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김재수 장관 해임건의안이 야당주도로 가결된 이후 농림축산식품부는 비상이다. 쌀 수급대책과 부정청탁금지법(김영란법) 후속 대책, 농협법 개정 등 국회협조가 필요한 농정 현안이 수두룩하기 때문이다.
김 장관은 26일 세종청사 농식품부 국정감사 현장에 나왔다. 김 장관은 지난 24일 국회가 해임 건의안을 통과시킨 지 몇 시간 뒤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열린 장차관 워크숍에 참석한 데 이어 휴일인 25일에도 정부세종청사 집무실로 나와 국정감사를 준비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국감 출석을 포함한 장관 일정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장관 해임 가결결과가 당혹스럽지만 평상시처럼 업무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농식품부의 자체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야당의 협조가 어렵다는 점에서 농정 현안들이 줄줄이 올 스톱될 가능성이 높다. 야권에서는 해임 건의안이 통과된 장관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실시되는 농식품부 국정감사와 관련,“이미 국민 여론은 장관이 해임됐다고 생각한다”며 “장관으로 인정할 수 없는데 그 분을 상대로 정상적인 질의를 진행할 수 있는지 고민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더민주 소속 의원들은 김 장관이 아닌 차관을 상대로 정책 질의를 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시급한 현안인 쌀 수급 안정대책 마련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높다. 지난 15일 기준 산지 쌀값(80㎏)은 13만5544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1%나 하락했다. 정부 재고는 지난달말 기준으로 175만t으로 지난해보다 35만t이 증가했다. 올해 쌀 농사는 대풍이 예고되고 있어 쌀 값 하락을 지속될 것으로 우려된다.
정부가 올해 내놓은 대책은 공공비축 확대, 농가소득 보전, 사료ㆍ가공용 쌀 공급 확대 등 재고감축 방안 등이다. 특히 당정청이최근 합의한 농업진흥지역 조정 등 수확기 대책은 다음달에야 발표될 예정이지만 김 장관 해임안 가결으로 기약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 오는 28일 시행을 앞두고 있는 김영란법에 대한 농축산ㆍ화훼 업계 피해 방안 마련도 시급한 상황이지만 현재 상황으로 동력을 내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농협중앙회의 경제사업 기능이 경제지주로 100% 이관되는 내년 2월에 맞춰 부문별 역할을 재정립하는 농협법 개정안이현재 법제처 심사가 진행 중 이다. 농식품부는 차관회의에서 개정안이 최종 확정되면 내달 중순께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지만 야당에서 거부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한 정부부처 관계자는 “장관이 해야 할 가장 큰 일 중 하나가 국회를 설득하는 것”이라며 “국회와 사이가 틀어진 장관이 업무를 정상적으로 하기가 쉽지 않아 자칫 ‘식물장관’이 될 소지도 없지 않다”고 우려했다.
한편, 황주홍 국민의당 의원은 김 장관 해임건의안 에 대해 “(야3당 원내대표 합의는) (헌)법의 정신에 대한 오해 또는 이해 부족이었고 사실 관계 확인 미흡이었다. 정치적 공세일 따름이었다”면서 “김재수 문제는 인사청문회로 일단락시켰어야 한다”고 해임안 가결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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