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주말시위 장갑차 등 투입… “시위 계속”

프랑스 전역 폭력시위에 2000명 이상 체포

루브르 박물관 폐쇄, 에펠탑은 정상 운영

파리 일부 지역 야간 통행 제한에 검문 강화

다음달 초 총파업 예고에 여행객 불안 확산

17일 프랑스 파리 레퓌블리크 광장 인근에서 열린 시위 도중 한 가판대가 불타오르는 가운데 시위 참여자가 돌을 쥐고 있다. [게티이미지닷컴]
17일 프랑스 파리 레퓌블리크 광장 인근에서 열린 시위 도중 한 가판대가 불타오르는 가운데 시위 참여자가 돌을 쥐고 있다. [게티이미지닷컴]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다음 주 파리로 신혼여행을 떠나는데 괜찮을까요?”

낭만의 도시 프랑스 파리로 신혼여행을 앞둔 여행객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프랑스 전역에서 반정부 시위가 폭력 사태로 번지면서 세계적인 관광 명소인 루브르 박물관이 문을 닫고 파리 일부 지역에는 야간 통행 제한까지 내려졌기 때문이다. 에펠탑과 개선문 등 주요 관광지는 정상 운영되고 있지만 추가 시위와 전국적인 총파업이 예고되면서 여행 일정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미 항공권과 숙소를 예약한 여행객들 사이에서는 여행을 예정대로 떠나도 되는지, 취소할 경우 비용을 돌려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루브르 문 닫고 야간 통금까지…파리 관광지는 괜찮을까

프랑스 당국은 대규모 시위가 예고된 이번 주말에 장갑차, 물대포 차량, 헬기, 드론 등과 함께 경찰 7만명을 투입할 방침이다.

블룸버그 통신, AFP 등에 따르면 로랑 뉘녜즈 프랑스 내무장관은 23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폭력을 저지르는 폭도와 약탈꾼들에게는 강경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테러 작전에 투입되는 특수정예팀이 시청 등 공공기관의 시설을 보호할 예정이며, 헬기와 드론, 장갑차 약 20대, 물대포 차량 15대도 투입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뉘녜즈 장관은 “타협은 절대 없다”라며 “단호하게 체포하고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난달 공교육의 질과 생활비 상승에 항의하며 시작된 프랑스의 반정부 시위는 지난 주말 전국적인 폭력 사태로 확산했다. 시위대 수천명이 경찰과 충돌하고 차량과 공공시설에 불을 지르는가 하면 상점 약탈까지 벌어졌다.

프랑스 내무부에 따르면 이번 사태로 2000명 이상이 체포됐으며 경찰관 약 1000명이 부상했다. 프랑스 당국은 지난 19일 파리와 니스, 릴, 리옹 등 주요 도시 일부 지역에 통행금지령을 내리는 등 치안 확보에 나섰다.

수도 파리에서는 레퓌블리크 광장(공화국광장)과 주변 대로가 시위의 중심지가 됐다. 대규모 충돌이 발생한 레알 상업지구에서는 상점들이 약탈당하거나 파손됐으며 바스티유 광장과 콩코르드 광장에서도 경찰과 시위대가 대치했다.

지난 19일(현지시간) 프랑스 수도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 입구가 시위대에 의해 봉쇄돼 방문객들이 바깥에서 대기하고 있다. [EPA]
지난 19일(현지시간) 프랑스 수도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 입구가 시위대에 의해 봉쇄돼 방문객들이 바깥에서 대기하고 있다. [EPA]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명소도 영향을 받았다. 지난 19일 시위대가 루브르 박물관 입구를 봉쇄하면서 박물관 운영이 중단됐다. 이미 입장권을 구매한 관광객들이 항의했지만 당시 재개관 일정은 발표되지 않았다.

반면 에펠탑과 개선문 등 주요 관광지는 대부분 정상 운영되고 있다. 뤽상부르 공원과 튈르리 정원에서도 관광객들이 산책을 즐기고 있으며 카페와 식당도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NYT는 20일 파리 중심가의 주요 도로가 정리되면서 시민들이 일상으로 복귀하는 모습도 나타났다고 전했다. 다만 시위가 관광지 인근으로 확산하거나 경찰이 안전 확보를 위해 출입을 통제할 경우 시설이 예고 없이 폐쇄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

파리의 야경을 즐기려는 여행객들은 야간 이동에도 주의해야 한다. 파리 당국은 레퓌블리크 광장과 레알 등 폭력 시위가 발생한 지역에서 오후 8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공공 집회를 금지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야간 공공장소 출입도 제한하고 있으며 경찰 검문도 강화됐다.

