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슐랭에 집착한 적 없다”…미슐랭만 3개, 日 라멘계 ‘슈퍼스타’[미담:味談]
[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집착의 ‘미로(迷路)’, 미슐랭. 수 많은 셰프가 오늘도 미슐랭에 오르는 길을 찾아 헤매고 있다. 그 길에 이정표조차 보이지 않는다. 그야말로 미로에 갇힌 것만 같다. 그럴수록 미슐랭에 대한 셰프들의 집착은 커진다. 미슐랭 레스토랑을 탐문하는 것은 기본이다. 미슐랭 가이드가 제안하는 5가지 기준 ▷요리 재료의 수준 ▷요리법과 풍미의 완벽성 ▷요리에 대한 셰프의 개성과 창의성 ▷가격에 합당한 가치 ▷전체 메뉴의 통일성 등에 맞춰 거액의 투자도 아끼지 않는다. 그럼에도 미슐랭에 도착한 이는 극소수뿐이다. 애당초 주관적이로 추상적인 미슐랭의 기준이 뜬구름 잡는 말은 아닐까. 세계적인 미식의 격전지 도쿄에서 미슐랭 가게만 3개를 운영하는 미슐랭을 만드는 ‘신의 손’ 미즈하라 히로미츠(40·水原裕満) 셰프는 단 한번도 미슐랭에 집착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는 미슐랭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많은 셰프들이 했던 말과 같다. 그에게 미슐랭은 자신의 요리를 완성하기 위해 나아
2025.04.27 21:00
“중국에 김치 뺏길 것”…안성재·강민구 스승의 섬뜩한 경고[미담:味談]
[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절망적 목적지를 모르는 것마냥, 우리는 그곳을 향해 전력 질주하고 있다. 심각한 기후 위기로 한국에서 계절이 사라지고 있다. 며칠 전 만개한 벚꽃 위로 차가운 눈이 쏟아져 내렸다. 눈이 내리고 이틀 뒤에는 낮 기온이 27℃로 치솟았다. 올해 여름은 사상 최고의 폭염이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아마도 폭염은 매년 신기록을 갱신할 것이다. 지독히도 더운 여름이 무려 5개월 이상 이어질 수도 있다. 봄과 가을은 짧아지고, 따뜻하고 건조한 겨울만이 이어질 뿐이다. 계절의 변화는 밥상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계절감 있는 재료가 강정이라던, 한식의 근간마저 무너지고 있다. 수온의 증가로 한국의 대표 어종인 고등어, 오징어, 명태 등이 급감했다. 봄나물과 배추, 무 등 농작물도 한반도에서 점차 사라져가고 있다. 과거 흔히 먹던 고등어구이, 오징어볶음, 온갖 산나물은 고급 한식집에서만 먹을 수 있는 요리가 될지 모른다. 지금보다 훨씬 많은 식량을 해외에 의존하는 암울한 미
2025.04.20 21:30
광례와 물질한 ‘파란 눈의 셰프’…그가 차린 해녀의 밥상 [미담:味談]
[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일렁이는 청록빛 제주 바다는 어쩌면 해녀들의 눈물은 아닐까. “앞으로 내 밥 여기다 줘요.”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에서 관식은 아내 애순과 어린딸 금명이 있는 밥상에 돌아 앉으며 선포하듯 말한다. 그리고 콩밥 위에 콩을 골라 크게 한 숟갈 금명에게 넘겨준다. 남자 밥상, 여자 밥상이 따로 있던 시절이었다. 남자 밥상에는 조기 구이에 제철 나물들로 거한 한상이 차려졌다. 국에도 건더기가 그득했다. 여자 밥상에는 생선 대가리, 건더기가 보이지 않는 국, 장아찌가 전부였다. 콩알 하나 찾기 힘든 콩밥마저 까맣게 늘러붙은 아랫밥만 긁어 먹어야 했다. 관식의 행동은 그런 낡은 부조리에 대한 저항이었다. 드라마의 배경이 되는 1950~1970년대는 그래도 되는 시대였다. 당시 해녀의 밥상에는 지독히도 배고프고 고달팠던 제주 여성들의 삶이 담겨있다. 가족을 위해 목숨을 걸고 바다에 들어가면서, 남자들이 먹다 남은 잔반으로 배를 채워야 했던 그들이었다. 바다
