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당 평균 권리금도 50만원대 무너져
코로나19 확산과 맞물리며 권리금 없는 상권도 늘어
가장 큰 타격은 노래방·영화관 등
다만, 코로나19 종식되면 권리금 다시 오를 것
[헤럴드경제=서영상 기자]지난해 전국 상가 평균 권리금이 4000만원 이하를 기록하며 역대 최저치로 떨어졌다. 2년간 이어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온라인 쇼핑몰 성장 등의 이유로 동네 상권이 벼랑끝에 몰린 탓이다. 도심과 강남 등 높은 임대료만 감당하기도 버거운 상권은 권리금 자체가 사라진 곳도 나온다. 코로나19가 종식돼 내수경기가 활성화되기 전까지 당분간 권리금 하락세는 이어질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20일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상가 평균 권리금(2021년 6월 기준)은 2015년 집계 이후 최초로 4000만원 이하로 떨어지며 3807만원을 기록했다. 1㎡당 평균 권리금도 50만원대가 무너지고 48만 6000원까지 떨어졌다.
상가 권리금은 2017년도 부터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2017년 4777만원, 2018년 4535만원, 2019년 4276만원이던 것이 2020년엔 4074만원으로 떨어졌다. 1㎡당 평균 권리금도 크게 하락하기는 마찬가지다. 코로나 19가 유행하기 전인 2019년엔 전국 1㎡당 평균 권리금이 63만 3000원이었던 것이 2년사이 23.2%(48만 6000원) 떨어진 셈이다.
코로나 19 확산과 맞물리며 권리금이 없는 상권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2019년 67.5%였던 ‘권리금 유(有) 비율’은 코로나 19가 확산되기 시작한 2020년도 55.4%에 이어 지난해 54%까지 하락했다.
권리금 감소 폭이 전년 대비 가장 컸던 업종은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예술·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으로 나타났다. 노래방, 영화관, 헬스장 등이 해당된다. 2019년 5337만원을 형성하던 것이 2년사이 3818만원으로 30% 가까이 떨어졌다. 숙박 및 음식점업 또한 2019년에 4788만원이던 것이 다음해에는 4522만원으로 그리고 지난해에는 4199만원까지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권리금의 성격이 장사 잘되는 자리를 넘길 때 임차인 간에 서로 주고 받는 일종의 ‘자릿세’의 개념인데, 최근 코로나19 거리두기가 오래 지속되며 ‘자릿세’라는 말이 사라진 만큼 당분간 권리금은 형성되기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박대원 상가정보연구소장은 “요즘 같은 경기에 권리금까지 감당하며 용감하게 창업에 나설 사람이 얼마나 있겠냐”며 “권리금이라는 말 자체가 무색한 때”라고 강조했다.
코로나19가 종식되면 다시 과거처럼 권리금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 연말 위드코로나가 시작되며 거리두기가 완화되자 임차인들은 권리금이 없는 업소들을 찾아 계약에 나서기도 했다. 나중 상권이 재활성화 되면 받을 권리금을 위해 일종의 ‘권리금 장사’를 하는 것이다.
강남구 소재 한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최근 권리금이 사라지자 현금여력이 되는 사람들은 먼 미래를 보고 (권리금을 목적으로) 상가를 얻기도 한다”며 “권리금이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