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서실장격 요직에 태자당 출신 리잔수 임명 내달 권력교체 앞두고 정치판 주도적 견인

중국의 차기 권력인 시진핑(習近平ㆍ59) 부주석이 다음달 권력교체를 앞두고 물밑에서 빠르게 진용을 갖춰가고 있다.

관영 신화통신은 2일 리잔수(栗戰書) 전 구이저우(貴州)성 당서기가 비서실장 격인 중앙판공청 주임에 선임됐다고 전했다. 다음달 18차 당대회에서 대권을 거머쥘 시 부주석이 본격적인 권력 인수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것이다.

중앙판공청 주임은 중국 최고지도자의 핵심 참모다. 시 부주석은 이 자리에 자신과 같은 계열인 태자당(혁명 원로의 자녀) 출신인 리잔수를 심었다. 허베이(河北)성 핑산(平山) 출신인 리 주임은 특별한 가정 배경이 없지만 태자당의 숨은 핵심으로 통한다. 항일전쟁 당시 팔로군(八路軍) 산하 독립 대대장이었던 숙부인 리정퉁(栗政通) 덕분이다.

‘후진타오(胡錦濤)의 남자’로 알려진 공청단(공산주의청년단) 출신 링지화(令計劃) 현 주임은 통일전선공작부장이라는 다소 한직으로 옮겨졌다. 때문에 이번 인사는 태자당의 부상을 알리는 신호가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공청단의 또 다른 핵심인 두칭린(杜靑林) 전 통전부장이 이번 인사에서 기존 정치협상회의(정협) 부주석이라는 명예직 외에 주요 보직을 맡지 못한 것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중국 최고지도부인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은 지난달 베이다이허 회의 후 시 부주석과 리커창(李極强) 부총리 외에 왕치산 부총리, 리위안차오 당 조직부장, 장더장 부총리 겸 충칭 서기, 위정성 상하이 서기 등 6명의 진용은 거의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여기에 왕양 광둥 성 서기가 나머지 1명으로 유력하다. 상무위원 수가 기존 9명에서 7명으로 축소될 경우 검찰ㆍ경찰ㆍ법원 및 국가안전부를 모두 관장해온 정법위 서기와 선전ㆍ사상 담당 상무위원 자리가 없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정치전문가들은 후 주석과 시 부주석이 정법위 서기의 무소불위 권력에 쐐기를 박아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차기 정권 인사가 예상보다 빠르다는 분석도 있다. 이를 두고 온화한 이미지의 시 부주석이 차기 정권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정치판을 주도적으로 견인하려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이번 중앙 판공청 선임에서 그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했을 것으로 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희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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