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제78회 칸국제영화제 개막

황금종려상 높고 22편 경합 벌여

홍상수, 한국인 역대 6번째 심사위원

제78회 칸국제영화제 초청작 발표 기자회견 [연합]
제78회 칸국제영화제 초청작 발표 기자회견 [연합]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단 한 편의 한국영화도 후보 입성을 알리지 못한 칸국제영화제가 막을 올린다. 한국영화는 없지만 다르덴 형제 자파르 파나히, 쥘리아 뒤쿠르노 등 영화계가 사랑한 거장 감독들이 78번째 칸을 축하한다.

올해로 78회를 맞는 칸 영화제는 13일(현지시간) 프랑스 남부 도시 칸 일대에서 12일간의 축제를 시작한다.

개막작은 프랑스 감독 아멜리 보낭의 첫 장편 영화 ‘리브 원 데이’. 아버지의 심장마비 소식을 듣고 파리에서 고향 마을로 돌아온 여자가 옛 연인을 재회하며 겪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이날 오후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공개되는 이 영화와 함께 화려한 출발을 알린다. 아멜리 보낭은 데뷔작으로 칸영화제 개막작에 선정된 최초의 감독이다.

올해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두고 경합을 벌이는 경쟁 부문엔 거장 감독들이 줄줄이 이름을 올럈다. 총 22편이다.

이미 두 번의 황금종려상을 받은 장 피에르 다르덴, 장 뤼크 다르덴 형제가 신작 ‘더 영 마더스 홈’을 들고 돌아왔다. 벼랑 끝에 내몰린 청소년 미혼모를 다룬 영화다. 다르덴 형제는 앞서 1999년 ‘로제타’, 2005년 ‘더 차일드’로 황금종려상을 받았고, 감독상, 각보상, 남우주연상 등 이미 상당 부문에서 트로피를 가져갔다.

2021년 ‘티탄’을 통해 여성 감독으로 역대 두 번째 황금종려상을 가져갔던 쥘리아 뒤쿠르노 감독도 황금종려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뒤쿠르노가 들고 온 작품은 에이즈에 걸린 여성의 이야기를 담은 ‘알파’다.

이들 감독 외에도 2000년 베네치아 황금사자상, 2015년 베를린 황금곰상을 받은 자파르 파나히 감독이 ‘심플 엑시던트’로 경쟁 부문에 이름을 올렸고, 독창적 호러물을 영상으로 담아냈던 아리 애스터의 ‘에딩턴’,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2014)로 잘 알려진 웨스 앤더슨의 ‘페니키안 스킴’도 후보에 올랐다.

수많은 ‘비포’ 덕후를 낳은 ‘비포 시리즈’(비포 선라이즈·비포 선셋·비포 미드나잇)로 알려진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은 새 영화 ‘뉴 웨이브’와 함께 칸을 찾는다.

일본 영화는 총 6편이 경쟁 부문에 올랐다. ‘플랜75’(2022)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됐던 하야카와 지에 감독이 새 영화 ‘르누아르’로 칸 경쟁 부문에 입성했다. 지에 감독을 비롯헤 이시카와 게이의 ‘먼 산의 빛’(주목할 만한 시선), 가와무라 겐키의 ‘8번 출구’(미드나이트 스크리닝), 후카다 고지의 ‘사랑의 재판’(칸 프리미어), 이상일의 ‘국보’와 단즈카 유이가의 ‘전망 세대’(감독주간) 등이 칸에 초청됐다.

한국 장편 영화는 2023년부터 3년째 경쟁 부문에 초청작을 내지 못하고 있다. 비경쟁부문, 주목할 만한 시선, 미드나이트 스크리닝 등 다른 공식 부문은 물론 감독·비평가 주간 등 비공식 부문에서도 한국 장편은 포함되지 않았다. 한국 장편 영화의 칸영화제 초청 불발은 2013년 이후 12년 만의 일이다.

단편 부문에선 정유미 감독의 애니메이션 ‘안경’과 한국영화아카데미(KAFA) 허가영 감독의 ‘첫여름’이 시네파운데이션(학생 영화 부문)에 초대됐다.

올해 영화제의 경쟁 부문 심사위원장은 프랑스 배우 쥘리엣 비노슈다. 한국인으로 역대 6번째로 심사위원을 맡은 홍상수 감독을 비롯해 미국 배우 할리 베리, 제러미 스트롱, 인도 여성 감독 파얄 카파디아 등과 함께 ‘칸의 주인공’을 가린다. 오는 24일 폐막식에서 수상자(작)가 공개된다.

세계 영화계에 큰 업적을 남긴 영화인에게 주는 특별상인 명예황금종려상엔 배우 로버트 드 니로가 선정됐다.


sh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