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해 면적 1.3㎢ 불과 ‘한스섬’ 국경선 합의

나토 동맹 두국가 3882㎞ 최장 해상 경계선 설정

캐나다 위스키, 덴마크 슈냅스 꽂고 신경전 벌이기도

(왼쪽부터) 뮤치 에어더 그린란드 총리, 예베 코포드 덴마크 외무장관, 멜라니 졸리 캐나다 외무장관이 14일(현지시간) 캐나다 오타와에서 한스 섬 국경 설정에 관한 합의안에 서명한 뒤 악수하고 있다. [AP]
(왼쪽부터) 뮤치 에어더 그린란드 총리, 예베 코포드 덴마크 외무장관, 멜라니 졸리 캐나다 외무장관이 14일(현지시간) 캐나다 오타와에서 한스 섬 국경 설정에 관한 합의안에 서명한 뒤 악수하고 있다. [AP]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뒤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인 캐나다와 덴마크 사이의 북극해 작은 섬(한스 섬)을 둘러씬 영토 분쟁이 끝이 났다.

‘위스키 전쟁(Whiskey War)’으로도 불리는 두 나라 간의 영토 분쟁의 종식은 1971년 이후 51년 만이다.

캐나다와 덴마크는 14일(현지시간) 북극 국경 중앙에 있는 한스 섬을 분할해 소유하기로 공식 합의했다고 로이터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이 섬을 두고 서로 자기 땅이라고 우기던 캐나다와 덴마크는 1971년에 처음으로 섬 영토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양자 회담을 열었다. 영토 협상이 타결되지 않은 채 1980년대 이후 양국 관료, 과학자, 군인들은 섬을 경쟁적으로 방문하며 신경전을 벌였다.

1984년 캐나다 군대는 자국 국기를 꽂고 바위 위 얼음 속에 캐나다 산 위스키 병을 심었고, 몇주 뒤 덴마크 그린란드 담당 장관이 섬을 찾아 캐나다 국기와 위스키 병을 뽑아 내고 대신 덴마크 국기와 덴마크에서 즐겨 마시는 진의 일종 슈납스를 꽂은 뒤 ‘덴마크 섬에 온 걸 환영한다’는 메모까지 남긴 게 신경전의 정점이었다. 그 뒤 양국의 한스 섬 분쟁은 ‘위스키 전쟁’으로 불렸다.

멜라니 졸리 캐나다 외무장관과 예베 코포드 덴마크 외무장관, 무치 에어더 그린란드 총리는 이날 캐나다 수도 오타와에서 한스섬 국경 설정에 관해 합의안에 서명했다.

합의에 따라 양국은 면적이 1.3㎢에 불과한 섬에 자연발생적으로 생긴 갈라진 틈을 따라 남과 북으로 거의 양분해 국경선을 긋기로 했다.

합의안은 양국 의회 승인을 거쳐 공식화한다. 이렇게 되면 양국은 3882㎞에 이르는 세계 최장의 해상 경계선을 설정하게 된다.

한스 섬 위치. [BBC 자료]
한스 섬 위치. [BBC 자료]

이번 합의는 캐나다와 그린란드 반대 편에서 북극해를 공유하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뒤 국제사회에서 고립된 상태에서 나와 더 주목 받고 있다.

일각에선 러시아가 지역 안보 우려를 불러일으킨 뒤 북극 나토 국가들이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는 신호로 해석한다.

덴마크왕립국방대의 군사 역사학자 소렌 노비는 로이터에 “실제로 이 지역에서 이해관계가 있는 다른 상대방에게 이렇게 하는 게 방법이라며 보내는 신호”라고 말했다.

코포드 장관은 서명식에서 “오늘은 정말 역사적인 날이다. 지난 몇 년 동안 강화한 협상 끝에 이제 우리는 해결책에 도달했다. 우리의 노력은 국제 분쟁을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확고한 공통의 약속을 보여준다”며 “우리의 협상과 합의의 정신이 다른 이들에게 영감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졸리 장관은 “이는 캐나다의 승리, 덴마크의 승리, 그린란드의 승리, 원주민의 승리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한스 섬은 덴마크 자치령인 그린란드와 캐나다의 엘즈미어 섬 사이 네어스 해협(Nares Strait) 가운데 있는 무인도다. 섬 이름은 1853년 이 섬을 발견한 탐험가 한스 헨드릭의 이름에서 따왔다.

한스 섬.
한스 섬.

js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