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 넘어 생산자까지, 세분화되는 식품 프리미엄
CJ온스타일 산지·특화 상품 매출 163.2% ‘껑충’
[헤럴드경제=박연수 기자] 산지를 중요시하던 소비자들이 생산자까지 신경 쓰는 시대가 됐다. ‘어디서 만드냐’를 넘어 ‘누가 만드냐’를 따지면서 생산자 이름과 재배과정, 스토리가 선택의 기준이 됐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이커머스 기업들은 산지·셰프·농부 등 소비자의 구매 심리를 자극하는 차별화 요소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제철을 맞은 무화과도 마찬가지다. 국내 대표 산지인 영암을 앞세우고, 무화과를 재배한 농부의 이름과 이야기를 앞세워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CJ온스타일 무화과 판매 상위권에는 ‘김미경 생산자님의 영암 무화과’가 올랐다. 제품의 설명에는 “김미경 생산자님은 내 가족이 먹을 과일이라 무더운 여름날에도 나무 하나하나 정성껏 기른다”며 “잘 익은 빛깔과 향긋한 내음이 감도는 김미경님의 무화과는 갖은 정성의 결과”라고 안내됐다. 김 농부의 사진과 이름을 상품 전면에 내세워 신뢰와 차별성도 부각했다.
CJ온스타일에서는 해남 베니하루카, 의성 황도복숭아, 뉴질랜드 골드키위 등 산지·품종을 내세운 상품이 호응을 얻고 있다. 최근에는 프리미엄 식품관 ‘더마스터’를 열고 국내 산지와 생산자부터 프랑스 유기농 치커리차, 일본 오바마해산 우니히시오 성게 간장 등 지역 맛집, 셰프, 해외 프리미엄 식품까지 소싱 영역을 확대하기도 했다.
소비자들도 특정 브랜드에 머무르기보다 산지와 품종, 생산자 등을 따라 새로운 먹거리를 찾고 있다. 이른바 ‘미식 로밍족’이다. 매출로도 이어지고 있다. CJ온스타일의 지난달 산지·품종 특화 식품 주문금액은 전년 동월 대비 163.2% 증가했다. 전체 식품 주문금액에서 산지·품종을 상품명에 명시한 상품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8월 4.1%에서 올해 8월 17.0%로 4배 이상 확대됐다.
컬리도 생산자 이름을 전면에 내세운 과일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오승민 생산자의 제주 애플망고’, ‘조항현 생산자의 성환 햇 왕 배’ 등이 인기다. 올해 1~8월 생산자 이름을 내건 과일 제품군의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약 75% 증가했다. 관련 상품 수도 전년 대비 약 2배 가까이 늘었다.
SSG닷컴 역시 ‘신선장인’ 상품을 통해 신뢰를 높이고 있다. 셰프 컬래버 상품도 꾸준히 확대 중이다. 올해 1~8월 셰프 협업 상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30% 증가했다. 롯데온도 최근 ‘집밥상점’을 선보이며 전국 각지의 우수 생산자와 제철 먹거리를 발굴하고 있다. 상품을 만든 생산자와 산지에 대한 정보를 함께 제공하는 방식도 유사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 식품 경쟁의 기준이 ‘얼마짜리인가’에서 ‘어디에서, 누가, 어떻게 만들었는가’로 이동하고 있다”며 “상품의 가격뿐 아니라 산지와 생산 과정, 그 안에 담긴 이야기를 중요하게 여기는 ‘미식 로밍족’이 늘면서 유통업계의 산지·생산자 발굴 경쟁도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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