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6ㆍ25 전쟁에 참전해 사망한 군인의 유골을 반환받지 못한 유가족에게 국가가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참전 군인의 유가족이 유골을 돌려달라며 국가에 이의를 제기해 손해배상까지 받게 된 최초의 사례로 평가된다.
서울고법 민사14부(부장 이강원)는 한국전 참전 용사의 아들 김모(58) 씨가 ‘아버지의 유골을 돌려달라’며 국가를 상대로 낸 유골인도 청구 소송에서 원심을 깨고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15일 밝혔다. 김 씨는 비록 아버지의 유골을 돌려받지는 못했지만, 이 판결로 1억여원의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김 씨의 아버지는 한국전 발발 당시 참전해 부상을 입고 수도육군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다가 사망했다. 국가에서는 유골을 화장해 집으로 보냈다고 하는데 유가족들은 유골을 돌려받지 못했다. 유가족들은 면사무소, 병무청, 국방부 등에 문의했지만 제대로 된 답변을 듣지도 못했다. 백방으로 수소문한 끝에 김 씨는 유골의 사후 처리 보고서에 ‘본가봉송’이라는 직인만 날인된 채 누가 어디서 유골을 인수했는지에 대해서는 적혀 있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됐고, 이에 소송을 제기했다. 그제서야 김 씨는 국가에서 “유골이 유족에게 전달되지 않고 분실된 것으로 추정된다”는 답을 들을 수 있었다.
하지만 김 씨는 1심에서 패소했다. 1심 재판부는 국가의 손해배상 책임은 인정하면서도 “유족들이 유골을 인도받지 못해 유골의 행방을 알 수 없게 된 1954년 무렵에 손해가 발생했다”며 이미 청구 시효가 지났다고 판단했다.
반면 항소심 재판부는 “국가기관은 유족에게 유골을 전달했다는 답변만을 해왔던 점, 소송 과정에 이르러서야 분실 가능성을 시인하는 답변을 한 점 등을 종합하면 손해가 발생한 때는 1심의 변론종결일인 2012년 9월 무렵”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국토 방위의 의무를 다하기 위하여 참전한 군인이 전투 중 부상으로 사망한 데 대하여 국가로서는 유골을 수습ㆍ인도함에 있어 예우를 갖추어 신중하게 처리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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