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영 SK인텔릭스 디자인센터장 인터뷰
올해 디자인센터 신설…제품·브랜드 경쟁력 강화
“기능 넘어 정서적 유대감 주는 로봇으로”
로봇·가전 연결한 ‘웰니스 AI홈’ 구상
[헤럴드경제=부애리 기자] “부드러운 형태와 따뜻한 느낌이 드는 로봇이라면 자꾸 가서 말을 걸게 됩니다. 또 다른 가족 같은 느낌을 주는 디자인이죠.”
김은영 SK인텔릭스 디자인센터장은 최근 헤럴드경제와 만나 가정용 인공지능(AI) 로봇의 디자인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기능만 수행하는 기계를 넘어 사람과 ‘정서적 유대감’을 형성하는 로봇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SK인텔릭스는 올해 디자인센터를 신설하고 김 센터장을 영입했다. 김 센터장은 삼성전자에서 모바일 디자인을 담당한 뒤 미국 모토로라 모빌리티 등에서 제품 디자인과 브랜딩을 맡았으며, 이후 홍익대 교수로 재직하며 로보틱스 등 하이테크 분야의 디자인 연구를 이어왔다.
SK인텔릭스는 지난해 7월 SK매직에서 현재의 사명으로 변경하고 기존 가전 중심에서 AI 기반 웰니스 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기존 환경 가전의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AI·웰니스로 사업 영역을 넓히면서 제품 외관뿐 아니라 소비자가 제품을 사용하는 전 과정의 디자인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김 센터장은 “디자인센터에 주어진 미션은 단순히 제품 외관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디자인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라며 “제품을 보고 버튼을 누르고 사용하는 모든 과정의 경험을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로봇은 특히 외관뿐 아니라 경험 디자인이 더 필요한 제품”이라며 “총체적인 디자인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김 센터장이 그리고 있는 가정용 로봇의 핵심은 ‘정서적 존재감’이다. 기능을 수행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람과 정서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는 “기능이 충실하더라도 무섭고 가까이 가고 싶지 않은 로봇이라면 정서적 존재감이 부족한 것”이라며 “부드러운 형태와 따뜻한 느낌을 주면서 사람이 자꾸 다가가 말을 걸고 싶게 하는 디자인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SK인텔릭스의 웰니스 로봇 ‘나무엑스(NAMUH X) A1’도 이런 방향성을 담고 있다. 둥글고 부드러운 곡선으로 달항아리를 연상시키는 외관을 적용해 기계적인 로봇보다는 집 안에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감성적인 디자인을 강조했다.
SK인텔릭스는 A1에 이어 이른바 ‘넥스트 나무엑스’도 구상하고 있다. 그는 “지금은 휴머노이드부터 강아지나 고양이 형태, 사람 형태에 바퀴가 달린 것까지 다양한 폼팩터가 나오고 있다”며 “아직 사람들이 ‘로봇은 이런 형태’라고 생각하는 정형화된 모습이 없기 때문에 모든 회사가 연구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궁극적인 목표는 로봇 한 대에 그치지 않고 가전과 로봇, 사물인터넷(IoT)이 연결되는 ‘AI홈’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다. 그는 “SK매직 제품들도 나무엑스와 연동해 미래 홈의 생태계를 만드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SK인텔릭스가 로봇 시장에서 내세우는 차별화 키워드는 ‘웰니스’다. 물건을 들거나 청소·빨래를 대신하는 물리적인 도움에만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깨끗한 물과 공기, 건강과 정서적 안정 등 삶의 질을 높이는 역할에 집중한다는 구상이다.
김 센터장은 “깨끗한 물과 공기, 건강한 삶뿐 아니라 명상이나 멘탈케어 등 정신적으로 건강한 삶까지 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AI 시대에는 디자인의 역할도 달라지고 있다. 제품에 담기는 기능과 기술은 갈수록 복잡해지지만 접하는 외관과 사용 경험은 오히려 더 단순하고 직관적이어야 한다는 게 김 센터장의 생각이다.
이 같은 변화는 기존 SK매직 제품에도 적용된다. 디자인센터는 외관뿐 아니라 사용자경험(UX)·사용자인터페이스(UI), 소재와 색상 등 제품을 사용하는 전 과정의 경험을 바꾸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김 센터장은 “정수기도 숨기고 싶은 제품이 아니라 커피머신처럼 밖에 내놓고 싶은 디자인으로 만들 수 있다”라며 “비싼 디자인을 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한 끗 차이로 경험을 고급스럽고 감성적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가 이런 변화를 본격적으로 체감하는 시점으로는 내년 말을 꼽았다. 김 센터장은 “외관뿐 아니라 모든 경험 디자인까지 방향을 잡아놓은 상태”라며 “제품 개발에 걸리는 시간을 고려하면 내년 말부터는 소비자들이 디자인 경쟁력의 변화를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boo@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