2025.04.13 21:00
토니안도 ‘시체냄새’로 신고당했다…청국장 세계화 장담한 ‘미식 외교관’[미담:味談]
미슐랭 돼지곰탕 옥동식의 옥동식 셰프 인터뷰 NYT 선정 뉴욕 미식 8선…“인생 최고의 스프” 한식 세계화 조건은 ‘현지 식재료로 만든 요리’ ‘시원한 맛’ 제7의 맛으로 세계에 인정받고파 [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엄마 옆집에서 시체 썩는 냄새가 나요!” 가수 토니안이 미국에 살던 어린시절, 그의 집에 경찰이 들이닥쳤다. 경찰이 집안을 뒤져 발견한 건 끓고 있던 청국장이었다. 청국장 냄새를 ‘시체 썩은 내’로 오해한 주민이 경찰에 신고해 벌어진 일이었다. 해외에 거주한 한국인 중에는 비슷한 일을 경험한 이들이 많았다. 이런 사실이 미디어를 통해 알려지면서, 우리에게 익숙한 한식이 외국인에게는 끔찍한 ‘악식(惡食)’이 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싹트기 시작했다. 나아가 한식의 세계화는 불가능 하다는 마음의 벽마저 세워졌다. 돼지곰탕으로 세계를 놀라게 한 옥동식 셰프는 말한다. 청국장도 세계인이 사랑할 수 있다고. 단 하나의 조건이 있다. 온전히 해외의 식재료로 만든 청국장이어야 할
2025.04.06 21:00
악식 취급당한 ‘한국의 맛’, 미식의 정점에 오르다 [미담:味談]
밍글스 강민구 셰프 인터뷰 미슐랭 3스타…“비결은 장” “한국의 장 ‘조화의 매개체’” “한식을 세계 미식 주류로” [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미식의 정점에 오르니, 그곳엔 ‘장(醬)’이 있었다. 악식으로 취급받던 ‘한국의 맛’이 있다. 해외여행 자유가 풀린 1980년대, 한국인 여행객들이 꼭 챙긴 것이 있으니, 바로 ‘장’이었다. 해외 음식에 경험이 부족한 한국인들은 외국에만 가면 쫄쫄 굶기 일쑤였다. 된장, 고추장, 간장은 한국인들에게 생존을 위한 구호품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한국의 장을 처음 본 외국인들에게 장이 풍기는 냄새와 모양은 견디기 힘든 것이었다. 된장을 똥으로 오해해 신고하는 웃지 못할 해프닝도 비일비재했다고 한다. 한국의 장은 미식과 거리가 먼 존재로 치부됐다. 40년이 흐른 지금, 미식의 세계에서 장의 위치는 완전히 뒤바뀌었다. 악식에서 미식으로, 미식에서도 그 정점에 오르기까지. 그 길에는 셰프들의 땀과 눈물이 베어 있고, 중심에는 강민구 셰프가 있다. 그
2025.03.30 21:00
“빠른 성공의 비결, ‘거짓’뿐”…천재 셰프가 되버린 반항아 [미담:味談]
미슐랭 2스타 프렌치 파인다이닝 알렌, 서현민 셰프 인터뷰 미식을 찾기 위한 하루 14시간 그렇게 17년…각고의 세월 ‘손님의 머릿속에 계절을 만든다’…계절을 담은 알렌의 미식 [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지독한 노력으로 ‘천재(天才)’라 불리는 ‘범재(凡才)’가 있다. 그는 프랜치 파인다이닝 ‘알렌’의 서현민 셰프다. 2019년 한국에 혜성처럼 등장해, 1년만에 미슐랭 2스타에 오르고, 2021년 알렌을 오픈해 3년만에 다시 미슐랭 2스타에 오른 그에게 대중은 충격을 금치 못했다. 한국 최초를 넘어 세계에서도 찾기 힘든 기록이었다. 사람들은 서현민 셰프를 ‘천재’라 부르는 한편, 그처럼 빠른 성공을 거두기를 바랐다. 서현민 셰프는 그들에게 ‘허상(虛像)’을 보고 있다고 말한다. 그들이 보고 있는 천재 서현민은 없다고 한다. 남들과 똑같은 평범한 능력의 사람일뿐이라고. 뒷단에는 사람들이 보지 못한 각고의 세월이 있었다고. 천재라 부르는 건 그런 그들이 만들어 낸 허상이라고 한다.
