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양대근ㆍ손미정 기자〕지난 4ㆍ11총선에서 핵으로 떠올랐던 한미FTA의 유령이 다시 대선판에서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한미FTA 협상 당사자였던 김종훈 새누리당 의원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에 대해 “갈지자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포문을 열었고, 문 후보 캠프의 이정우 경제민주화위원장은 이에맞서 “어처구니 없다”며 극렬 반발했다.

노무현 정부 때인 지난 2006년 한미FTA협상 한국 측 수석대표였던 김 의원은 1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문 후보의 한미FTA 관련 발언록을 보면 굉장히 헷갈린다”며 “갈지자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문 후보는 지난해 10월 18일 모 신문사 인터뷰에서 ‘국익을 위해 한미FTA를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좋게 말했는데 같은 해 10월 24일에는 팟캐스트 방송 ‘나는 꼼수다’에 출연해서는 ‘세상에 무슨 이런 조약이 다 있느냐. 지금 현 상태에서 비준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문 후보는 지난 6월 17일 기자간담회에서는 ‘어쨌든 한미FTA는 타결됐기 때문에 잘 이행해야 한다’고 다시 좋게 말했다”고 덧붙였다.

문 후보의 경제민주화정책을 총괄하는 이정우 경제민주화위원장에 대해서도 “이 위원장이 한미FTA를 참여정부의 과(過)로 평가하면서 집권 이후 정답을 찾겠다고 밝혔는데 지금와서 한미FTA를 뒤집겠다는 것이냐”라며 “지도자를 보좌하는 측근으로서 매우 적절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좌측 깜빡이를 켜고 우회전을 한다’는 비난을 받으면서까지 한미FTA를 추진한 것은 대한민국 국익을 위한 것”이라며 “그럼에도 한미FTA를 임기 내에 끝맺지 못한 배경에는 참여정부 요직에 있었던 문 후보와 이정우 당시 정책실장 같은 분들이 있었다”고 비판했다.

또 이 위원장이 자신의 저서에서 ‘최빈국인 방글라데시의 행복도가 우리나라보다 높다’고 적은 것을 거론하며 “굉장히 철학적이고 관념적인 것으로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위치에서는 적절치 않은 시각”이라며 “정책적으로 우리가 방글라데시를 벤치마크를 해야 하는가”라고 비꼬았다.

이 위원장 역시 이에 질세라 김 의원의 ‘한미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불가론’을 정면으로 재반박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경제민주화를 저해할 독소조항이 있다면 당연히 재협상을 해야한다”며 “전면 폐기는 곤란하겠지만 부분적 독소조항은 재협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문 후보의 입장도 독소조항에 대해서 우려하고 있는 것은 쭉 일관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이 자신의 정책보좌로서의 자질을 지적한 것에도 큰 불쾌감을 표시했다.

이 위원장은 “방글라데시가 아니고 부탄이다”고 정정하면서 “행복과 소득이 같이 가지 않는 건 많은 경제학자들이 얘기하는 것이고 그걸 연구하는 게 행복경제학이다. 경제학의 아주 기본인데, 기본도 모르면서 그런 소리를 하나”라고 반박했다. 그는 그러면서 “부탄같은 나라로 가자고 말한 적도 없다. 왜곡이 너무 심해 어처구니가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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