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중소기업 CEO 144명 대상 설문

10명 중 6명 경영 최대 변수로 ‘AI’ 꼽아

사업계획에 AI 전략 반영…절반 이상은 AX 추진

사진은 기사와 무관. 스마트공장을 구축한 한 중소기업 생산 현장 모습. [헤럴드]
사진은 기사와 무관. 스마트공장을 구축한 한 중소기업 생산 현장 모습. [헤럴드]

[헤럴드경제=부애리 기자] “시장이 워낙 빠르게 변하다 보니 새로운 시장을 놓쳐서도 안 되지만 무작정 좇아갈 수도 없습니다. 결국 우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을 찾아야 합니다.”

최근 만난 한 중견기업 대표는 최근 인공지능(AI)으로 인한 사업 여건 변화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AI가 빠른 속도로 확산하면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얼마나 빠르게 포착하고 대응하느냐가 기업의 경쟁력은 물론 최고경영자(CEO)의 경영 능력을 가르는 요소가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AI가 내년 기업들의 경영 전략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중견·중소기업 내 최고경영자(CEO) 10명 중 6명은 글로벌 경기와 금리, 통상·관세 정책 등 대내외 경제 여건보다 AI 기술 발전과 이에 따른 산업·비즈니스 구조 변화를 경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요인으로 꼽았다.

13일 기업교육 전문기업 휴넷이 회원사 CEO 14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7 사업계획’ 설문조사에 따르면 ‘2027년 기업 경영에 가장 큰 영향을 줄 변수’를 묻는 질문(복수응답)에 ‘AI 기술 발전 및 산업·비즈니스 구조 변화’를 꼽은 응답자가 61.1%로 가장 많았다.

글로벌 경기와 금리(36.1%)가 뒤를 이었고 국내 정치 및 규제 환경 변화(33.3%), 소비 트렌드 및 내수시장 변화(27.8%), 미국·중국 등 주요국의 통상·관세 정책(22.2%) 순이었다. AI를 선택한 비율은 2위인 글로벌 경기·금리보다 25.0%포인트 높았다.

금리·규제보다 AI, 사업계획 핵심으로

AI에 대한 CEO들의 관심은 단순히 경영 환경의 변수를 예상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내년 사업계획을 세울 때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검토할 것이냐는 질문에서도 ‘AI 및 기술 변화’가 47.2%로 가장 높은 응답률을 기록했다.

국내 경제 및 정책 환경이 44.4%로 뒤를 이었고 글로벌 경제 및 산업 전망과 최고경영자의 경영 전략이 각각 38.9%였다. 인재 확보 및 조직 운영은 30.6%, 산업·시장 및 소비 트렌드는 27.8%로 집계됐다.

실제 기업들의 내년 사업계획에도 AI가 상당 부분 들어갈 전망이다. ‘2027년 사업계획에 AI가 어느 정도 반영될 것으로 예상하느냐’라는 질문에 41.7%가 ‘주요 사업 및 경영 전략에 반영한다’라고 답했다. ‘사업계획의 핵심 전략으로 반영한다’라는 응답도 22.2%로, 두 응답을 합치면 63.9%에 달했다. ‘주요 업무에 반영한다’라는 응답도 19.4%, ‘일부 업무에 제한적으로 반영한다’라는 응답은 13.9%였다. 반면 AI가 사업계획에 ‘전혀 반영되지 않을 것’이라고 답한 CEO는 2.8%에 그쳤다.

기업 현장의 AI 활용도 빠르게 늘고 있다.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이 최근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약 11만건의 기업 관측자료를 분석한 결과, 국내 일정 규모 이상 회사법인의 AI 활용률은 2017년 1.4%에서 2024년 9.2%로 약 6.5배 높아졌다. 2022년 4.3%에서 2023년 6.1%, 2024년 9.2%로 최근 들어 증가세가 더욱 가팔라졌다.

AI를 실제 활용하는 기업들은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가장 적극적으로 AI를 사용했다. AI 활용 기업의 59.3%가 제품·서비스 개발을 주된 활용 목적으로 꼽았다. 조직관리(11.6%), 생산공정(10.5%), 마케팅 전략(10.1%), 판매(8.5%) 등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휴넷]
[휴넷]

CEO 절반 이상 이미 AX 추진

기업 절반 이상이 이미 AI 전환(AX)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속 기업이 ‘일부 사업·부문에서 AX를 추진 중’이라는 응답이 38.9%, 이미 전사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응답이 19.4%로 두 응답을 합치면 58.3%에 달한다.

아직 실행에 들어가지는 않았지만 ‘검토 중’이라는 응답도 22.2%였다. ‘아직 계획 없음’은 16.7%,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라는 응답은 2.8%였다.

한편 CEO들의 내년 경기 전망은 비교적 낙관적이었다. 한국 경제의 2027년 성장성을 묻는 질문에 47.2%가 ‘성장’, 27.8%가 ‘유지’라고 답했다. 내년 한국 경제가 성장하거나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응답은 전체의 75%였다. ‘하락’은 22.2%, ‘예측하기 어렵다’라는 2.8%였다.

휴넷 관계자는 “이번 조사에서 AI의 중요성이 점점 더 커지면서 기술을 넘어 기업의 사업계획과 경영전략을 결정하는 핵심 변수로 자리 잡았음이 확인됐다”라며 “2027년 사업계획은 AI 도입을 넘어 AI로 인해 기업과 비즈니스 모델이 어떻게 변화할 것일지 깊이 있게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bo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