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최초 ‘데이터저널리즘 시스템’ 본격 가동

헤럴드경제데이터硏 공식 출범 수십조 규모 데이터 실시간 분석 現경기 반영 ‘KOEPI 지수’ 개발 新소셜형 벤처의 재탄생 기대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2009년 말 지구촌 위기를 진단하고 맞춤형 지원을 통해 삶을 개선할 수 있도록 빅데이터 분석연구단체 ‘글로벌 펄스(Global Pulse)’를 만들도록 지시한다.

뉴욕, 자카르타, 캄팔라에 설치된 ‘글로벌 펄스’ 연구팀은 지구촌 곳곳의 위기상황을 탐문하다가 최근 남미 가이아나의 근로환경 및 작업안전성에서 문제점을 발견하고 정밀하게 데이터를 수집해 노동자 건강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아프리카 어린이들이 겪는 파상풍, 홍역 등에 대한 부모와 당국자들의 무지를 설득하기 위해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위험성과 처방을 알려주기도 했다.

글로벌 펄스 의장인 로버트 커크패트릭은 최근 “위기에는 신속한 대응 즉 실시간 데이터 분석을 통한 처방이 가장 중요하며, 이를 빅데이터가 해내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유엔은 아일랜드 실업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석 달마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얻은 결과와 진단을 해당 정부에 보내고 있다. 커크패트릭은 이 같은 활동에 대해 “데이터 자선(慈善)”이라며 즐거워했다.

일본의 통신회사 NTT도코모는 최근 기지국 내 유통되는 전파수와 시민들의 이동성향 등을 면밀히 분석하는 ‘모바일 공간 통계’를 낸 뒤 이를 다른 재난 데이터와 교차 분석해, 도쿄에 진도 7.3 규모의 지진이 발생했을 때 357만명이 귀가 곤란상황에 직면한다는 결론을 내리고 당국의 대책을 유도해냈다.

미국은 탈세 금액이 저소득층 의료보장 총액을 초과하는 수준에 이르자, 2011년 사기의 패턴, 부정행위를 저지를 때의 주가지수, 금리, 부정재산의 흐름, 세제 악용 패턴, SNS로 연결된 부정행위자의 인맥, 학맥 등을 종합분석해 사기 범죄 방지 솔루션을 개발, 연간 3450억달러(38조원)의 세금 누락을 막아냈다. 영국은 30억개에 달하는 인간 유전자 관련 정보 분석에 빅데이터를 도입, 민간에서 개별적으로 숱한 인력과 장비를 투입해 수개월~수년간 벌이던 분석 기간을 일주일 내외로 크게 단축시켰다.

민간 부문에서도 유럽 최대 게임회사 킹닷컴이 게이머 행태를 빅데이터 분석함으로써 시장을 넓혔고, JP모간 ‘빅데이터’ 로 직원 비리를 차단했다. 선거캠프에서의 데이터 활용이 고도화되면서 버락 오바마의 재선을 빅데이터만이 미리 알고 있었다는 진단도 나왔다. 지구촌에 ‘미래 길잡이’ 빅데이터 대전(大戰)이 점화된 것이다.

국내에서도 금감원이 빅데이터로 저축은행 불법대출을 사전 차단하고, KT가 오픈소스 빅데이터로 경영비용 567억원을 절감했으며, 신용평가사인 KCB가 지난해 금융-부동산 데이터를 융합한 GIS기반의 마케팅 웹 솔루션 ‘알지오(R-geo)’서비스를 오픈한 바 있다. 이 밖에 한국석유공사, 핵융합연구소, 신세계몰, 삼성SDS, SKT, BC카드, 현대카드가 경영 효율화에 빅데이터 분석을 도입했다.

하지만 한국은 민간 차원의 개별적이고 분산된 추진 움직임만 있을 뿐, 정부주도형 일사불란한 빅데이터 정책은 더디기만 하다. 지금의 추세라면, 2016년 일본은 빅데이터에 민관을 합쳐 8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지만, 한국은 3분의 1인 2억6000만달러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헤럴드가 국내 최초로 데이터 저널리즘 시스템을 본격 가동하게 된 것은 빅데이터 부양을 더 이상 방치할 경우 미래를 보장할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국내 빅데이터 전문기관인 에프케이 비씨지의 김민정 대표는 “빅데이터를 우리 사회와 경제, 정치 발전에 선용하기 위해서는 ‘해석전문가’를 폭넓게 양성하고, 정부가 주도적으로 핵심 데이터를 분석, 공개해야 한다”면서 “현재 컴퓨터 전문가들이 주도하는 빅데이터 분석에 인문사회학, 경제경영학도들의 참여가 확대되어야 하고 인문-공학 간 학문 통섭을 위한 노력 또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데이터의 어원인 라틴어 ‘Datum’이 ‘주다’라는 뜻을 갖고 있는 점은 참으로 의미심장하다. 빅데이터는 부국강병, 창조경제의 새로운 원유, 21세기에 인간에게 주는 ‘신의 선물’이다. ‘나눠주고 선용한다’는 의미에서 공익과 사적 영리 추구 모두를 만족하는 ‘소셜형’ 벤처의 재탄생도 기대해볼 만하다.

21일 공식 출범한 헤럴드데이터경제연구소는 앞으로 수십조(개체)의 데이터를 매일 실시간 분석해 그날그날의 거시경제를 조망하고, 산업별 실태와 대안을 제시하며, 균형 발전을 위한 지역별, 업종별 가이드라인을 수립해 컨설팅 활동도 전개할 방침이다. 문의 (02)727-0312, 0464

이정환ㆍ권남근 기자/leejh@heraldcorp.com

▶빅데이터(Big Data)란?=정보통신기술 발달로 정보 산출 양태가 크게 달라지고 있는 가운데, 종래의 방법으로는 분석하기 어려운 방대한 규모의 데이터를 말한다.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의 발달로 이 방대한 데이터도 어렵지 않게 분석할 수 있게 됐으며, 이는 사회 모든 부문의 실태 파악과 예측 가능성을 높여주고 미래전략 수립에 큰 도움을 주기 때문에, 빅데이터는 ‘정보사회의 원유’로 불린다. 빅데이터 분석 대상에는 정형화, 계량화된 데이터는 물론 비정형 데이터까지 포함한다. 빅데이터는 양(volume), 다양성(variety), 속도(velocity), 가치(value) 등 ‘4V’의 특징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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