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제44회 스승의날 맞은 전국 초·중·고 풍경

성동구 방송고, 선생님이 먼저 ‘사랑한다’ 고백

노원구 동일초, 카네이션 전달·커피차 마련키도

정근식 서울시 교육감 “교육활동 침해 대응할 것”

15일 44회 스승의 날을 맞아 서울 성동구 방송고등학교 앞에서 선생님들과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이 핑크색 옷을 입고 학생들을 향해 ‘사랑한다’는 팻말을 들고 환영하고 있다. 김용재 기자
15일 44회 스승의 날을 맞아 서울 성동구 방송고등학교 앞에서 선생님들과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이 핑크색 옷을 입고 학생들을 향해 ‘사랑한다’는 팻말을 들고 환영하고 있다. 김용재 기자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 “윤성아 선생님이 사랑해 어서 와”

제44회 스승의 날인 15일 서울 성동구 방송고등학교 앞은 핑크색 옷과 핑크색 카네이션을 든 선생님 14명의 사랑 고백으로 가득했다. 학생들은 핑크색 옷을 입고 ‘사랑한다’고 외치는 선생님을 향해 놀란 표정을 지어 보였다. 일부 학생은 선생님을 향해 “저도 사랑합니다”, “아이고 선생님 정말 아름다우십니다”라고 반응했고 다가와서 선생님을 안아주는 학생도 있었다.

이번 행사는 방송고 선생님들이 스승의 날을 맞아 아이들에게 받은 사랑을 돌려주기 위해 기획됐다.

백재민 방송고 교감은 “일방적인 스승의 날 행사가 아닌 학생들과 함께하는 행사를 기획하고 싶었다”라며 “학생과 함께하는 것이 진정한 스승의 날의 의미”라고 말했다. 장경은 방송고 교무부장 역시 “우리 학생들이 감사함과 사랑하는 마음을 항상 잘 표현해 주는 편이기에 그 마음을 돌려주고 싶었다”라고 강조했다.

방송고 학생들은 선생님들의 ‘사랑 고백’에 화답했다. 3학년 정연우(18) 양은 “학교 선생님들이 워낙 표현을 잘해주다 보니 저희도 선생님을 향해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다”라며 “선생님과 제자 사이가 돈독해지는 좋은 행사란 생각이 든다”라며 웃었다. 이곳에서는 스승의 날을 맞아 학생과 선생님의 기타연주·춤·노래 등 합동 버스킹 행사가 열리기도 했다.

15일 노원구 동일초등학교에서 동일초 학생이 출근하는 선생님에게 카네이션을 전달하고 있다. 박연수 수습기자
15일 노원구 동일초등학교에서 동일초 학생이 출근하는 선생님에게 카네이션을 전달하고 있다. 박연수 수습기자

고사리손으로 선생님을 향한 존경을 전달하는 행사도 서울 노원구 동일초등학교에서 열렸다. 동일초 학생 4명은 이날 ‘선생님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always’ 등의 문구가 적힌 카네이션을 동일초 교사 전원에게 전달했다.

백남인 동일초 선생님은 “비오는 스승의날이라 조금 울적하기도 했는데 꽃을 받고 시작하니 좋고 의미있다”라며 “아침부터 일찍 나와 준비해 준 아이들에게 정말 고맙다”라고 말했다. 고다연 동일초 교생은 “직접 현장에 나와 스승의 날의 밝은 에너지를 받으니 좋았다”라며 “참관 수업 위주로 했는데도 이렇게 보답을 해준다는 게 감동적”이라고 했다.

6학년 이지민(12) 양은 “카네이션을 직접 선생님께 달아드려서 너무 좋다”라며 “활짝 웃는 선생님을 보니 뿌듯하고 감사하다. 그동안 우릴 위해 연구 많이 하시는데 감사하고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다”라고 했다.

스승의날은 교권존중과 스승공경의 사회적 풍토를 조성하여 교원의 사기진작과 사회적 지위향상을 위하여 지정된 법정기념일임에도 행사에서 만난 선생님들은 끊이지 않는 ‘교권 침해’에 관련해 우려를 표했다.

류현아 동일초 선생님은 “한동안 사회 분위기가 좋지 않을 때는 일상의 하루구나 하고 지나가는 스승의 날도 있었다”라며 “그럼에도 우리가 스승의 날을 의미 있게 보내야 외부에서도 의미 있게 바라보지 않을까”라고 설명했다.

15일 스승의 날을 맞이해 동일초등학교에서 준비한 카네이션. 박연수 수습기자
15일 스승의 날을 맞이해 동일초등학교에서 준비한 카네이션. 박연수 수습기자

실제로 교사를 향한 폭언·욕설 등은 교실에서 흔한 풍경이 됐다. 교육부에 따르면 학생에 의한 교육활동 침해 유형은 ▷정당한 생활지도 불응·의도적 수업 방해(32.4%) ▷모욕·명예훼손(26.0%) ▷상해·폭행(13.3%) 순으로 많았다. 이에 교사들의 만족도도 낮았다. 교사노동조합연맹이 교사 8254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교직 생활에 ‘만족한다’고 답한 비율은 32.7%로 3명 중 1명에 불과했다.

이날 방송고 ‘핑크데이’ 행사에 참석한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은 ‘교권 침해’ 관련 질문에 “교육활동 도중 신고를 당한 교원에게 사건 처음부터 끝까지 법률 지원을 제공하는 ‘선생님 동행 100인의 변호인단’을 운영을 시작했다”라며 “교육활동 침해 행위에 대해선 교육청이 앞장서서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아이들의 건강한 미래를 위해 헌신하시는 전국의 모든 선생님께 깊은 존경과 감사 인사를 드린다”며 “선생님과 학생·학부모가 서로 존중하고 신뢰하는 문화가 학교 현장에서 뿌리내리도록 교육 공동체와 함께 힘을 모으겠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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