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65회> 모든 길은 하나로! (24)
글 채희문 | 그림 유현숙
한참동안이나 죽을힘을 다해 그녀의 허벅지를 꼬나 잡고 있던 권도일도 슬슬 힘이 빠지기 시작했다. 하긴 헤라클레스처럼 타고난 장사가 아닌 바에야 그 자세로 상열지사를 계속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공중에 매달려서 이래보긴 처음예요. 헤드뱅잉도 생전 처음 해보았고요.”
“이제 침대로 갑시다. 이렇게 계속하다간 내가 지레 죽겠소.”
그는 아직 몸에 묻은 비눗물이 닦이지 않아 미끈대는 몸으로 그녀를 안고 침대로 향했다. 마음 같아서는 고목나무처럼 당차게 선 채로 꼴뚜기짓을 완수하여 그녀를 혼절에 이르도록 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건 무리였다.
“어흡, 어흡, 나 죽어요!”
하지만 그녀의 상태로 보아 반쯤은 혼절 상태에 이른 것 같기도 했다. 샤워기에서 쏟아져 나오는 물을 먹고 혼절하든, 분기탱천한 지겟작대기의 위력으로 인해 반죽음에 이르렀든… 과정은 달랐어도 흡족하긴 매일반이었다. 어떤 남자든지 침대로 향하는 전초전에서부터 상대 여자를 제압하는 과정에서 극심한 쾌감을 느낀다고 하지 않던가.
“그렇겠지. 원래 대한의 남아는 힘이 천하장사요. 그래서 남남북녀라고 하잖소?”
남남인 그는 북녀인 예원희 앞에서 헤라클레스가 되고 싶었다. 그러니 어째야 할까? 그는 터프하게 그녀를 침대 위로 집어던지고는 마치 레슬링을 하듯이 그녀의 배 위에 걸터앉았다. 그리고는 탐스럽게 솟아난 젖가슴을 움켜쥐었다.
웬만한 여자들이라면 천정을 바라보고 드러누웠을 때 젖가슴이 탐스럽게 도드라지는 경우는 드물었다. 혹시 주책없을 정도로 성형수술을 한 경우에도 오리지널한 아름다움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게 마련이다. 그런데 이게 뭐냐… 이제 보니 예원희는 젖가슴이 일품이었다. 아! 누워서도 저러하니 일어나 자세를 바로 잡았을 땐 과연 어떠할까.
“난, 두 손으로 행운을 움켜쥔 것 같소.” 그는 이렇게 말하고는 그녀의 젖가슴에 힘차게 얼굴을 묻었다.
헤라클레스가 태어난 후 제우스는 그에게 불사의 생명을 얻도록 하기 위해 잠든 헤라의 젖을 슬쩍 물렸다고 한다. 그런데 갓난아기일망정 천하장사의 기운을 지닌 헤라클레스가 젖을 빠는 힘이 어찌나 센지… 헤라가 놀라 그를 힘껏 뿌리쳤다고 한다. 그때 흘러나온 젖이 은하수가 되었다는 전설도 있지 않은가.
그녀도 헤라여신과 같은 느낌이었다. 그의 흡입력이 어찌나 강한지… 젖가슴에 불이 번쩍 이는 것만 같아서 그녀는 권도일을 힘차게 뿌리쳤다. 남녀관계에 있어서 아직 철부지인 그를 토닥거리며 상열지사를 이루어가기도 답답할 지경이었다. 그럴 땐? 역시 여성의 자주권을 행사하는 것이 최고였다.
“이리 길게 누우시라요!”
그녀는 느닷없이 본래의 말투, 본래의 억양으로 권도일에게 명령하기 시작했다. 힘차게 내팽개쳐져서 침대 아래로 굴러 떨어졌던 그는… 허겁지겁 침대로 기어올라 그녀의 명령에 따라 길게 누운 채로 투덜거렸다.
“폭력을 행사하다니, 이건 유엔 협약과 의정서에 위배되는 일이에요. 지금이라도 북한의 인권과 투명성을 증진하고…”
“별 시덥잖은 소리 그만 하라우요. 인권은 무슨… 내래 지금 미치겠다지 않습네까? 이제 내가 일떠 설 테니 두고 보시라우요.”
예원희는 과감하게 육탄공격을 하기 시작했다. 차제에 북한 여자의 본때를 보여주기를 희망하는 눈치였다. 이런! 세상에! 그녀가 원하는 대로 잦혀지고 뒤집어지기를 수 십 차례. 그는 호텔 천정이 노랗게 보일 지경이었다.
권도일에게는 랠리 차량의 북한 영내 통과라는 목표가 있고, 그녀에게도 지령 받은 목표가 있었지만 알게 뭐냐… 지금은 남남북녀의 합체가 꿈만 같을 뿐이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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