다만 공공 집회 금지와 일반인의 통행금지는 구분해야 한다. 파리 전역에서 관광객의 야간 외출이 금지된 것은 아니며 실제 이동 제한 범위는 지역별 조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파리 외 다른 관광도시의 상황도 불안정하다. 남부 항구도시 마르세유에서는 시위대가 시청에 난입해 건물을 훼손하고 프랑스 공화국을 상징하는 마리안 흉상을 넘어뜨렸다. 리옹에서는 수만명이 거리 행진에 참여했으며 일부 시위대가 관광청 건물에 불을 질렀다. 보르도와 릴, 칼레, 리모주 등에서도 공공시설 피해가 발생했다.

현지 관광업계는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이 집중된 지역을 피하고 상대적으로 소요가 적은 센강 남쪽 지역을 중심으로 여행 일정을 짜는 방안을 권고하고 있다. 파리 관광청 역시 공식 웹사이트와 관광객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관광시설 운영 시간과 교통 상황을 확인할 것을 당부했다.

24일·31일 추가 시위, 내달 총파업까지…여행 취소하면 환불될까

파리에서 18일(현지시간) 시위대가 바리케이트에 불을 지르자, 한 남성이 이를 진화하려 하고 있다. [AP]
파리에서 18일(현지시간) 시위대가 바리케이트에 불을 지르자, 한 남성이 이를 진화하려 하고 있다. [AP]

여행객들에게 가장 큰 변수는 앞으로 예정된 추가 시위다. 프랑스의 대중 시위 운동인 ‘노란 조끼’ 측은 오는 24일과 31일, 다음 달 5일 파리 바스티유 광장과 레퓌블리크 광장 등에서 집회를 예고했다. 구체적인 집회 시간과 행진 경로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프랑스 노동조합도 다음 달 5일 전국적인 총파업을 촉구했다. 총파업이 현실화하면 철도와 지하철, 버스 등 대중교통 운행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 파리에서 기차를 타고 다른 도시로 이동하거나 공항으로 향하는 관광객들에게는 특히 부담이 될 수 있다.

프랑스에서는 운송 노동자가 파업 예정일 48시간 전까지 사전 통지해야 한다. 이에 따라 여행객들은 이동을 앞두고 철도와 대중교통 운영사의 공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다만 총파업이 예고됐다고 모든 교통편이 중단되는 것은 아니며 실제 운행 차질은 파업 참여 규모와 노선에 따라 달라진다.

여행 취소에 따른 비용 부담도 주의해야 한다. 폭동이 발생했다는 이유만으로 항공권과 숙박비를 모두 돌려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NYT는 일반적인 여행자 보험의 경우 시위나 폭동 등 시민 소요 사태로 인한 여행 취소를 보장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다만 ‘어떤 이유로든 취소’ 특약에 가입하고 보험사가 정한 조건을 충족했다면 여행 비용의 일부를 돌려받을 수 있다.

항공권과 숙박시설의 환불 가능 여부도 예약 조건에 따라 달라진다. 항공편이 실제로 결항했는지, 숙박시설이 정상 운영되는지, 무료 취소 기간이 남아 있는지 등을 각각 확인해야 한다. 여행자 보험에 가입했다면 보장 대상과 면책 조항을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현재 상황만으로 파리 여행 전체가 불가능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에펠탑과 개선문 등 주요 관광지는 대부분 운영을 이어가고 있고 파리의 일상도 상당 부분 유지되고 있다. 다만 시위가 발생한 지역에서는 경찰과 시위대의 충돌 위험이 있으며 관광시설 폐쇄나 교통 통제가 예고 없이 이뤄질 수 있다.

특히 오는 24일과 31일, 다음 달 5일처럼 대규모 시위와 파업이 예정된 날짜에 파리를 방문한다면 이동 경로와 관광 일정을 탄력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 한국인 여행객들은 외교부 해외안전여행 홈페이지에서 최신 여행경보와 안전 정보를 확인하는 것도 필요하다.

NYT는 프랑스 주요 관광지가 대부분 운영을 이어가고 있지만 추가 시위와 총파업이 예고된 만큼 여행객들이 현지 언론과 정부 여행경보를 수시로 확인해야 한다고 전했다.


sj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