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이 86주 연속 올랐다. 문재인 정부 때 기록한 85주를 넘어 역대 최장이다. 상승 폭도 만만치 않다. 86주간 누적 상승률이 17.16%로 당시의 두 배를 넘었다. 집값을 잡겠다는 정부 정책이 잇따랐는데도 서울 집값은 최장기간,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투기와의 전쟁’이 집값만 올려놓은 셈이 됐다.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해 1월 상승세로 돌아선 뒤 86주(설·추석 연휴로 통계가 공표되지 않은 기간 포함) 동안 한 번도 흐름을 멈추지 않았다. 이달 첫째 주에도 서울 집값은 0.20% 올라 상승세를 이어갔다. 8·3 세제 개편 이후 고가 주택이 몰린 강남·서초는 5주째 하락하고 송파도 0.02% 내렸지만, 강북은 0.33% 오르고 강북구 0.46%, 도봉구 0.43% 등 중저가 지역은 오히려 큰 폭으로 뛰었다. 규제가 만들어 놓은 선이 오히려 기준점이 되면서 그 아래로 수요가 몰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전·월세 시장에선 또 다른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올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7.61%, 월세는 7월까지 5.73% 올랐다. 임대 물량이 줄면서 세입자 부담이 커지자 아예 집을 사려는 사람도 늘었다. 지난달 서울 생애 최초 집합건물 구입자는 9343건으로 6년 만에 최대였고, 절반 이상이 30대였다. 올해 2~7월 30대의 주택 매수액은 39조6000억원에 달했고 이 가운데 40%를 은행 대출에 의존했다. 집값이 더 오르기 전에 사야 한다는 불안이 젊은 층을 ‘영끌’로 내몰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9·7 부동산 대책에 따른 대출 규제에 토지거래허가제, 실거주 요건 강화, 세제 개편 등 집값을 잡기 위한 정책을 잇달아 내놓았다. 이제는 전문가들조차 복잡한 규제들이 맞물려 시장에 어떤 효과와 부작용을 낳는지 제대로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다. 더구나 심리가 크게 좌우하는 부동산 시장의 특성도 충분히 헤아리지 않은 측면이 있다. 정책이 시장을 충분히 제어할 수 있다고 단순하게 판단한 건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지금의 집값 상승은 공급 불안이 가장 크다. 수도권 입주 예정 물량이 줄고 착공도 제대로 속도를 내지 못해 당분간 해소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도 공실이 많은 지식산업센터를 매입해 청년·신혼부부 공공임대주택으로 활용하겠다고 하지만 임시방편일 뿐이다. 더욱이 모든 임대수요를 공공이 책임질 수도 없다.

무엇보다 필요한 곳에 주택 공급이 빨리 이뤄지려면 민간이 더 활발하게 움직여야 한다. 어느 정도 수익성이 나와야 민간도 사업에 뛰어들게 마련이다. 재건축·재개발이 속도를 낼 수 있도록 사업 여건을 개선하고 필요한 지원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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