2025.03.23 21:00
“양념치킨도 한식이다”…‘관념의 틀’ 깬 한식계 이단아 [미담:味談]
미슐랭 1스타 소울의 윤대현·김희은 셰프 인터뷰 “한식, ‘한국의 식문화’를 아우르는 개념 ” “소울, 손님과 ‘공감’ 할 수 있는 공간되기를” [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이것은 한식을 가둔 ‘관념의 틀’에 대한 이야기다. 우린 때론 좁고 단단한 관념의 틀 안에 어떤 대상을 가둬놓곤 한다. 관념의 틀 안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난 대상은 정의(定義)를 부정당한다. 존재하지만 정의할 수 없는, 공허 속으로 떨어진다. 고정관념과 편견을 이토록 장황하게 설명한 이유는, 스쳐지나칠 짧은 표현으론 단어가 내포한 끔찍한 의미를 우리는 좀처럼 깨닫지 못하기 때문이다. 한식을 가둔 관념의 틀은 비좁고 견고하다. 그것은 ‘포지티브 규제’와 같다. 김치, 비빔밥, 불고기 등 몇몇 음식만을 한식으로 허용한다. 그 외의 것은 한식으로 실격이다. 문화의 뒤섞임으로 수 많은 음식이 태어나고 있지만, 사회는 그것들을 한식으로 용납하지 않는다. 정체불명의 무언가일뿐. 그러다보니 웃지못할 해프닝도 일어난다. 과거 국
2025.03.16 22:00
“소금빵 다음, ‘샌드위치’ 뜬다”…롯데호텔 제과장의 ‘촉’[미담:味談]
나성주 롯데호텔 제과장 인터뷰 “‘조리빵’, ‘단팥빵’, ‘페이스트리’ 다음 히트상품으로 자리잡을 것” “새로움에 대한 열망이 미식 철학” [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2005년 ‘슈니발레’, 2010년 ‘마카롱’, 2015년 ‘대왕카스테라’, 2020년 ‘소금빵’. 국내 제과제빵 시장엔 대략 5년을 주기로 초거대 히트상품이 등장하곤 했다. 새로운 주기가 시작된 2025년, 다음 차례의 히트상품에 업계의 관심은 고조되고 있다. 세계요리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33년 동안 롯데호텔에서 제과제빵 한 길을 걸어온 나성주 제과장(제과제빵 기능장)은 ‘조리빵’, ‘단팥빵’, ‘페이스트리’가 새로운 히트상품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가 전망한 첫 번째 히트상품은 ‘조리빵’이다. 샌드위치와 고로케, 소시지빵 등 주로 식사 대용으로 먹는 빵을 의미한다. 샌드위치를 필두로 조리빵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성심당은 지난달 22일 샌드위치 메뉴만을 파는 ‘성심당 샌드위치’ 매장을 새로 오픈했다. 프랜
2025.03.09 22:10
“한국은 왜 ‘제면’을 포기했나”…한국에 온 日 셰프는 ‘진심’을 원했다[미담:味談]
혼마 히로토 사루카메 오너셰프 인터뷰 “돈만 좇아선 성공 어려워…음식에 ‘진심’ 담아야” “한국에서 100명의 제자 양성하고파” [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제면조차 하지 않으면, 그것은 가짜 아닐까요?” 일본에서는 작은 라멘집조차, 제면(면을 직접 만드는 것)을 하고 주방 한 켠에서는 교자를 빚는다. 라멘만이 아니다. 우동, 소바. ‘국수’ 종류를 파는 식당이라면, 제면은 특별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제면을 하지 않는 식당은 무시받는다. 제면을 하는 식당이라고 특출나게 비싸지 않다. 제면을 하지 않는 식당이 저가로 낮춰질 뿐이다. 밥집에서 밥을 하는 것처럼 면을 파는 곳이라면 제면을 하는 건 당연하게 취급되기 때문이다. 반면, 한국에서는 제면을 하는 곳을 찾기 힘들다. 1만원이 넘는 가격의 라멘을 팔면서도 제면을 하는 곳은 많지 않다. 라멘뿐 아니다. 일부 평양냉면, 칼국수집을 제외하고는 당연한 듯 공산품을 쓴다. 제면이 드물기 때문에 제면을 하는 곳은 커다랗게 ‘자가제면’을 내건
2025.03.03 21:30
“세계 수준 미식 원한다면”…韓 최초 미슐랭 1스타, 열정페이 논란 ‘스타지’에 입 열다 [미담:味談]
[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스타지가 한국 다이닝 시장 수준을 끌어 올릴 동력이 될 것입니다.” ‘열정페이’ 논란으로 한국에서는 제대로 시도조차 하지 못한 ‘스타지’(stage·무급 견습생). 국내 최초 미슐랭 1스타 셰프로 유명한 방기수 셰프는 한국의 다이닝 시장이 세계 정상급으로 성장하기 위해 스타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서울 강북구에 위치한 ‘깃든’에서 만난 방기수 셰프는 요리에 대한 열정과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이었다. 그는 2시간 동안 미식과 한국의 요식업에 대한 생각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그 중에서도 가장 관심을 끈 내용은 스타지였다. 어쩌면 예민할 수 있는 이 주제임에도, 그는 거리낌 없이 지론을 펼쳤다. “세계적인 수준의 미식을 위해서는 스타지가 필요합니다. 한국의 다이닝 시장이 확대되는 지금이 스타지를 도입할 적기라고 생각합니다. 음식의 질은 결국 ‘비용’ 문제입니다. 최상급의 재료를 최고의 셰프가 정성스럽게 요리하고 거기에 맞는 분위기를 인테리어하는 데는 생각보다
2025.02.16 2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