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앵커 시절의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 [유튜브 ‘MBC global’]
MBC 앵커 시절의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 [유튜브 ‘MBC global’]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MBC 아나운서 출신인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직장 내 괴롭힘에 시달리다 숨진 오요안나 사건에 대해 “회사에 SOS(구조요청)를 했는데 묵살된 게 제일 큰 문제”라며 사측을 비판했다.

4일 배 의원은 자신이 10년간 몸 담았던 MBC에 대해 “겉으로 보면 번지르르한 가정집인데 심각한 가정폭력을 자행하는 곳과 똑같다”고 뉴스1에 이같이 밝혔다.

배 의원은 “사내 전반에 그런 문화가 있다. 누가 괴롭히는 걸 묵인하고 용인하고 쉬쉬하는 문화”라며 “MBC의 나쁜 사내 문화”라고 꼬집었다. 또 “MBC는 유족이 녹취도 있다고 했는데 왜 방지하지 않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배 의원은 2008년 MBC에 입사해 뉴스데스크 앵커를 지내다 2012년 시작한 MBC 노조 파업 도중 노조를 탈퇴하며 앵커로 복귀했다. 2017년 공영방송 총파업 당시 해임됐던 최승호 사장이 취임하면서 앵커직을 내려놓고 2018년 3월 퇴사했다.

배 의원은 노조 탈퇴와 앵커 복귀로 이어지는 과정 중 MBC 구성원들이 퇴근길 본인 차량 보닛에 올라와 뛰는 등 위협을 가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편집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던 중 파업을 찬성하는 이들로부터 시위 판넬에 가격 당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고(故) 오요안나. [인스타그램 캡처]
고(故) 오요안나. [인스타그램 캡처]

이날 배 의원은 사내에 도움을 청할 기구가 없냐는 질문에 대해 “쉬쉬한다”며 “MBC의 사내 문화는 굉장히 대학 동아리처럼 인적 관계를 기반으로 한다. 그중에 누가 맘에 안 들면 굉장히 유치하고 폭력적인 이지메(집단괴롭힘)가 되는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故 오요안나는 2021년 MBC 공채에 합격해 기상캐스터로 활약하던 중 지난해 9월 향년 28세 나이로 세상을 등졌다. 최근 고인 휴대폰에선 원고지 17장 분량 유서가 발견됐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동료 기상캐스터들 사이의 직장 내 괴롭힘 문제가 뒤늦게 수면 위로 떠올랐다.

MBC는 고인이 사망한 후 4개월 만에 직장 내 괴롭힘 의혹 관련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조사에 착수했다. 서울 마포경찰서도 해당 사건을 수사해 달라는 국민신문고 민원을 접수해 내사를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