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아동쉼터 39곳 설치 목표…9월까지 7곳에 그쳐

‘즉각분리’ 제도 19개월째…학대신고 27% 늘어

아동쉼터 부족…용산구→강남구 ‘원정분리’까지

“피해아동 불안 가중…시군구별 아동쉼터 1곳씩 필요”

강선우 “아동쉼터 증설·인력 증원 이뤄져야” 지적

[123RF]
[123RF]

[헤럴드경제=박혜원 기자] 아동학대 신고 후 가해자와 아동을 바로 떨어트려놓는 ‘즉각분리’제도가 시행된 지 19개월째지만 정작 이들을 수용할 ‘학대피해아동쉼터(이하 쉼터)’ 설치는 더딘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 새로 지어진 쉼터는 전국 7곳으로, 애초 복지당국 목표치에 비해 32곳 모자란 상황이다.

1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복지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복지부는 올해 전국에 쉼터 39곳을 새로 지어 141곳까지 늘리기로 했지만 9월까지 실제 설치된 쉼터는 7곳에 그쳤다.

이는 해마다 반복되는 문제다. 지난해에는 목표치(29곳)에서 3곳이, 2020년에는 목표치(4곳)에서 3곳이 각각 미달됐다. 실제 2019년을 제외하고는 전국 쉼터는 2015년부터 해마다 목표치에 비해 3~12곳씩 적게 지어지고 있었다.

반면 아동학대는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아동학대 신고접수 건수는 5만3932건으로, 전년(4만2251건) 대비 27.6% 늘었다. 전문가들도 100여 곳의 쉼터로는 전국에서 발생하는 아동학대를 관리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세원 가톨릭관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적어도 시군구별로 하나씩은 (쉼터가) 있어야 한다”며 “아동인구 수만 따질 게 아니라 지리적 접근성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아동학대 피해아동이 수십 ㎞ 떨어진 곳까지 ‘원정분리’를 가는 사례도 발생했다. 복지부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주민등록상 주소가 경기 용인시인 한 피해아동은 경기 안양시 소재 쉼터에 수용됐다. 두 지역구 간 거리는 30여㎞나 됐다.

이 밖에도 서울 용산구에 사는데 서울 강남구 소재 쉼터에 수용되거나 부산 동구에서 부산 부산진구로 옮겨져 수용된 사례도 있었다. 이와 관련해 김 교수는 “피해아동의 불안감이나 소외감이 더욱 가중될 수 있다”며 “본래 생활하던 곳에서 보호받아야 할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당국은 쉼터가 일종의 ‘혐오시설’이 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피해아동 부모가 쉼터를 찾아와 난동을 피우는 사례가 끊이지 않아서다. 이런 문제로 쉼터는 주소 비공개가 원칙이다. 그럼에도 쉼터 설치 소식이 알려지면 ‘집값 떨어진다’ 등 지역주민 민원부터 잇따른다는 것이 복지부 측 전언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지역주민 설득부터 시작해야 해 쉼터 설치가 늦어지고 있다”고 했다.

이런 부담에 지자체에서도 위탁법인 선정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 올해 처음으로 남아전용 쉼터가 생긴 한 지자체는 올 초 위탁법인 선정공고를 냈지만 석 달 가까이 아무도 신청을 하지 않았다. 해당 지자체 관계자는 “세 차례에 걸쳐 공고를 낸 뒤에야 간신히 법인을 선정했다”고 했다.

강선우 의원은 “학대로 사망하는 아이가 줄지 않고 있어, 쉼터와 아동보호전담기관 신설, 공무원 증원 등이 조속히 이뤄지도록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k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