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전문가들이 본 삼성재판

인수합병 움직임 올스톱…미래전략 공백 부패기업 낙인 땐 美정부가 불이익 줄수도 최대주주는 국민연금…잘되면 국민이 이익

외국서도 이부회장 중형은 한국사회 큰 파장 직접 증거없이 유죄…中·日 업체만 반사익

다음달 5일로 예정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2심 판결에서 유죄가 확정될 경우 한국 경제에 미칠 악영향이 적잖을 것이란 국내외 정치ㆍ경제 전문가들의 우려가 잇따르고 있다.

이들은 한결 같이 삼성전자의 한국 경제에 대한 기여도가 막대한 상황에서 총수 부재의 장기화에 따른 미래 성장동력의 상실을 염려했다. 해외 전문가들은 특히 삼성전자의 위기가 중국과 일본 경쟁기업들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하고 있다.

▶“오너공백 지속땐 미래없다”=이 부회장이 2심에서도 유죄가 확정되면 삼성은 총수 부재의 상황이 현실화된다.

전문가들은 국내 기업 경영 구도의 특성상 기업 경쟁력의 급격한 감소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했다.

조동근 명지대 교수(경제학)는 삼성전자의 인수합병 움직임이 멈춘 것에 대해 “2012~2014년 오너 결단으로 반도체에 투자한 것이 지금 효과를 보고 있다”며 “올해로 2년간 오너공백이 지속되면 삼성에는 미래가 없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이어 이 부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가 약화될 것도 우려했다. 그는 “그동안 다보스 포럼 등에 참석하며 글로벌 네트워크를 강화해왔는데, 앞으로 이재용 부회장은 서서히 잊혀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조 교수는 또한 “삼성전자가 부패기업으로 낙인 찍히면 미국 정부가 불이익을 가할 수 있다. 미국은 외국 부패기업에 규제가 심해 판로가 막히거나 정부 조달 사업 등에는 참여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스포츠 지원과 관련해서도 정현 테니스 선수를 예로 들면서 “정현 선수의 기적도 삼성증권이 꾸준히 후원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며 삼성전자가 승마를 지원한 것도 그런 차원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금융IT학)도 한국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지적했다.

그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및 관련제품 수출로 그나마 한국 경제가 3% 성장을 유지하고 있다”며 “이 부회장의 구속 이후 이렇다할 글로벌 인수합병(M&A)이 이뤄지지 않아 미래 성장동력 창출이 안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M&A는 큰 돈이 들어가기 때문에 오너가 없으면 불가능한 측면이 있는데 그것이 멈춰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이경묵 서울대 경영학 교수는 삼성 경영이 국민에게 미치는 영향을 짚었다. 이 교수는 ”삼성이 경영을 잘해 기업가치가 올라가면 직접 주식을 가진 주주 뿐 아니라 국민연금이 최대주주이기 때문에 일반 국민도 이익을 본다”며 “한국 경제에 기여할 수 있는 영향력있는 사람이 감옥에 있는 것이 한국 경제에 좋을 것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경유착의 근본적인 뿌리를 없애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정부와 기업간의 관계가 후진적”이라며 “정부가 너무 많은 권력을 행사하는 관계를 깨는 것이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삼성 흔들리면 “중국ㆍ일본 경쟁기업 반사익”= 해외에서도 한국 경제의 산업경쟁력 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조지 앨런 전 미국 버지니아주 주지사·상원의원은 27일(현지시간) “삼성의 한국 경제에 대한 기여도를 생각하면 이 부회장을 실형에 처하는 것은 삼성의 경영진뿐 아니라 한국 정치ㆍ경제 전반에 파장을 남길 것(뉴스위크 기고문)”이라고 우려했다.

또 가브리엘 지메네즈 로슈 네오마 비즈니스스쿨 교수는 ”(1심) 법원이 직접적인 증거 없이 유죄를 내렸다는 것은 중요하게 지적할 부분”이라며 “대기업에 대한 공격적인 수사는 한국 경제에 해만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판결이 중국과 일본 기업에 반사이익을 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맥스 보커스 미국 전 상원의원은 “한국에서 수십만 명을 고용하고, 국내 총생산의 20%를 차지하는 삼성의 불안정은 한국 경제 전체의 불안정을 뜻하며, 중국은 어떠한 불안정이라도 이용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더힐 기고문)”고 했다. 미국 버락 오바마 정부 때 중소기업청(SBA) 수석 고문을 역임한 매트 와인버그도 작년 11월 “도시바와 샤프ㆍ소니가 한국 기업들을 제칠 기회가 드디어 왔다”며 인베스터스 비즈니스 데일리 기고문에 썼다.

로슬린 레이튼 미국기업연구소 객원연구원는 “판결이 법적사실이 아닌 정치적 목적에 따라 이뤄진다면 기업인ㆍ시민은 정부 개혁에 환멸을 느끼고 신뢰가 약화될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했다.

천예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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