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 인권침해 사건 진상조사위원회, ‘밀양 송전탑’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밀양 송전탑 건설을 반대하는 고령의 여성 주민이 옷을 벗은 상태임에도 남성경찰이 강제로 끌고 나오는 등 곳곳에서 경찰에 의한 인권침해가 이뤄졌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경찰은 또 송전탑 건설을 반대하는 주민들에 대해 이들의 불법행위가 있기 전에 미리 처벌전력, 이름, 나이를 파악하는 등 불법적으로 반대 주민들을 사찰했다.
경찰청 인권침해 사건 진상조사위는 13일 오전 경찰청에서 밀양ㆍ청도 송전탑 조사결과를 발표하며, 경찰청장의 사과를 촉구했다.
‘밀양ㆍ청도 송전탑 사건’은 경북 밀양ㆍ청도 송전선로 건설을 반대하는 주민을 경찰이 진압한 한 사건이다. 당시 경찰은 주민 수보다 많은 경력을 진압 현장에 투입해 과잉 진압 논란이 일기도 했다. 조사위는 이과정에서 주민에 대한 경찰의 인권침해, 과도한 통행제한, 사찰, 회유, 비인도적 조치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진상조사위에 따르면 경찰은 한전과는 공사재개에 따른 경력의 지원 일정, 투입 인원수 및 배치, 차량 통제 방안 등까지 협의할 정도로 적극적으로 공조했다. 이에 비해 송전탑 건설 반대를 외치는 주민들에게는 농성 주민들보다 수십배가 많은 경찰 인력을 투입해 반대주민 등을 체포・연행하고 해산시켰다.
지난 2014년 6월 11일 밀양에서 경찰은 움막에 사람들이 있는 데도 천막을 찢고 자른 후 밀고 들어와서 목에 매고 있던 쇠사슬을 절단기로 끊어내는 등 농성 주민들의 안전에 대한 충분한 고려 없이 칼, 절단기 등을 사용했다고 조사위는 설명했다.
또 농성자들을 밖으로 끌어낸 후 특별한 안전조치나 병원 후송 없이 방치하는 상황이 곳곳에서 벌어졌다. 또 옷을 벗은 고령의 여성 주민들은 남성경찰들이 강제로 끌려 나오는 일도 발생했다. 진상조사위는 “진압 과정에서 인권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사례들이 다수 확인됐다”고 밝혔다.
청도에서도 송전탑 공사가 재개 되자 농성 주민의 수십배에 달하는 경찰력이 투입됐고, 주민 등을 담요에 말거나 의자째 들어내는 방식으로 옮겨 연행했다. 이 과정에서 주민들은 허리 상해를 입거나 다치기도 했다. 진상조사위는 “경찰이 송전탑 반대주민 등에 대한 안전조치나 인권보호에는 미흡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불법행위가 발생하기도 전에 반대시위를 하고 있는 특정 주민의 이름과 나이, 처벌전력을 파악해 이들을 검거대상으로 분류했다. 또 ‘강성 주민, 외부세력, 과격, 극렬 불법행위 주동자’ 등 표현을 반복적으로 사용 하기도 했다. 진상조사위는 “경찰은 사복 채증조를 편성해 상시적으로 주민들에 대한 채증활동을 했다”며 “반면, 송전탑 건설로 인하여 사망한 주민들에 대한 사인은 사건의 파장을 우려하여 축소하기에 급급했다”고 밝혔다.
진상조사위는 민갑룡 경찰청장에게 “경찰청장은 공식적으로 송전탑 공사에 대한 의견을 발표하고 사과하라”며 “경찰은 공공정책 추진 과정에서 공정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최대한 보장할 수 있도록 경찰력 투입 요건과 절차 등에 대한 제도적 보완방안을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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