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 금융위기 이후 경기 침체에도 의료나 통신, 문화 등 삶의 질과 관련한 소비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의식주(衣食住)와 같은 전통적 소비는 줄어 국내 소비 패턴이 과거와 다른 양상으로 진행된다는 분석이다.

12일 KB경영연구소가 발표한 ‘금융위기 전후 가계소비 변화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경기침체에도 전통적인 소비항목인 의식주 및 교통 관련 지출은 비중이 감소하거나 미미한 증가세를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2인 이상 가구를 대상으로 2003년과 2012년의 지출 항목을 비교해 보면, 식(食)생활은 가구당 3만2000원이 줄었고, 가계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9% 감소해 지출 항목 중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또 교통비와 의(衣)생활, 교육비 등도 비중이 각각 2.4%, 0.2%, 0.3% 감소했다.

특히 식생활 소비의 변화는 주목할 만 하다. 보통 경기가 안 좋으면 외식을 줄이고 가정식을 늘일 것으로 예상됐지만, 오히려 반대 패턴이 나타났다. 가정식 재료 및 음식은 지난 2008년까지 20만원 안팎에서 정체된 양상을 보이다가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8만2000원으로 대폭 하락했다. 2012년에는 16만9000원까지 줄어 10년 전(20만7000원) 보다 18.3%나 감소했다. 하지만 외식 및 배달음식은 28만2000원에서 28만9000원으로, 가공식품 및 주류는 8만2000원에서 9만1000원으로 늘었다.

반면 의료, 통신, 문화 보장성 지출 등 삶의 질과 관련한 지출은 경기부침과 상관없이 꾸준히 증가세다. 10년 전과 비교할 때 보장비는 8만5000원 늘고 지출 비중 역시 2.6% 늘었다. 문화비도 7만4000원(2.4%) 많아졌으며, 통신비와 문화비도 각각 4만5000원(1.2%), 4만4000원(1.2%) 증가하는 모습이었다.

유정완 KB경영연구소 책임연구원은 “경기침체에도 운동, 미용 등 자신을 위한 소비가 늘었다”며 “같은 기간 오락ㆍ여가비가 감소한 미국과는 다른 양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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