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호선 경복궁역·2호선 시청역서…열차 운행 지연
오전 6시부터 9시30분까지 민원 189건이나 접수
활동가들 승하차 시위…열차 바닥 기어가는 ‘오체투지 행진’도
“추경호, 장애인권리 예산 관련 입장 발표 약속하면 시위 중단”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21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의 장애인 정책 개선을 요구하며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재개했다. 전장연은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장애인권리 예산 관련 입장을 발표한다고 약속하면 출근길 시위를 멈추겠다는 입장이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40분부터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과 2호선 시청역에서 전장연의 출근길 지하철 승하차 시위가 진행되면서 열차 운행에 차질을 빚었다. 3호선(경복궁역 기준) 상행선과 하행선은 각각 1시간1분과 1시간12분씩 운행이 지연됐다. 2호선(시청역 기준) 내선과 외선은 각각 45분과 35분씩 지연됐다. 전장연은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에서는 예고했던 시위를 진행하지 않았다.
지하철 시위와 관련, 이날 오전 6시부터 9시30분까지 접수된 민원은 189건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서울교통공사는 전했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출근길 선전전으로 인한 운행 지연이 길어졌으나, 현재 배차 간격은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장연의 출근길 지하철 시위는 지난달 30일 장애인권리 예산 등에 대한 인수위의 답변을 기다리겠다며 시위를 중단한 지 22일 만이다. 전장연은 인수위가 내놓은 장애인 정책이 “장애인들의 기본적 시민권을 보장하기에는 너무나 동떨어지고 추상적인 검토에 불과하다”며 출근길 시위를 재개했다.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이날 오전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승강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인수위가 끝내 공식적으로 답변을 주지 않았다”며 “인수위 브리핑은 그 이전에 20년간 양당 정권이 집권했을 때 앵무새처럼 반복하는 이야기에 불과했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그는 “이제 추 후보자가 5월 2일 인사청문회에서 답해야 한다”며 “만약 추 후보자가 장애인권리 예산에 대한 입장 발표를 한다고 약속한다면 그 약속을 믿고 입장 발표의 날까지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를 멈추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그 약속도 하지 않는다면 부득이 답변을 받을 때까지 지속해서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를 매일 경복궁역에서 진행하게 될 것”이라며 “5월 10일 윤석열 정부가 출범할 때까지 매일 삭발 투쟁도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대표와 전장연 소속 활동가들은 회견을 마치고 3호선 지하철에 올라탄 뒤 휠체어에서 내려 열차 바닥을 기어가는 ‘오체투지’ 행진을 벌였다. 그는 힘겹게 양팔로 몸을 끌면서 ‘특별교통수단 운영비 예산 보장하라’ 등이 적힌 피켓 스티커를 바닥에 붙였다.
같은 시간 지하철 2호선 시청역에서도 전장연 활동가들이 휠체어에서 내린 뒤 줄지어 열차 바닥에 엎드려 행진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을지로입구역 방향 내선순환 열차 탑승구에 휠체어를 멈춰 세우고 발언을 이어가기도 했다.
경찰은 전장연 활동가들을 향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등을 위반했다며 3차례에 걸쳐 해산명령을 내렸지만, 활동가들은 “옥내집회는 집시법 대상이 아니다”, “당신은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를 하고 있다” 등의 발언을 하며 맞섰다.
지하철 운행은 전장연이 경복궁역 대합실에서 삭발식을 준비하기 시작한 오전 8시50분께부터 정상화되기 시작했다. 활동가들이 연대사를 이어가는 가운데 일부 시민은 이들에게 침을 뱉거나 “대한민국에서 나가라”며 거칠게 항의하기도 했다.
한편 전장연 등 장애인단체는 오전 10시부터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인근인 고궁박물관 남측 인도로 이동해 ‘420 장애인차별철폐 투쟁결의대회 마무리 보고대회’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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