놓으며 고생만 시킨 딸에게 미한하다고 했다.
우재(이상윤)도 아내 서영과 이혼한 후 섣불리 관계를 복원시키지 않았다. 우재는 “나는 너를 틀안에 가둬놨고, 너도 나를 틀안에 가뒀잖아. 그래서 너가 이서영으로 사는 걸 보고싶어. 편한 친구가 되자구”라고 말하며 원점에서 다시 서영과의 관계를 만들어나갔다. 우재는 서영이 자유롭게 희노애락을 느끼라고 풀어주었다.
서영이는 이혼후 “누구를 믿고 의지하는 건 어리석은 일이다. 내 능력으로 알아서 할 거야. 이제 그냥 나로 살고싶어”라고 말했지만, 서서히 자신도 느낀 대로 말하는 것으로 변화돼나간다.
서영은 중환자실에 누워있는 아버지에게 “하자는 대로 다할께요, 아버지”라고 말했고, 아버지가 회복하자 “제가 고등학교 2학년이 되면서 아버지가 화만 나게 만들었다. 아버지와 편하게 밥먹고 웃고 얘기한 게 언제인지 모르겠다”고 속에 있는 말을 하기도 했다.
서영은 우재에게도 “우재씨, 사랑하고 필요하고, 우재씨가 내 옆에 있어줬음 좋겠어”라고 말하고 청혼하기도 했다. 우재도 이혼후 자상해졌다.
가부장적인 우재의 아버지 강기범(최정우)은 아내 차지선(김혜옥)에게 리무진을 끌고와 세네라데까지 부르는 남자로 변화했다.
상우(박해진)는 사랑하는 여자와 결혼할 수 없어 선택했던 아내 호정(최윤영)에게 “아버지의 병고를 경험하면서 하고싶은 말은 미루지 말고 해야 한다”면서 아내에게 꽃다발을 주며 사랑하는 마음을 보여주었다.
‘내딸 서영이’는 부녀를 중심으로 한 부모자식관계, 부부관계의 갈등과 오해를 푸는 해법을 제시한 드라마였다. 가족 판타지를 건드린 부분이 없지는 않았지만 설득력 있게 풀어간 소현경 작가의 대사는 시청자를 공감하게 했다. 나도 아내와, 아들과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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