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복’ 쉬밍서기 행방 묘연

황치판 시장 물갈이 가능성

홍색혁명 수뇌부 단죄 예고

‘보시라이(薄熙來) 서기 실각’ 후폭풍이 충칭(重慶)시에 몰아치고 있다.

보 서기의 측근에 대한 숙청 회오리가 예견되면서 인구 3200만명의 국가급 대도시 충칭 시에 태풍 전야의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장더장(張德江) 부총리를 보 서기의 후임으로 내정하며 중앙정부가 직접 충칭 시를 정리하겠다고 나선 이상, 보 서기의 ‘창훙(唱紅ㆍ공산주의 이념을 위한 홍색문화 고취)’ 캠페인에 앞장섰던 충칭 시 수뇌부에 단죄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홍콩 밍바오에 따르면 해외 도주를 방지하기 위해 시 주요 간부들의 해외출장을 단속하는 등 이미 이 같은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보 서기의 ‘브레인’으로 불렸던 충칭 시 상임위원인 쉬밍(徐鳴) 량장신(兩江新)구 서기는 최근 행방이 묘연해진 것으로 알려진다. 그는 지난 15일 보 서기의 해임 소식이 전해진 뒤 량장신 구 간부회의에서 중앙의 결정을 옹호한다는 입장을 밝히긴 했으나 18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 및 충칭 시 위원회 사이트의 주요 간부 명단에서 그의 사진과 함께 경력 소개가 사라졌다고 밍바오는 전했다. 때문에 그가 이미 파면됐을 것이라는 관측이 고조되고 있다.

쉬 서기는 보 서기의 심복으로, ‘창훙’을 기획한 인물이다. 그는 보 서기가 상무부장 재임 시절 정책연구실 주임으로 있다가 충칭 시로 함께 내려왔다. 보 서기의 주요 행사 때마다 늘 배석하는, 유일한 인물이었다. 그는 ‘범죄와의 전쟁’을 이끈 왕리쥔(王立軍) 전 충칭 부시장과 함께 보 서기의 ‘오른팔 왼팔’로 불렸다.

또 한 명의 측근인 황치판(黃奇帆) 충칭 시장은 아직 현직을 유지하고 있지만 곧 물갈이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왕리쥔이 미국 총영사관에 진입했을 때 왕 부시장의 신변을 확보하기 위해 충칭에서 300㎞ 떨어진 청두까지 무장부대를 이끌고 가 영사관을 포위했었다.

이 때문에 보 서기가 낙마할 경우 그도 함께 순장할 것으로 일찍부터 예상돼왔다. 미국에서 발행되는 중국어 신문인 다지위안은 황 시장의 후임으로 지난 2003년 사스 파동 때 파면된 멍쉐눙(盟學農) 전 베이징 시장이 선임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충칭 시의 선전(홍보)부와 조직부는 이미 장더장 부총리 파견에 앞서 차이밍자오 선전 부부장과 판리강 중앙조직부 위원장 겸 간부 2국장이 파견돼 물갈이가 진행되고 있다.

한편 태자당(太子黨)의 맹장인 보시라이의 실각으로 중국의 정치 계파 간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가운데 핵심부의 권력 지형 변화가 어떤 식으로 펼쳐질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의 권력은 후진타오 주석이 속한 공청단(공산주의청년단)과 태자당(혁명 원로 자제), 장쩌민 전 주석의 지지 기반인 상하이방 등 3개 계파로 나눠져 있다.

보시라이 사건은 태자당인 시진핑(習近平) 부주석이 차기 중국 최고지도자로 낙점된 가운데 현 정권의 실세인 공청단이 이를 견제하려는 차원에서 일어난 권력다툼으로 여겨진다. 애초 태자당과 상하이방이 공청단에 맞서기 위해 연합세력을 형성한 것으로 분석됐으나 상하이방이 부패 혐의로 잇따라 낙마하면서 기세가 크게 꺾였다. 특히 이번에 태자당의 보 서기가 탈락하면서 양측이 균형을 맞추거나 공청단 쪽으로 조금 더 기울어진 것으로 관측된다.

베이징 정가에서는 유임되는 시진핑 국가부주석(차기 주석)과 리커창(李克强) 부주석(차기 총리) 외에 5명가량이 최고지도부인 9명의 상무위원으로 이미 확정된 것으로 보고 있다.

<한희라 기자> /hanira@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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