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선사업본부 기자간담회

중소형 잠수함도 개발 착수

주원호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본부장(부사장)이 지난 20일 울산 동구 HD현대중공업 조선소 본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 제공]
주원호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본부장(부사장)이 지난 20일 울산 동구 HD현대중공업 조선소 본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 제공]

[헤럴드경제(울산)=김은희 기자] HD현대중공업이 2030년 특수선 사업 매출 2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미래형·수출형 함정 자체 개발을 통해 수출을 적극 늘려 K-방산이 함정 분야에서도 세계적 경쟁력을 발휘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포부다.

주원호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본부장은 지난 20일 울산 동구 HD현대중공업 조선소 본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함정 수출 강화로 지금보다 매출 규모를 2배 정도로 늘려 특수선 사업 분야만으로 독자 운영이 가능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고 기술 개발 투자를 통해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방산 분야가 군의 현대화를 넘어 산업으로서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고 보고 함정분야 기술 경쟁력 확보를 통해 수출 역량을 높이겠다는 게 HD현대중공업의 계획이다.

주 본부장은 이 자리에서 3000t급 이하 중소형 잠수함 개발에 착수했다고 발표했다. 그는 “세계 최초로 리튬전지를 이용한 잠수함용 전원공급체계를 구축했다”며 “이를 바탕으로 중형 잠수함 개발을 진행 중이며 내년부터 영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HD현대중공업은 지난 6월 영국의 방산기업 밥콕과 기술협력합의서(TCA)를 체결하는 등 파트너 기업과 MOU(업무협약)를 맺고 잠수함 개발 방향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는 중이다.

베네수엘라, 방글라데시, 뉴질랜드, 필리핀 등에서 이미 역량을 인정받은 수상함 분야에서도 수출 전선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주 본부장은 “세계적으로 가장 구매 소요가 많은 1000t~2000t급의 원해경비함의 3가지 모델을 자체적으로 개발해 필리핀 원해경비함 등을 수주했고 3000t급 내외 호위함·초계함 분야도 필리핀 수출 함정 모델과 국내 개발한 울산급 호위함 등을 기반으로 수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전경. [HD현대중공업 제공]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전경. [HD현대중공업 제공]

HD현대중공업의 특수선 사업 연간 매출은 2022년 기준 7073억원으로 전체 매출(9조455억원)의 7.8% 수준에 불과하다. 다만 영업이익률은 6.6%를 기록할 정도로 부가가치가 높은 편이다.

HD현대중공업은 수출에 매진해 2030년까지 매출을 2조원대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국내 함정 소요가 제한적인 만큼 해양 위협과 분쟁의 증가, 노후함정 교체 및 현대화 수요 확대 등으로 확대되는 글로벌 함정 소요를 흡수하겠다는 계획이다.

대한조선학회에 따르면 세계 함정시장 규모는 2020년 340억달러(약 44조9000억원)에서 2030년 444억달러(약 57조3000억원)로 연평균 2.7%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서 한국이 수출 가능한 함정시장 규모는 2022~2031년 기준 총 590억달러(약 76조2000억원) 수준이라고 산업연구원은 예측한다.

HD현대중공업의 함정 수출 집중 전략은 보안사고 감점으로 국내 함정 수주전에서 불리해진 현실과도 맞닿아 있는 행보로 읽힌다. HD현대중공업은 최근 해군 차기 호위함 5·6번함 프로젝트에서 기술력 우위를 점하고도 지난해 유죄가 확정된 군사기밀보호법 위반에 따른 감점으로 경쟁사인 한화오션에 사업을 내준 바 있다.

조 본부장은 “함정을 건조하는 세계 유수의 조선소 경쟁력이 많이 떨어져 있는 반면 우리는 세계 1등의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이미 수출 성과를 냈고 호평을 받고 있다”며 “동남아, 중동, 남미까지 전선을 확대해 수출을 많이 하는 전략을 가져갈 것”이라고 했다.

손원일급 잠수함(KSS-II) [HD현대중공업 제공]
손원일급 잠수함(KSS-II) [HD현대중공업 제공]

HD현대중공업은 캐나다, 폴란드, 필리핀에서 총 70조원 규모로 추진되는 잠수함 사업을 눈여겨보고 있다.

특히 캐나다는 3300t급 잠수함 12척 도입을 검토 중인데 예산만 60조원에 달한다. 일본이 컨소시엄을 꾸려 입찰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 한화오션과의 협업도 고려하는 분위기다.

조 본부장은 “한 회사가 감당하기에 사업 규모가 상당히 크고 조건도 까다로울 것으로 예측된다”며 “정부 주도의 협력하에 업계가 공동으로 들어가는 게 맞지 않느냐는 외부 전문가의 의견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폴란드 프로젝트에 대해선 예비입찰 의향서를 제출했고 폴란드 정부가 요구하는 기술 이전과 현지 건조에 대해 협력하는 것으로 논의하고 있다. 필리핀 사업의 경우 수상함 수주 성과를 바탕으로 함선과 교육, 운용 훈련 지원 등을 패키지로 준비해 대응할 계획이다.

최태복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 이사가 지난 20일 울산 동구 HD현대중공업 본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함정산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 제공]
최태복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 이사가 지난 20일 울산 동구 HD현대중공업 본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함정산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 제공]

최태복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 이사는 이날 함정산업 성장을 위한 정부의 지원을 호소했다.

최 이사는 “함정산업이 지금까지는 조선기업의 역량으로 성장해왔지만 미래도 그렇게 된다고는 보장할 수 없다”이라며 “정부가 산업 구조가 단단하게 만들어줘야 기업도 글로벌 시장에서 역량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인력 부족 문제를 지적하고는 “R&D(연구개발)는 결국 국가대항전으로 갈 수밖에 없고 결국 답은 사람에 있다”며 “방산 전문인력 양상을 포함해 산업적 측면에서 국내 방산 기반을 고도화할 수 있는 정책적 전환을 위해 정부가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hk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