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정태일 기자]10일로 예정됐던 삼성전자와 애플의 국내 판결이 이달 24일로 변경됐다. 이날은 미국에서 진행 중인 양사의 본안소송 결과가 나오는 시점과 비슷해 국내 법원이 선고 시점을 이에 맞춰 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는 미국보다 국내에서 판결이 먼저 나올 경우 미국 소송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따르고 있다.

9일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10일 오전 11시 선고 예정이었던 삼성전자와 애플 특허소송 판결이 이달 24일로 연기됐다. 서울중앙지법 관계자는 “최종점검을 통해 판결문을 가다듬으려고 선고를 연기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법원이 선고를 연기한 날짜가 미국 본안소송이 마무리되는 시점과 맞아떨어진다는 점에서 국내 법원이 이를 의식했을 것이란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세너제이 북부지법에서 시작된 본안소송은 한 달간 집중적으로 심리를 진행한 뒤 결론을 내기로 예정되어 있다. 이에 따라 이달 24일이면 양측의 심문이 거의 끝나고 판결이 곧 나올 수 있어 국내 법원이 양국의 선고 시점을 맞췄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이와 함께 서울과 세너제이 법원에서 열리는 재판 모두 양측이 디자인과 통신기술을 놓고 맞제소한 소송이라 어느 한쪽에서 먼저 결과가 나올 경우 나머지 재판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업계에서는 10일로 예정된 한국 소송 결과가 미국 본안소송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기도 했다. 미 본안소송 4주간의 집중심리 중 특히 13일부터는 1주일간 연달아 심리가 진행되는 절정을 맞는데, 10일 국내 판결이 나온다면 이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국내서 열린 변론에서도 삼성전자와 애플은 네덜란드, 독일 등 다른 나라에서 나온 판결을 주요 근거로 내세우며 맞붙기도 했다.

이번에 연기된 국내 판결은 국내에서 양사의 특허소송 판결이 나오는 것도 처음이지만, 한날 한시에 맞소송 결과가 밝혀지는 것도 최초여서 큰 주목을 받았다.

법원이 각각 삼성전자로부터 지난해 4월, 애플로부터 지난해 6월 소장을 접수한 지 1년 4개월 만에 양사의 특허침해 여부가 밝혀지는 셈이다.

삼성전자는 ▷데이터를 전송할 때 전력 소모를 감소시키고 전송 효율을 높이는 고속패킷전송방식(HSPA) 통신표준 특허 ▷데이터를 보낼 때 수신 오류를 감소시키는 WCDMA 통신표준 특허 ▷휴대전화를 데이터 케이블로 PC와 연결해 PC로 무선 데이터 통신을 할 수 있게 하는 특허 등을 애플이 침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애플은 갤럭시S와 갤럭시탭이 터치스크린과 디자인에서 자사 특허 10개를 침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직사각형 모양에 모서리 부분이 곡선으로 처리되고, 스마트폰 하단 가운데 ‘홈 버튼’이 애플 디자인을 그대로 베꼈다는 것. 애플리케이션이 바둑판 모양으로 배치된 것도 디자인 특허침해의 하나로 꼽았다.

여기에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튕겨나오는 듯한 느낌의 사용자 인터페이스(바운스백)와 밀어서 잠금 해제 등 터치스크린상 기술을 침해했다며 해당 제품 일체를 폐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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