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5.4조 청년·성장동력·지방·교육 투자

국채 발행 12.5조 줄여 재정건전성 방어

기획처 “세수 변동 완화할 안정화 장치”

“기금 설계·R&D 투자전략 등 보완” 주문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이 28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7년도 예산안과 2026~2030년 국가재정운용 계획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왼쪽부터 강영규 미래전략기획실장, 조용범 차관, 박홍근 장관 [연합]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이 28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7년도 예산안과 2026~2030년 국가재정운용 계획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왼쪽부터 강영규 미래전략기획실장, 조용범 차관, 박홍근 장관 [연합]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정부가 내년 162조3000억원 규모로 신설하는 미래대응기금을 반도체 경기 등에 따른 세수 변동성을 흡수하는 ‘재정 안정화 장치’로 활용한다. 일시적으로 늘어난 세수를 곧바로 지출하는 대신 일부를 적립해 미래 성장동력에 투자하고 국채 발행도 줄이는 구조다.

기획예산처는 11일 서울 양재 엘타워에서 경제·인문사회연구회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공동 주최한 ‘2027년 예산안 및 미래대응기금 토론회’에서 이 같은 기금 운용 방향을 제시했다. 정부와 학계·연구기관은 잠재성장률 제고와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함께 확보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정부가 미래대응기금 신설에 나선 배경에는 반도체 등 특정 산업의 업황에 따라 세수가 크게 출렁이는 우리나라 세입 구조가 있다.

김정애 기획처 예산정책과장은 “반도체 등 특정 산업 의존도가 높아 세수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이를 완화·흡수할 재정안정화 장치로서 미래대응기금 신설을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경기 상황에 따라 재정지출까지 크게 흔들리는 ‘경기동행적 재정운용’의 부작용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미래대응기금은 초과세수와 추가세수, 세계잉여금, 기금운용수익 등을 재원으로 한다.

내년 기금 규모는 162조3000억원이다. 이 가운데 45조4000억원을 청년과 성장동력, 지방, 교육·인재 등에 투입하고, 기존 계획보다 국채 신규 발행도 12조5000억원 줄인다. 기획예산처는 이를 ‘전략적 투자 플랫폼이자 재정 안정화 장치’로 규정했다.

분야별로는 청년에 13조3000억원, 성장동력에 14조2000억원, 지방에 15조3000억원, 교육·인재에 10조1000억원을 배정한다. 일부 분야에는 여유자금이 포함돼 있다. 청년첫취업지원과 보편형 공공임대주택, 프론티어급 인공지능(AI) 개발, 제조 암묵지 AI, 지방미래성장지원금, 미래인재성장자금 등이 주요 사업이다.

정부는 미래대응기금을 2027년도 예산안의 확장재정과 재정건전성을 연결하는 핵심 장치로 보고 있다. 내년 총지출은 820조9000억원으로 올해보다 12.8% 늘어난다. 역대 최대 증가율이다. 반면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올해 3.9%에서 내년 0.1%로, 국가채무비율은 51.6%에서 48.3%로 낮춘다는 게 정부 계획이다.

조용범 기획처 차관은 “역대 최대 규모의 재정지출에도 국가채무비율을 낮춤으로써 경제성장 견인과 재정건전성 제고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했다”며 “미래대응기금은 단년도 예산의 한계를 넘어 미래를 위해 적립한다는 점에서 우리 재정 역사에 전례가 없는 제도”라고 말했다.

다만 160조원이 넘는 대규모 기금을 새로 만드는 만큼 재원 적립과 지출 원칙을 얼마나 정교하게 설계하느냐가 관건이다. 조 차관도 “설계가 정교해야 하고, 운용이 투명해야 하며, 무엇보다 국민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전문가들도 미래대응기금 설계의 보완 과제를 비롯해 R&D 투자전략,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청년정책 추진 방향 등을 집중 논의했다.

기획처는 토론회에서 나온 의견을 국회 예산안 심의 과정에 반영할 방침이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미래대응기금 설치 및 운용에 관한 법률안’을 비롯한 관련 법률 제·개정안의 연내 통과도 추진한다.


fact0514@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