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결제원 2026 페이먼트 인사이트 세미나

네이버페이·금결원, AI 결제 기술검증 추진

“온라인 증권사 위블 LLM 기반 거래 20% 전망”

조재박 네이버페이 부사장이 지난 23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금융결제원 주관으로 열린 ‘2026 페이먼트 인사이트 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다. 경예은 기자.
조재박 네이버페이 부사장이 지난 23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금융결제원 주관으로 열린 ‘2026 페이먼트 인사이트 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다. 경예은 기자.

[헤럴드경제=경예은 기자] “앞으로 에이전트가 금융사의 고객이 된다. 지난 40년간 결제 인프라와 오픈뱅킹, 마이데이터를 발전시켜왔다면 이제 이용자 맞춤형 추천과 비용 절감이 중요해질 것이다.”

지난 23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금융결제원 주관으로 열린 ‘2026 페이먼트 인사이트 세미나’에서 조재박 네이버페이 부사장은 이 같이 밝혔다.

현재 금융결제원과 네이버페이는 AI 에이전트에 결제 권한과 한도를 부여해 상품 탐색부터 구매까지 맡기는 기술검증(PoC)을 진행하고 있다. 이용자가 “20만원짜리 운동화 가격이 18만원 아래로 내려가면 사달라”고 설정하면 AI가 조건에 맞춰 결제하는 방식이다.

조 부사장은 AI 에이전트가 확산하면 소비자의 구매 방식뿐 아니라 판매자들의 경쟁 구조도 달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예전에는 상품을 알리고 마켓플레이스에 등록해 좋은 자리에 노출하는 것이 중요했다”며 “앞으로는 에이전트가 가장 좋은 조건을 찾아 움직이기 때문에 상품의 가격과 품질이 더 중요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에서는 AI를 활용한 금융거래가 확산하고 있다. 미국 온라인 증권사 위블은 AI와 외부 서비스를 연결하는 모델 컨텍스트 프로토콜(MCP)을 활용해 대화형 AI 기반 주식 거래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조 부사장은 “위블의 전체 거래 가운데 대규모언어모델(LLM)을 통해 유입되는 비중은 약 8%로, 연말에는 20%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예전에는 증권사 앱을 켜고 여러 인증을 거쳐 계좌를 선택한 뒤 주식을 매수해야 했지만 이제는 이런 과정이 대화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자산을 일상적인 결제와 연결한 사례도 소개했다. 미 최대 디지털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의 ‘코인베이스 원 카드’는 보유자산 규모에 따라 결제금액의 최대 4%를 비트코인으로 돌려주는 신용카드다. 조 부사장은 “현금 사용을 코인 보유와 연결해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방식”이라고 평가했다.

미래 금융 결제 환경에서 스테이블코인의 역할도 언급했다. 조 부사장은 “스테이블코인은 최근 주춤한 부분이 있지만 발행 규모가 약 400조원에 이른다”며 “이 정도 규모면 제도권으로 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이런 자산을 잘 처리하는 역량도 미래 금융에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블록체인 기반 예측시장인 폴리마켓도 금융시장 변화의 사례로 꼽았다. 폴리마켓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결정이나 선거 등 미래 사건의 결과에 자금을 걸고 거래하는 플랫폼이다. 조 부사장은 “폴리마켓은 도박으로 볼 수 있는 측면도 있지만 사람들이 자기 돈을 걸고 예측한다는 점에서 금융시장에 대한 전망을 보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모회사인 인터컨티넨털익스체인지(ICE)가 폴리마켓에 약 16억달러를 투자한 점에 주목했다. 지난해 10월 ICE의 투자 발표 당시 폴리마켓의 기업가치는 약 80억달러로 평가됐다. 조 부사장은 “시장 데이터와 이용자들의 관심·심리를 포착해 결제나 금융투자를 추천하는 역량이 앞으로 더 큰 경쟁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금융 인프라도 AI 에이전트 시대의 경쟁력이 될 것으로 평가했다. 조 부사장은 금융서비스를 ▷연결 ▷통합 조회 ▷비교·추천 ▷에이전트 위임 실행 ▷에이전트 자율 관리 등 다섯 단계로 구분하며 한국은 앞선 세 단계에서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갖췄다고 진단했다.

그는 “미국에도 금융 데이터를 모아주는 민간 회사인 플래이드가 있지만 우리나라 마이데이터 인프라에 비하면 여전히 약한 수준”이라며 “이런 인프라는 앞으로 지급결제나 AI 에이전트 도입에도 귀중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AI 에이전트가 직접 금융거래에 나서기 위해서는 보안 체계를 마련을 과제로 제시했다. 조 부사장은 “편의성이 높아질수록 보안 위험도 커진다”며 “AI 에이전트 인증과 한도 관리, 이상 거래 확인을 통해 이용자에게 자율성을 주면서도 금융 인프라를 안전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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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you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