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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YT “교황-푸틴 만남, 세계관의 충돌”
극우 포퓰리즘 지지하는 푸틴
‘자유주의 도덕 표상’ 교황의 만남

프란치스코 교황(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로마 교황청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TASS]

이탈리아를 국빈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프란치스코 교황을 예방했다.

유럽에 확산된 극우 포퓰리즘에 지지를 표해온 푸틴과 극우주의로 인한 분열을 경계해온 교황의 회담은 단순한 만남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는 평가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로마 교황청에서 약 1시간 동안 교황과 회담을 가졌다.

‘지각 대장’으로 유명한 그는 이날도 늦게 도착해 당초 오후 1시30분으로 예정됐던 회담 시작이 1시간 가량 미뤄졌다.

두 사람의 회동은 2013년 11월, 2015년 6월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교황청은 회담 후 성명을 통해 “두 사람이 환경 문제를 비롯해 시리아, 우크라이나, 베네수엘라 사태 등 국제적 현안, 러시아에서의 가톨릭 신자들의 삶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교황은 푸틴 대통령에게 자신을 위해 기도해줄 것을 요청했고, 푸틴 대통령은 “구체적이고 흥미로운 대화에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NYT는 교황과 푸틴의 만남을 “세계관의 충돌”이라고 표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많은 유럽 자유주의자들에게 포퓰리즘의 부활과 이민자 악마화에 반대하는 ‘가장 위대한 도덕적 목소리’로 여겨지고 있다.

그러나 유럽 민족주의자들과 반(反)이민 정치인들, 동성애 반대자들에게 ‘진정한 정신적 강자’는 교황이 아닌 푸틴 대통령이란 설명이다.

NYT는 “국가주의자와 자유주의자 간의 이데올로기 양극화가 서구를 분열시키는 가운데, 유럽 대륙에서 기독교에 대한 엇갈린 견해를 대표하는 지도자들이 회담했다”고 평했다.

즉위 후 종교 간 일치와 화해를 강조해온 교황은 이날 러시아 정교회와의 관계 개선 이야기도 나눴을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교황의 러시아 초청 이야기는 나오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번 만남은 우크라이나 가톨릭 지도자들이 교황청을 방문하기 하루 전에 이뤄졌다.

우크라이나 가톨릭 지도자들은 5∼6일 교황청을 방문, 러시아 정교회와 우크라이나 정교회의 분열 등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우크라이나 정교회는 지난해 12월 우크라이나 정교회 창설을 선언하고 러시아 정교회에서 독립했지만, 러시아 정교회는 우크라이나 정교회의 정통성을 부인하면서 독립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푸틴은 교황과 작별한 뒤 세르지오 마타렐라 대통령,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와 차례로 회동했다.

이어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 겸 내무장관, 루이지 디 마이오 부총리 겸 노동산업부 장관과의 만찬장으로 이동했다. 

김현경 기자/p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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