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공개로 뜬 중국 투자 ‘쌍두마차’

CXMT, 中 메모리 자립…본토 상장사 시총 1위

중지, 세계 시장 점유율 1위…AI 인프라 수혜

홍콩·중국 본토 상장으로 투자 접근성도 차이

본토 CXMT는 ETF로, 홍콩 중지는 직접투자

요즘 투자자 사이에선 중국이 초미의 관심사이다. 인공지능(AI), 반도체 분야 등에서 중국 기업에 세계적 투자와 관심이 집중되면서다.

그 중에서도 중국 AI 투자 핵심으론 크게 두 기업 종목이 부각된다. 중국 메모리 자립을 상징하는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와 AI 데이터센터 핵심 부품 기업인 중지이노라이트(Zhongji Innolight)이다. 이미 발 빠른 국내 투자자들은 이들 종목에 대거 투자한 상태이다. 아직 생소한 종목이라면, 중국 투자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면 꼭 챙겨봐야 할 두 종목이다. 메모리 자립이냐 AI 인프라이냐. 더 큰 투자 매력이 어디에 있는지도 잘 비교해볼 필요가 있다. 두 종목의 투자 포인트가 전혀 다르다는 점에서도 중요하다.

▶중국 반도체에 투자하고 싶다면…CXMT 주목해야=두 종목의 투자 포인트는 뚜렷하게 갈린다. CXMT는 중국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 메모리 산업을 키울 수 있다는 가능성, 즉 ‘중국 반도체 굴기’에 투자하는 종목이다. 반면 중지이노라이트는 엔비디아와 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의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른 수혜를 기대하는 기업이다.

CXMT가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중국의 대표 메모리 기업이어서가 아니다. 중국은 세계 최대 D램 수요국이지만 지금까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해외 기업 의존도가 절대적이었다. 미국의 대중 반도체 규제가 강화되면서 메모리 자립은 중국 정부의 핵심 산업 전략으로 떠올랐고, CXMT는 그 전략의 중심에 있는 기업이다. 이번 상장은 중국 메모리 산업이 처음으로 자본시장의 본격적인 평가를 받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시장의 기대도 곧바로 기업가치로 이어졌다. CXMT는 상장 첫날 장중 470% 급등하며 한때 중국공상은행(ICBC)을 제치고 중국 본토 상장기업 시가총액 1위에 올랐다. 이후에도 7일 종가 기준 시총은 약 3조4800억위안을 유지하며 중국 대표 기술주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았다. 중국 메모리 자립에 대한 기대가 기업가치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증권가는 이번 상장을 중국 반도체 생태계 전반의 투자 확대 신호로 해석했다. 박주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 CXMT 상장은 중국 반도체 국산화를 앞당기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메모리 증설과 생산라인 고도화가 본격화하면 장비와 소재를 포함한 중국 반도체 밸류체인 전반으로 수혜가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다만 국내 투자자들은 중국 메모리 산업의 성장성과 현재 기술 경쟁력은 구분해 바라보는 모습이다. 범용 D램에서는 빠르게 존재감을 키우고 있지만 AI 반도체 핵심인 HBM(고대역폭메모리)에서는 아직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추격하는 단계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CXMT의 공격적인 증설이 이어지더라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력 고객층과 직접 충돌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AI 서버용 메모리 수요 증가로 공급 부족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류성(가운데) 중지이노라이트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30일 홍콩증권거래소(HKEX)에서 열린 중지이노라이트 기업공개(IPO) 기념식에서 보니 찬(왼쪽) HKEX 최고경영자와 마이클 웡 홍콩 재무장관 권한대행과 건배하고 있는 모습.  [AFP]
◀류성(가운데) 중지이노라이트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30일 홍콩증권거래소(HKEX)에서 열린 중지이노라이트 기업공개(IPO) 기념식에서 보니 찬(왼쪽) HKEX 최고경영자와 마이클 웡 홍콩 재무장관 권한대행과 건배하고 있는 모습. [AFP]

▶AI 인프라에 투자하고 싶다면 중지이노라이트=CXMT가 중국 메모리 자립과 반도체 국산화에 투자하는 종목이라면, 중지이노라이트는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의 수혜가 기대되는 기업이다. 국내 투자자들은 중국 AI 산업의 성장성을 바라보면서도 AI 인프라의 성장 가능성도 높게 평가했다.

