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보험 M&A의 주요 유형과 시사점 보고서
취리히는 왜 109억弗에 비즐리 인수에 나섰나
[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 스위스 보험그룹 취리히가 사이버보험 등에 특화된 영국 보험사 비즐리를 약 81억 파운드(약 109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하면서 취리히가 전문보험 역량을 중장기 성장전략으로 확보했다는 평가가 제기된다.
또 200개 이상 지역 재보험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한 영국 ‘로이즈(Lloyd’s)’ 플랫폼에 접근할 수 있는 발판도 마련했다는 분석도 따른다.
이에 따라 국내 대형 보험사들도 해외 보험사 투자를 검토할 때 단순 외형 확장이 아닌 전문 역량과 목표 시장 진입 전략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11일 보험연구원 ‘영국 보험 M&A의 주요 유형과 시사점: 취리히의 비즐리 인수 사례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취리히는 비즐리 주식을 주당 1310펜스 현금과 25펜스 배당을 더한 조건으로 인수하기로 최종 타결했다. 이는 협상 개시 직전 종가 대비 약 60%의 프리미엄이다.
비즐리는 1986년 로이즈 신디케이트로 출발해 사이버보험 분야 강자로 꼽힌다. 지난해 수입보험료 61억달러 중 사이버(19%)·해상 등 MAP(16%)·예술품 등 전문 리스크 비중이 절반을 웃돈다.
비즐리는 또 7개의 로이즈의 신디케이트를 관리하고 있다. 로이즈는 약 80개의 보험 라이선스와 200개 이상 지역에서 재보험을 인수할 수 있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이로써 취리히는 로이즈에 접근할 수 있는 시장 유통망까지 확보했다.
취리히는 이번 인수로 특화보험 수입보험료를 90억달러에서 150억달러로 늘리고, 전체 손해보험 포트폴리오에서 특화보험 비중을 20%에서 29%까지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대해 문혜정 연구원은 “취리히와 비즐리 거래는 글로벌 대형 보험회사가 새로운 성장영역을 확보하기 위해 특화보험(Specialty) 역량과 시장 접근성을 전략자산으로 평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단순한 보험료 규모 확대가 아니라, 사이버·해상 등 복잡한 스페셜티 리스크를 평가·가격화·인수할 수 있는 전문 보험인수 역량과 로이즈 시장 접근성을 노렸다는 것이다.
이에 문 연구원은 “우리나라 보험회사도 해외 스페셜티 시장 진입 시 어떤 전문 역량을 어느 수준까지 내부화할 것인지를 중심으로 진입전략을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삼성화재도 영국 로이즈 시장의 특수보험사 캐노피우스 잔여 지분 인수를 검토 중이다. 삼성화재는 2019년, 2020년, 2025년 세 차례에 걸쳐 총 1조2000억원을 투입해 캐노피우스 지분 40%를 확보했다. 캐노피우스는 로이즈 시장 5위권 업체로, 자기자본이익률(ROE)이 20%대에 달한다. 올 상반기 캐노피우스에서 발생한 지분법 투자손익은 1685억원으로 247.6%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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