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중국과 동남아 국가들 간 영유권 분쟁이 격화되고 있는 남중국해가 ‘아시아의 팔레스타인’이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수린 피추완 아세안 사무총장은 28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아시아가 최근들어 가장 긴장된 시기를 맞고 있다”면서 “힘이 막강해진 중국이 남중국해 전체의 주권을 주장하면서 필리핀, 베트남 및 다른 국가와 충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만약 관련국들이 긴장 완화에 노력하지 않으면 남중국해가 제2의 팔레스타인이 될 수 있다는 명백한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세가 악화 돼 무력 충돌이 발생하면 이 지역의 안정이 깨질 수 밖에 없다고 그는 덧붙였다.
남중국해는 석유와 천연가스 등 자연자원이 풍부한 곳이다. 풍부한 어족자원까지 갖췄으며 해상무역의 주요 노선이기도 하다. 이 지역의 주권 수호에 중국과 동남아 국가들이 한치의 양보도 하지 않으려 하는 이유다.
오랜 분쟁지역인 남중국해의 긴장을 최근 한층 더 고조시킨 당사자는 중국이다. 중국 정부는 최근 남중국해를 자국 영토로 표기한 지도가 그려진 새 여권을 발급해 주변국들의 강력한 반발을 사고 있다.
베트남은 25일 입국하려던 중국인 111명의 여권에 무효 직인을 날인했다. 그러나 현장에서 별도의 여행허가서 비자를 발급해 입국을 허용하긴 했다. 베이징 주재 인도 대사관은 자국 방문을 신청한 중국인에게 중국과의 분쟁 지역을 인도 영토로 표시한 지도를 새긴 비자를 발급하는 방식으로 맞섰다. 이는 영유권 분쟁지역을 중국 영토로 인정하게 하려는 중국의 ‘꼼수’를 묵인하지 않겠다는 의지다. AP통신에 의하면 필리핀과 베트남,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등 남중국해와 인접한 4개국은 다음달 회의를 소집해 공동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이처럼 남중국해 사태가 더욱 악화된 데는 중국 내부 사정과도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린 사무총장은 “지도부 교체 후 베이징 당국이 주권과 영토 수호에 더욱 집중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중국은 새 여권 외에도 남중국해 문제에 있어 더욱 강경해진 입장을 보이고 있다. 남중국해 최전방에 있는 하이난(海南)성은 27일 ‘하이난성 해변 치안 관리 조례’를 제정했다. 외국 선박과 선원이 하이난 관할 해역에 불법 진입 할 경우 선박에 올라가 조사와 압수ㆍ추방 등을 명령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미국에서 발행되는 중국어 신문인 둬웨이왕은 “최근의 정황을 보면 순조롭게 정권 이양을 한 중국 정부가 해양강국전략에 따라 해양주권 보호로 주의력을 돌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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