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OTT 드라마 ‘장르 전쟁’ 돌입
로코는 ‘금주를 부탁해’ vs ‘당신의 맛’
‘골라보는 맛’ 사극·스릴러 작품도 기대
![최근 공개됐거나 공개 예정인 드라마들은 로코(로맨틱코미디)·스릴러·사극·액션 장르가 다양하게 준비돼 시청자를 고민하게 하고 있다. 왼쪽부터 로코 ‘당신의 맛’(지니TV), 스릴러 ‘나인 퍼즐’(디즈니플러스). 액션 ‘샤크 : 더 스톰’(티빙) [지니TV·디즈니플러스·티빙 제공]](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5/16/news-p.v1.20250516.0f4c53f5c0ce46b89f4f153c01ebb4cb_P1.jpg)
이번에는 ‘장르전’이다. 케이블·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발(發) ‘드라마 전쟁’에는 로코(로맨틱코미디)·스릴러·사극·액션이 모두 준비돼 있다. 배우 강하늘·고민시 주연 ‘로코의 맛’을 볼지, 손석구·김다미 주연 스릴러를 볼지는 시청자의 몫이다. K-컬처 시대 ‘조선의 정수’를 보여줄 사극은 배우 이재욱·조보아의 손에 달렸다.
가장 먼저 치고 나온 장르는 바로 로코물이다. 최근 지지부진했던 로코물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드라마 두 편이 동시에 출격해 지난 12일 시청자를 만났다. 바로 배우 최수영·공명의 ‘금주를 부탁해’(tvN)와 강하늘·고민시의 ‘당신의 맛’(지니TV)이다. 두 드라마는 로코물에 술과 음식을 곁들여 훌륭한 정찬을 차려냈다.
우선 ‘금주를 부탁해’는 올 상반기 로코 라인업에서 저조한 성적표를 받은 tvN에 일종의 ‘사명감(?)’을 가지고 등판했다. 이 작품은 술로 인해 사랑도 잃고 직장도 잃은 한금주(최수영 분)가 고향으로 내려가 술을 증오하는 첫사랑 서의준(공명 분)과 재회하며 그려가는 ‘금주 도전기’ 로맨스다. ‘tvN표 로코’가 올해 ‘그놈은 흑염룡’을 빼면 스타 배우, 거액의 제작비에도 모두 ‘쪽박’을 찬 상황이라 ‘금주를 부탁해’는 로코 명가인 tvN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지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다행히 출발은 좋다. 지난 12일 방송된 첫 회 시청률은 3.4%(닐슨코리아 집계·전국 기준)로, 동시간대 케이블과 종합편성채널에서 1위를 차지했다.
최근 흥행작이 뜸했던 지니TV가 올해 승부수를 던진 드라마는 바로 ‘당신의 맛’이다. ‘금주를 부탁해’가 술을 소재로 한다면 ‘당신의 맛’은 음식을 소재로 한다. 서울 최고의 파인다이닝 ‘모토‘의 이사인 재벌 2세 한범우(강하늘 분)가 ‘좋은 식재료가 곧 음식’이라는 소신에 따라 전북 전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셰프 모연주(고민시 분)와 만나 부딪히며 빚어내는 성장담을 담았다. 지난해 ‘흑백요리사’의 흥행 이후, 심사위원이던 안성재 셰프의 인기와 함께 ‘미셰린 스타’ 레스토랑과 파인 다이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최근 트렌드로 인해 기대감이 높다.
여주인공 고민시의 첫 로코물이나, 사투리 연기에는 호불호가 갈린 모습이다. 지난 12일 방송된 첫 회 시청률은 1.6%였다.
2019년 ‘킹덤’ 이후 무려 6년 만에 등장한 넷플릭스의 사극 ‘탄금(16일 공개)’도 기대작 중 하나다. 이 작품은 사극의 외피를 입고 미스터리와 멜로를 버무린, ‘올장르’를 선언했다. ‘탄금’은 실종됐다가 기억을 잃은 채 12년 만에 돌아온 조선 최대 상단의 아들 홍랑(이재욱 분)과 이복누이 재이(조보아 분)가 서로의 존재를 의심하다 알 수 없는 감정에 빠져드는 이야기를 담았다. 정다혜 작가의 소설 ‘탄금: 금을 삼키다’가 원작이다.
이 드라마는 운명을 거스르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의심’의 씨앗을 뿌린 ‘실체 찾기’가 드라마를 관통한다는 점에선 미스터리 비극의 정취가 짙다. 연출을 맡은 김홍선 감독은 “그리움을 주제로 한다”며 “그리움이 사무치다 보면 그 마음이 원망·원한·사랑이 되기도 하는데, 그런 복합적인 감정을 담아냈다”고 설명했다. 또 “미스터리와 액션은 큰 감정선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적절하게 넣으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글로벌 OTT에서는 ‘스릴러’로 ‘장르 전쟁’에 도전장을 냈다. 배우 손석구·김다미가 윤종빈 감독과 설계한 ‘나인 퍼즐’(디즈니플러스·21일 공개)이다. 이 드라마는 10년 전 미결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인 현직 프로파일러 윤이나(김다미 분)와 그를 10년째 ‘살인사건 용의자’로 의심하는 형사 한샘(손석구 분)의 얽히고설킨 미스터리 스릴러다.
드라마의 백미는 손석구와 김다미의 관계성이다. 직설적이고 거침없는 윤이나가 김다미와 만나 독특한 개성을 빚어내고, 집요하기 짝이 없는 한샘이 나른한 광기의 손석구와 만나 보지 못한 색채를 입는다. 손석구는 “극 중 두 캐릭터의 관계는 여느 작품에서 보기 어려울 만큼 특이하다. 전무후무한 관계이다 보니 내가 하는 게 정답이라는 생각으로 연기했다”며 “딱히 노력하지 않아도 김다미, 손석구이기 때문에 만들어진 장면과 디테일이 있었다”고 말했다.
토종 OTT 티빙의 승부수는 ‘액션’이다. 목숨을 건 처절한 격투물 ‘샤크 : 더 스톰’(15일 공개)이다. 2021년 공개된 ‘샤크 : 더 비기닝’의 후속작으로, 배우 김민석과 이현욱의 생존 액션이 볼거리다.
‘샤크 : 더 스톰’은 종합격투기 선수가 되기 위해 분투 중인 차우솔(김민석 분)이 빌런 중의 빌런인 현우용(이현욱 분)과 한판 대결을 통해 자신을 넘어서며 악에 맞서는 이야기를 6부작으로 풀어낸다. 확장된 세계관은 천편일률적 영웅담에서 벗어나 휘몰아치는 폭풍 속에서도 성장하는 인물의 이야기를 담아낸다. 연출을 맡은 김건 감독은 “‘샤크 : 더 비기닝’이 차우솔이 육체적으로 성장하는 이야기였다면, ‘샤크 : 더 스톰’은 감당하지 못할 힘 앞에서 내면적으로 갈등하고 성장하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고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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