중지이노라이트는 AI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광모듈을 만든다. 광모듈은 AI 반도체(GPU·그래픽 처리장치)와 서버, 서버와 서버 사이에서 대용량 데이터를 빛(광신호)으로 전달하는 핵심 부품이다. AI 서버는 GPU를 많이 연결할수록 성능이 높아지지만 GPU 간 데이터 전송이 원활하지 않으면 성능을 제대로 끌어낼 수 없다. 광모듈은 이런 병목현상을 줄여 AI 서버의 성능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늘수록 수요가 늘어난다.

중지이노라이트는 중국 내수보다 엔비디아를 비롯한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의 직접적인 수혜를 받고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회사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시장조사업체 CIC 기준 지난해 글로벌 광인터커넥트 솔루션 시장 점유율은 21.2%로 세계 1위다.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2%, 순이익은 274% 증가했고, 매출의 61.7%를 ‘미국’ 시장에서 거뒀다.

글로벌 투자은행들도 이 같은 점에 주목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AI 서버 성능이 높아질수록 데이터를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차세대 광통신 장비 수요도 예상보다 빠르게 늘어날 것”이라며 “중지이노라이트는 차세대 광통신 기술과 대규모 양산 경쟁력을 바탕으로 AI 인프라 투자 확대의 핵심 수혜 기업”이라고 평가했다. 골드만삭스는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른 광모듈 수요 증가를 반영해 중지이노라이트의 목표주가를 기존보다 두 배 이상 상향 조정했다.

▶홍콩·중국 증시마다 투자환경 달라…투자 접근성도 관건=홍콩 시장은 국내 투자자들에게 열려 있고 투자 접근성도 높다. 중지이노라이트는 투자가 용이한 홍콩 시장에 상장, 국내 투자자의 순매수 확대에도 긍정적 요인이 됐다. 중지이노라이트는 2012년부터 선전증시에 상장돼 있었지만 지난달 30일 홍콩증권거래소에 H주를 상장하고 나서야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개별주로 쉽게 거래할 수 있게 됐다.

CXMT는 상하이 과창판(STAR Market) 상장사로 국내 개인투자자의 개별주 거래가 쉽지 않아 상황이 다르다.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는 게 가장 쉬운 투자 방식이다.

박수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개별 종목의 단기 등락보다 중국 반도체 생태계 전반의 구조적인 성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CXMT 등) 중국 본토 과창판 상장 기업은 접근성과 거래 제도 측면에서 제약이 있는 만큼 관련 일반 투자자들은 ETF를 활용해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CXMT 상장(7월 27일) 이후 8월 6일까지 국내 투자자의 해외주식 순매수 규모는 CXMT가 4912만9492달러, 중지이노라이트가 4486만4739달러를 기록했다. 두 종목 모두 4000만달러를 웃도는 순매수를 기록하며 중국 AI 대표주로 부상했다.해외주식 순매수 상위 50개 종목이 대부분 미국 주식과 ETF로 채워진 가운데 중국 반도체 관련 기업 두 개가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보유 규모도 비슷한 흐름이다. 6일 기준 예탁결제원 집계에서 CXMT는 중국 종목 보관금액 5위(5088만달러), 중지이노라이트는 홍콩 종목 보관금액 8위(5017만달러)를 기록했다.

CXMT의 시총은 7일 종가 기준 약 3조4800억위안인 반면 중지이노라이트는 약 1조2000억위안(약 1조3500억홍콩달러) 수준이다. 시총은 약 3배 차이가 나지만 상장 이후 국내 투자자의 순매수 규모는 비슷한 수준이다.

김유진 기자


kace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