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년7개월간 부당해고 사건 8만2617건 접수
각하 사건 절반 이상은 ‘5인 미만 사업장’ 이유
직장갑질119 “사직강요·퇴사유도형 해고 가장 많아”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노동위원회에 접수된 부당해고 사건 가운데 실제 부당해고로 인정된 비율이 10%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각하된 사건의 절반 이상은 ‘5인 미만 사업장’이라는 이유로 본안 판단조차 받지 못해 영세사업장 노동자들의 해고 구제 사각지대가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직장갑질119가 진보당 정혜경 의원실을 통해 노동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3년 1월 1일부터 올해 7월 31일까지 노동위에 접수된 부당해고 사건은 총 8만2617건이었다. 이 가운데 실제 부당해고로 인정된 사건은 전체의 9.5%에 그쳤다.
같은 기간 처리된 사건은 6만8309건이다. 처리 결과를 보면 판정이 내려진 사건이 34.1%, 당사자 간 화해로 종결된 사건이 31.6%, 각하된 사건이 34.2%였다.
특히 노동위가 본안 판단에 들어가지 않고 각하한 사건 가운데 상당수가 5인 미만 사업장과 관련돼 있었다. 각하 사건 1700건을 분석한 결과 919건(54.1%)은 ‘5인 미만 사업장’이라는 이유로 본안 판단을 받지 못했다.
현행 근로기준법상 상시 근로자 5인 미만 사업장에는 정당한 이유 없는 해고를 제한하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과 노동위원회 부당해고 구제신청 제도가 적용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같은 해고라도 사업장 규모에 따라 노동위의 구제를 받을 수 있는지 여부가 달라지는 셈이다.
직장갑질119는 영세사업장 노동자의 경우 사업장의 상시근로자 수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려워 구제 신청 단계부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해고 과정에서는 사용자가 직접 해고를 통보하기보다 노동자에게 사직서를 쓰도록 압박하는 방식이 가장 빈번한 것으로 조사됐다.
직장갑질119가 접수한 해고 관련 이메일 207건을 분석한 결과 ‘사직강요·퇴사유도형’이 115건으로 55.6%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폭언이나 인신공격, 따돌림, 업무배제 등 괴롭힘과 인격모독을 통해 퇴사를 압박한 사례가 74건(35.7%)에 달했다.
이밖에 별다른 설명 없이 해고를 통보하는 ‘구두·즉시해고형’이 38건, 5인 미만 사업장이나 근로자성 부정 등을 이유로 구제를 받지 못하는 ‘법 밖 해고형’이 30건, 신고 등을 이유로 불이익을 주는 ‘신고 보복형’이 28건으로 집계됐다.
직장갑질119는 지난 1일 ‘해고 10계명 보고서’를 발간하고 근로자 개념 재정립과 근로자 추정 원칙 도입, 기간제 계약 남용 방지, 고용승계 의무화 등 법·제도상 공백을 보완하기 위한 9개 개선 과제를 제시했다.
박은하 직장갑질119 노무사는 “사직 강요와 퇴사 유도로 인해 노동자가 사직서를 작성해 퇴사하는 것은 노동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따른 이직이 아니라 사용자가 해고에 따른 책임과 불이익을 회피하기 위한 우회적인 해고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이어 “실질적인 이직 원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해고 여부와 고용보험상 피보험자격 상실 사유를 판단하고, 사용자가 사직의 자발성과 계약 종료의 정당한 사유를 입증하도록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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