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112상황실 부실대응 후속조치

범정부 TF서 자치경찰 이원화 의견 올라와

지역경찰·112상황실, 자치경찰 편입도 논의

지난달 29일 이태원에서 발생한 압사 사고 현장 [연합]
지난달 29일 이태원에서 발생한 압사 사고 현장 [연합]

[헤럴드경제=채상우·김영철 기자] ‘이태원 핼러윈 참사’ 당시 112상황실 초동 대응 문제가 불거진 가운데, 자치경찰 이원화로 이런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의견이 정부에 제기돼 논의가 시작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구대, 파출소 등 지역경찰은 물론 112상황실도 자치경찰에 편입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헤럴드경제 11월 3일자 온라인판 참고〉

4일 헤럴드경제 취재에 따르면 지난 2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주재로 열린 범정부 TF(태스크포스) 회의에는 ‘자치경찰 이원화’, ‘지역경찰의 자치경찰 편입’, 두 가지 의견이 올라왔다. 이 회의에는 교육부, 문화체육관광부, 경찰청, 소방청 등 관계부처와 담당 지자체인 서울시, 용산구, 안전관리·지역축제·군중관리 분야 민간 전문가가 참석했다.

범정부 TF에 참석한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법적으로 재난 상황이 발생하면, 1차 책임·관리 주체는 국가와 지자체가 된다”며 “경찰은 이에 대한 보조 역할인데, 자치경찰 제도가 한정적이다 보니 발빠르고 적극적인 대응이 어려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재난안전법)에는 재난 관리 책임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로 규정돼 있다. 경찰·소방은 구조·피난 등 보조 역할을 맡게 된다.

이 교수는 “112상황실과 지구대·파출소가 자치경찰 소속이 되면 지휘체계가 간소화돼 재난상황 시 보다 발빠르게 대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경기 지역 한 지구대에서 근무하는 현장 경찰관은 “(현재는) 상황을 보고할 때 경찰과 자치경찰위원회 두 곳에 할 때도 있고, 조율 과정에서 시간이 지체될 수도 있다”며 TF에서 관련 논의가 필요하다는 뜻을 밝혔다.

이태원 참사에서도 112상황실 초동 대처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달 29일 오후 6시34분 첫 신고를 시작으로 사고 직전인 오후 10시11분까지 총 11차례의 신고가 들어왔지만, 현장 출동으로 대응한 것은 4건에 불과했다.

이와 관련, 사고 당일에 서울경찰청 112치안종합상황실 상황관리관이었던 류미진 전 인사교육과장(총경)이 사고 발생 당시 상황실을 비웠던 사실이 드러났다. 경찰청은 류 전 과장을 대기발령 조치하고 수사 의뢰한 상태다.

이에 대해 김영식 서원대 경찰학부 교수는 “서울청 112치안종합상황실에 갈 정도면 현장에서 경험이 뒷받침 된 간부들을 보낸다”며 “(그럼에도) 사고 당일 저녁부터 들어온 신고들에 대한 초동 대응을 내리지 못한 것에는 상황관리관들의 판단이 부족했다는 비판을 피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뿐 아니라 기동대 역시 자치경찰로 편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한 시도의 자치경찰위 관계자는 “재난상황을 대응하기 위해서는 지역경찰 인력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다”며 “기동대도 자치경찰로 편입하는 등 완전한 자치경찰 이원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지난 1일 기자회견에서 “지자체와 경찰 간 유기적 협조 체제 구축이 매우 절실하고 앞으로 더욱더 중요하다”며 “서울시와 경찰이 앞으로 어떻게 유기적인 협조 체계를 만들어나갈지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지난해 7월부터 자치경찰제를 시행하고 있지만, 국가경찰과 이원화되지 않은 ‘반쪽모델’이라는 지적이 계속돼 왔다. 자치경찰의 현장 배치 인력은 전무한 상황이다.

정부도 이런 상황을 인지해 자치경찰 이원화를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2024년 자치경찰 이원화 모델을 세종·강원·제주에 시범 적용할 계획이다.


123@heraldcorp.com
yckim6452@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