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드레퓌스 사건’으로 불리는 강기훈 유서 대필 사건의 재심 첫 공판이 20일 열린다. 사건 발생 이듬해인 1992년 대법원의 유죄 확정 판결이 내려진 후 20년 만이다.

서울고법 형사10부(부장 권기훈)는 이날 오후 3시30분 강 씨에 대한 재심 사건의 첫 공판을 열 예정이다.

서울고법은 이를 위해 지난 5일 변호인과 검찰 측에 공판기일통지서를 발송했다. 강 씨에 대한 변론은 법무법인 정평(담당변호사 박연철ㆍ정양현), 법무법인 덕수(이석태ㆍ송상교), 법무법인 한결(박주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회장 출신의 백승헌 변호사가 맡는다.

강기훈 유서 대필 사건은 1991년 5월 8일 서강대 건물 옥상에서 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전민련) 사회국 부장 김기설 씨가 “노태우 정권 퇴진”을 외치며 분신자살한 것이 계기가 됐다. 검찰은 김 씨의 동료이던 강기훈 당시 전민련 총무부장이 유서를 대신 써줘 자살을 방조했다며 기소했다. 검찰은 그 근거로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필적 감정 결과를 제시했다. 강 씨는 3년의 옥살이 후 만기 출소했다.

그러나 2007년 11월 진실화해위원회는 “강 씨가 김 씨의 유서를 대필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진실 규명 결정을 했고, 강 씨는 이에 따라 재심을 청구했다.

대법원은 지난 10월 “당시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소속 문서감정인들의 공동 심의에 관한 증언 중 일부가 허위임이 증명된다”고 판단, 재심 결정을 내렸다. 대법원은 그러면서도 “재심청구인이 재심 사유로 내세우는 ‘전대협 노트’ 등 새로운 증거들이 무죄를 인정한 명백한 증거에 해당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때문에 앞으로 진행될 재판에서는 강 씨 측이 재심 사유로 꼽은 ‘전대협 노트’ ‘낙서장’ 등에 대한 검증을 두고 치열한 법정 공방이 오갈 것으로 예상된다.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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