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강등 인지 시점 확인에 초점
다른 증권사로 검사 확대될 가능성 ‘촉각’
홈플러스가 신용등급 하락을 미리 알고서도 회생신청 직전까지 채권 발행을 감행했다는 의혹에 대해 금융감독원이 사태 파악에 나섰다. 금감원은 검사 추이를 봐가면서 필요시 홈플러스의 대주주 MBK파트너스에 대해서도 검사에 착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논란이 불거진 이후 홈플러스가 신용등급 강등 사실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다는 정황이 속속 나오면서 일각에서는 홈플러스와 MBK파트너스에 대한 법적 처벌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태다.
금감원은 홈플러스 회생신청과 관련, 언론 등에서 제기된 여러 의혹과 사실관계 등을 확인하기 위해 지난 13일 오후 4시 홈플러스 CP 등의 인수증권사인 신영증권과 신용평가사인 한국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검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신영증권이 홈플러스의 신용등급 하락 등을 인지하고도 CP와 전단채를 발행한 것인지를 집중적으로 살펴볼 예정이다. 신영증권은 홈플러스가 회생신청 직전까지 유동화 전단채 발행을 강행해 개인 투자자에게 손실을 떠넘긴 것 아니냐고 의심하고 홈플러스에 대한 형사 고발을 검토하는 상태다.
금감원 고위관계자는 “신영증권이 홈플러스의 신용강등을 인지했는지를 중점적으로 들여다볼 것”이라며 “신용평가사가 가진 정보에 대해서도 검사가 필요한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신영증권은 홈플러스의 CP, 전자단기사채, 카드대금 기초 유동화증권(ABSTB·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 등의 발행을 주관하고, 투자자와 다른 증권사에 이를 판매했다. 홈플러스가 발행한 CP·전단채 규모는 약 2000억원, 카드대금 기초 유동화증권 규모는 약 4000억원에 달한다.
홈플러스는 지난달 25일에도 자금조달을 위해 카드사에 납부할 이용대금채권을 기초로 820억원 규모의 ABSTB를 발행했는데, 같은날 신용등급이 한 등급 하락하게 될 것 같다는 예비평정을 신용평가사 한 곳에서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홈플러스는 지난달 28일 단기사채 신용등급이 ‘A3’에서 ‘A3-’로 강등된 뒤 이달 4일 자정께 회생절차개시를 신청했다.
홈플러스가 신용등급 하락을 알고도 회생신청 직전까지 CP 등을 발행해 손실을 일반 투자자에게 떠넘겼다면 사기죄 등으로 법적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실제로 과거 LIG그룹의 경우 2011년 LIG건설의 회생 절차 신청 열흘 전까지 2151억여원 상당의 CP를 발행한 혐의(사기 등)로 기소돼 처벌 받았다.
동양그룹 역시 2013년 부도 위험성을 숨기고 1조3000억대 CP와 회사채를 발행해 투자자 4만여명에게 피해를 준 혐의로 현재현 당시 그룹 회장이 7년간 수감생활을 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번 검사가 추후 다른 증권사와 MBK 등으로도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신영증권으로부터 ABSTB를 인수해 개인에게 판매한 증권사들의 불완전 판매 논란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홈플러스의 대주주로 기습적으로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신청을 감행한 MBK파트너스도 필요시 언제든지 검사 대상이 될 수 있다.
금감원 고위관계자는 “검사 추이를 봐가면서 필요에 따라서 홈플러스의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에 대해서도 사기적 부정거래나 사기, 사기 교사, 방조, 공범 등 소위 범죄적 혐의가 드러나는 등 문제가 있을 경우 언제든 검사에 착수할 수 있다”고 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역시 전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홈플러스 카드대금 채권을 유동화한) 전단채 판매 문제나 리테일로 팔린 부분 등에는 사실관계 확인을 위한 자료 수집을 이미 진행 중”이라면서 “최소 범위에서 검사는 불가피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홈플러스 ABSTB를 샀다가 손실을 본 투자자들도 자신들의 채권을 상거래채권으로 분류해달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을 시작하며 금융 채무의 상환은 미루고 상거래 채무는 정상적으로 갚겠다고 한 만큼, ABSTB가 금융 채권으로 분류되면 여기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피해를 떠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윤희 기자
yuni@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