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이전상장 사례 1건
코스피 이전상장 신청사 제로
기관·외국인 자금 기대 제한적
스팩 우회상장 수요 늘어나
![[게티이미지]](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5/08/news-p.v1.20250408.597d011b261346839b87d7a95b75712c_P1.jpg)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올해 코넥스·코스닥·코스피 상장사들 간 이전상장은 1건에 그치고 있다. 코스닥사가 코스피로 이동 시 기대하는 패시브(지수 추종) 자금 유입이 제한적이고,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를 통한 코스닥 우회 상장을 선호하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이전상장한 곳은 아직 없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포스코DX와 엘앤에프 두 곳이 있었고, 2023년 SK오션플랜트가 코스피로 입성했다. 연간 기준으로는 지난해와 2023년 각 세 곳이 코스피로 이전상장했다.
코스피 이전상장을 신청한 곳도 나타나지 않았다. 이전 가능성이 있는 코스닥 대장주 알테오젠(시가총액 19조원)은 증권사 제안 검토를 진행했다. 올해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동한 기업은 자동차부품사 한국피아이엠 1곳이다.
코스닥 대장주들이 코스피로 둥지를 옮기는 사례는 꾸준히 이어졌다. 2017년 카카오(17조225억원), 2018년 셀트리온(시총 35조7452억원)이 이전상장했고, 최근 2년 동안 포스코DX와 엘앤에프 등 이차전지 관련 종목이 코스피로 넘어갔다. 지난해 11월 에코프로비엠(9조8388억원), 12월 HLB(7조7277억원)가 이전상장 계획을 알렸다.
올 들어 코스피로 이전 시도가 주춤한 건 글로벌 무역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실적에 영향을 받고 있고, 패시브 자금 유입마저 긍정적이지 않은 배경이 깔려있다.
에코프로비엠은 올해 흑자 기조를 유지 시 이전상장을 재추진할 계획이지만 시장 상황은 녹록치 않다. 유럽 전기차 시장 성장 둔화세에 더해 미국 관세전쟁 여파로 차량 판매 감소 전망이 나오면서다. 관세에 따른 생산비용 증가로 포드 등 북미완성업체(OEM)가 차량 가격 인상을 검토 중이라는 대목도 부정적이다.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 자금 유입 측면도 낙관적이지 않다. 개인투자자 위주인 코스닥 시장에서 벗어나 안정적 자금 유치를 노리지만 올 들어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시장에서 자금을 17조6000억원 가까이 뺐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20조원 가까이 들어왔던 흐름과 대비된다. 코스피200지수에 편입 시 패시브 자금 유입 기대도 크지 않다는 평가다.
김준석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코스닥이 코스피보다 확실히 뒤쳐진다는 평가가 있어야 (이전상장)결정이 쉬운데, 지금처럼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는 판단이 어렵다보니 관망하는 기조가 깔려있다”고 분석했다.
코스닥으로 이전상장 사례가 줄어든 건 스팩 합병상장이 늘어난 데 따른 ‘착시효과’에 가깝다. 기업의 코스닥 입성 수요는 꾸준한데 이를 스팩 상장이 대신하면서다. 연간 스팩 신규 상장 건수는 2021년 25개에서 지난해 40개로 크게 늘었다. 올해도 현재 15번째가 진행 중이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코넥스에 신규 상장하는 기업 자체는 물론, 코스닥으로 넘어가는 숫자도 줄고 있다”면서 “스팩으로 (코스닥에) 들어오는 기업 사이즈가 이전상장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올해 코넥스 상장 신청사는 아직 전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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