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상승에도 중동 수주액 감소 시공 中의 69%...기술 美의 39% 아파트 돈 되니...모험정신 실종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국제유가가 4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할 정도로 상승세지만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수주는 지지부진하다. 역량 자체가 떨어지는데다, 수주 전략도 보수적이어서다.
해외건설협회가 집계한 올 들어 8일까지 해외건설 계약금액은 223억 달러(25조199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13억 달러에 비해 4.7% 느는데 그쳤다. 이 추세면 연초 전망했던 300억 달러 수주가 불안하다. 2010년 716억 달러로 정점을 찍었던 수주액은 2015년 282억 달러로 바닥을 친 이후 반등 하지 못하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수주 기대감이 높아진 것에 비하면 아쉬운 성적표다. 재정 상황이 나아진 중동 산유국들이 설비 투자를 늘릴 것이라는 전망이 높아졌지만, 올해 중동에서 수주한 금액은 75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96억 달러보다 오히려 20% 이상 줄었다.
이는 ‘유가 상승은 곧 중동 수주 증가’라는 등식이 과거와 같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달라진 수주 환경 속에서 국내 건설사의 수주 경쟁력이 약해졌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발주 형태가 단순 도급형에서 민관협력 투자개발형(PPP, Public-Private Partnership) 사업으로 바뀌고 있고, 시공자 금융방식이 확대되고 있어 금융 동원 능력이 중요해졌다”며 “2010년대 무리한 수주 경쟁으로 해외 사업에서 손해를 많이 봤던 국내 건설사들이 쉽게 수주에 나서기는 어려운 상황”이라 말했다.
국내 주택사업에 안주해온 결과 기술력이 도태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2016년 기준 국내 건설업의 시공 경쟁력은 세계 1위인 중국의 69%로 비교 대상 20개국 중 4위였지만, 설계 경쟁력은 1위 미국의 39%에 불과했다.
해외경제연구소 강정화 선임연구원 “선진업체 대비 저렴하며, 후발업체 대비 품질이 우수한 가성비 모델이 한계에 와 있는 상황이다. 선진국과의 기술격차는 좁혀지지 않는데 반해, 중국 등 후발업체와의 격차는 점점 축소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아직 중동 발주량이 본격적으로 확대된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수주액 확대를 기대해볼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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