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맥주, 소주 브랜드 ‘찰랑’ 유통 확대
참이슬 등 주요 제품보다도 도수 낮아
주류시장 침체 속 기존 업체 돌파 관건
[헤럴드경제=정대한 기자] 소주와 맥주를 섞어 마시는 ‘소맥’ 시장에 새로운 경쟁자가 등장했다. 하이트진로의 ‘테슬라’(테라+참이슬), ‘테진아’(테라+진로)에 맞서 오비맥주의 ‘찰스’(찰랑+카스)도 경쟁에 가세했다. 국내 맥주 시장 1위 ‘카스’를 앞세운 오비맥주가 소주 시장에도 뛰어들면서 주류업계의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24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는 지난달 제로슈거 소주 ‘찰랑’을 공식 출시하고 이달부터 유통망을 본격적으로 넓혀나가고 있다. 이달 중순부터는 서울 용산의 인기 식당인 석암생소금구이와 협업해 플래그십 스토어도 운영하고 있다.
오비맥주는 현재 서울 등 수도권과 제주 일부 지역의 음식점·주점을 중심으로 찰랑을 공급하고 있다. 초기 공급 물량의 약 90%는 수도권에 배분하고, 강남·여의도 등 주요 상권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편의점과 대형마트 등 가정용 유통 채널에는 시장 반응을 살펴본 뒤 확대 여부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찰랑은 오비맥주가 지난 2024년 신세계그룹으로부터 제주소주를 인수한 이후 국내에 처음 선보이는 소주 브랜드다. 제품은 전량 오비맥주 제주공장에서 생산한다. 알코올 도수는 15도다. 최근 도수를 낮춘 하이트진로의 ‘참이슬 후레쉬’와 ‘진로’, 롯데칠성음료의 ‘처음처럼’, ‘새로’ 등 주요 제품의 15.7도보다도 0.7도 낮다.
오비맥주가 내세울 수 있는 가장 큰 경쟁력은 기존 카스의 영업망이다. 오비맥주는 그동안 카스를 전국 음식점과 주점에 공급해 왔지만, 함께 소비되는 소주 매출은 경쟁업체에 내줘야 했다. 찰랑 출시로 자체 소주와 맥주를 함께 판매할 수 있게 되면서 기존 거래처를 활용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소맥 조합은 주류업계에서 제품 판매와 인지도를 높이는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된다. 지난 2019년 하이트진로가 테라를 출시한 이후 ‘테슬라’, ‘테진아’ 등의 조합이 인기를 끌었다. 하이트진로는 2023년 켈리를 선보인 뒤 진로이즈백과 결합한 ‘켈리백’ 마케팅에 나서기도 했다. 오비맥주 역시 찰랑 출시로 카스와 자체 소주를 결합한 소맥 마케팅을 펼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오비맥주는 제주소주 인수 초기에는 국내보다는 해외 시장 수출에 무게를 뒀다. 지난해 수출 전용 소주 브랜드 ‘건배짠’을 선보였고, 말레이시아·싱가포르·대만·캐나다 등 4개국에 공급했다. 미국에서는 또 다른 소주 브랜드 ‘찰랑’을 출시했다.
오비맥주의 소주 시장 진출이 주목받는 것은 과거 제주소주의 실패 사례 때문이다. 제주소주는 2011년 제주 지역 향토기업으로 출발했으며, 2014년 ‘올레소주’를 출시했다. 이후 이마트가 지난 2016년 약 190억원에 인수했고, 이듬해 기존 제품을 재단장한 ‘푸른밤’을 선보이며 전국 소주 시장 공략에 나섰다.
당시 제주소주 인수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주도한 사업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2017년부터 2020년까지 누적 영업손실만 434억원을 기록했다. 결국 2021년 푸른밤 생산을 중단했고, 이후 신세계L&B에 흡수합병돼 수출용 소주와 위탁생산(ODM)을 중심으로 사업을 이어갔다. 2024년에는 오비맥주가 제주소주를 인수하면서 주인이 다시 바뀌었다.
시장 상황은 녹록지 않다. 주류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를 겪고 있어서다. 국세청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주류 출고량은 298만8000㎘로 전년(315만1000㎘)보다 5.2% 감소했다. 10년 전인 2015년(380만4000㎘)과 비교하면 21.5% 감소한 규모다.
소주와 맥주 모두 부진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맥주 출고량은 151만9000㎘로 전년(163만7000㎘) 대비 7.2% 줄었다. 희석식 소주 출고량도 같은 기간 81만6000㎘에서 79만3000㎘로 2.8% 감소했다. 두 주종 모두 3년 연속 감소세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소주 시장은 기존 업체들의 충성도와 유통망이 견고해 후발 주자의 진입이 쉽지 않다”며 “오비맥주가 카스의 영업망을 활용해 찰랑의 입점을 확대하고, 이를 지속적인 판매로 연결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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