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의 야성(野性)은 굳어지려나.

요즘 강원도민들을 만나면, 대부분은 여전히 “대체 우리를 뭘로 보는지..”라면서 집권세력에 대한 서운함을 감추지 못한다. 암하노불(巖下老佛:바위 아래 늙은 부처)로 불리다가 2010년부터 ‘바위 격파’의 의지를 보인 강원도 민심은 여전히 집권세력의 무시와 부당한 대우에 대한 하소연을 토해내고 있었다.

지난 1월 인천공항~평창 고속철도 백지화 논란이 그랬고, 일본 후쿠시마의 방사능 유출, 고리원전 고장과 은폐 논란 속에서도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않는 삼척원전 건설 계획이 그렇다.

또 지방경제 활성화를 위한 기업 유치과정에서는 미래형 또는 유망기업 보다는 화학촉매제를 사용함으로써 환경문제가 발생할지도 모르는 공장이 들어서고, 원주 기업도시 부지와 동해의 국가산업단지에는 5~20년째 황량한 바람만 불고 있는 점도 강원도민의 마음을 싸늘하게 한 요인이다.

한미FTA 날치기 통과 이후 석달간 농민 대책을 기다려봤지만 별다른 대책이 마련되지 못하자 횡성의 축산 농가의 시름은 깊어져만 간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어족의 변동으로 오징어와 명태가 잡히지 않는데 강원도를 비롯한 경북 동해안 어민들에 대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지 알 길이 없다는 하소연도 들린다.

만년 보수정당 편이라던 접경지에서는 이명박 정부의 과도한 긴장관계 조성으로 낭패를 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이미 보수단체의 대북삐라 뿌리기 캠페인이 시작되자 “당신들은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겠지만, 대포는 우리가 맞는다”며 저지한데 이어, 속초 고성 주민들은 금강산 관광 중단으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심지어 “저축은행 비리의혹과 관련해, 총선에 임박해 강원도 인사들을 줄줄이 도마에 올린 것은 검찰이 새누리당을 도와주기 위한 것이고, 이는 여당 정치인에 대해서는 대충 수사해서 무죄판결 받도록 하고 이광재 전 지사만 박연차 비리에 집요하게 엮어넣는 행태와 비슷하다”는 ‘음모론’까지 나돌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1,2년전부터 집권세력의 선처만을 기다리는 ‘망부석’ 같은 모습에서 탈피하고 휴전선과 해안선 철책선이 인위적으로 만든 이념적 보수 색채에서 벗어나, 변화와 개혁을 강하게 요구했음에도 강원도에 대한 중앙정부의 태도가 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의석수가 적어서 그런가’, ‘강원도 사람들은 저러다 말겠지라는 생각을 여전히 갖고 있는 것인가’라는 볼멘소리가 터져나온다.

하지만 도내 선거는 ‘정권심판론’이 전부는 아니다. 누가 민의를 중앙정치에서 잘 반영할 것이냐, 총선 전쟁을 달구고 있는 이슈에 대해 누가 진정성 있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선거구도는 얼마든지 바뀔 수가 있는 것이다. 춘천의 경우 미군부대 개발 방향과 무상급식에 대한 합리적 조정문제, 원주는 국가산업단지 및 혁신도시 기업도시의 순조로운 추진, 강릉은 동계올림픽과 연계한 지역발전 및 금속-화학분야 기업 유치 논란에 대한 대처, 동해-삼척은 원자력발전소 계획에 대한 지혜로운 해법 등이 표심의 물꼬를 틀어버릴수 있다.

속초-고성-양양의 경우 남북간 긴장해소와 금강산관광 문제, 홍천-횡성은 한미 FTA 농민 대책과 용문~홍천간 철도유치 문제, 태백-영월-평창-정선은 동계올림픽을 통한 지역 발전 및 소외지역 부양, 친환경적 올림픽 경기장 개발문제, 철원-화천-양구-인제는 군사시설보호구역 해제 및 완화 문제, 남북간 긴장 해소문제 등이 핫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함영훈 선임기자/ abc@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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