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가 알려주는 거시경제의 지침은 미시적이다.’ 그 만큼 정교하다는 뜻이다. 헤럴드경제데이터연구소가 한국언론 사상 처음으로 선보인 빅데이터 분석은 ‘유사한 과거로부터 정교한 교훈을 얻는다’는 것이다. 현재 경제 상황이 과거 어느어느 시점과 유사한지 밝혀내고 41개의 세부 경제 양상에서 나타나는 편차를 면밀히 주시해, 오늘날 어떤 정책 수단을 통해 ‘나쁜 것은 나쁘지 않게, 좋은 것은 더욱 좋게’ 할 수 있을지 실천방향을 도출하게 된다.

2013년 8월하순은 막바지 폭염속에 민생경제가 뒷전으로 밀렸다. 새정부 출범에 따른 활황의 기대감이 너무 일찍 풀이 죽었지만 수출은 묵묵히 호조를 보이고, 주식시장에 돈은 빠졌지만 주가는 올랐으며 부동산 매기가 고개를 들기 시작한다.

헤럴드경제데이터연구소가 12개 핵심 경제DNA에 가중치를 부여하고 수십조 개체의 빅데이터를 분석해서 도출한 경기지수(KOEPI: 1,5면 참조)는 지난 5월 110.7로 정점을 보였다가 지금은 107.2를 기록, 2007년11월, 2010년7월, 2012년12월과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전체적으로 지금과 가장 유사한 시점인 2010년7월과 비교할 때 41개 경제구성인자의 특성은 조금씩 다른 모습을 보였다. 총론적으로 두 개 시점 ‘이전 2년간의 추이’를 보자.

2010년 7월 이전 2년간 경제동향은 리먼브라더스 사태 때문에 극심한 침체를 보이다 2008년10월 KOEPI지수 85로 바닥을 친 뒤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다음 2009년말부터 2010년 여름까지 8개월 동안 ‘널뛰기’ 경기동향을 보였다. 2010년 7월은 조정 국면에서 상승모멘텀을 획득할지 말지 기로에 섰던 시점이었다.

이에 비해 2013년 8월을 종점으로 그 이전 2년간 추이를 살펴보면, 2011년 가을, 2012년 봄 일시적 침체기를 제외하면 완만한 상승기조를 보이다 올봄 새정부 출범에 따른 기대심리가 발동돼 잠시 고점을 찍었지만 결국은 전(前)정권 말기의 수준으로 돌아가고 말았다. 최근 9개월동안 2013년 5월 한차례의 상승을 제외하곤 이렇다한 모멘텀을 갖지 못한채 보합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41개 세부 영역별로 2010년7월과 현시점을 비교해보면 건설, 부동산, 고용, 제조가동률 등은 비슷한 수치를 보인다. 제조 가동률이 보합세임에도 수출은 전자 자동차 분야의 강세로 늘어났고, 증시자금이 은행권으로 빠져나갔음에도 증시는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수진 헤럴드경제데이터연구소 부소장은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을 선호하면서 증시에서 이탈했지만, 수출주도형 주력업종인 우량주 중심의 투자가 이뤄지면서 주가지수는 오히려 상승했다”면서 “수출증가를 주도한 삼성전자, 현대차 등 최우량기업을 제외하면 실상 산업계는 원엔 환율 하락, 엔달러 환율 상승으로 수출하더라도 채산성 확보하지 못했고, 가동률도 낮아졌다”고 진단했다.

가계와 물류비에 부담을 주는 유류가는 15%가까이 상승해 생활물가가 3년전에 비해 10% 가까이 상승하는데 1등 악재로 작용했다.

지금의 엔/달러 환율은 2010년 7월에 비해 11.8% 상승했기 때문에 조선, 정밀기계, 중공업, 철강의 해외 경쟁력은 그만큼 악화된 상황이다. 다만 새정권 출범에 대한 기대감 때문에 소비심리지수는 6.3%나 상승했다.

현시점은 2012년 12월과도 매우 유사하지만 최근 8개월간 결정적인 경제변수가 없어 유의미한 진단과 처방을 내리기에 어려움이 있다. 다만, 당시 처방에서는 문제가 많았다. 이명박 정부는 임기말을 맞아 ‘백화점식’ 경제부양, 민생경제 대책을 내놓았지만 가려운 곳을 선택해 긁어주는 ‘선택적 처방’이라는 세심함이 없었기에 경기회복은 이뤄지지 않았고, ‘막판 정책발표 건수올리기 아니었나’는 지적을 받고 말았다.

일본이 환율전쟁 선전포고를 감행한 지난 8개월 간 엔달러 환율은 무려 12.8%나 상승해 산업계에 결정적인 부담을 안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출이 늘어난 것은 산업계가 외로이 한국경제를 지탱해왔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장수진 헤럴드경제데이터연구소 부소장은 “지금이 2010년 7월에 비해 총론적으론 비슷하지만, 당시 우리의 최대 경쟁국인 일본이 저성장의 그늘속에 있었음을 감안할 때 최근 수출이 여전히 상승세를 타고 있는 점은 주목할 만 하다”면서 “우리가 저성장의 그늘에 일찍 빠져든 것은 환율전쟁에서 패퇴했기 때문이므로 새 정부가 환율문제에 어느경제 이슈보다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장 부소장은 “지난 5월 뚜렷한 재료없이 상승기미를 보인 것은 창조경제에 대한 기대 ‘심리’ 때문”이라며 “새 정권의 새 정책이 실물경제에 바로바로 투영되는 모습을 국민한테 보여줘야 전반적인 심리가 살아나 새로운 모멘텀을 형성할 수 있으므로, 정치문제는 조속히 타협점을 찾고 민생경제에 올인하는 것이 작금의 최고 해법”이라고 진단했다.

연구소측은 아울러 백화점식 정책 나열을 지양하고, ▷유류비 등 물가 핵심요소의 단속강화 ▷증권투자에 대한 부양책의 마련 ▷철강, 중공업 등 통상과 환율문제에 민감한 업종에 대한 정책수단 강구 등을 주문했다.

권남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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