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거주택 상속세 주의할 점
주소 달랐던 49일에 상속공제 ‘발목’
억울하게 더 낼 세금 지키는 방법은
최대 6억원 공제받으려면 동거 입증
당시 공동생활 자료 뒷받침해야
경로당 이용 조건·돌봄 자료 준비해야
주거비, 식비, 교통비 등 숨만 쉬어도 돈이 나가는 세상입니다. 그런데 쉽게 눈에 띄지 않지만 우리 삶에 깊이 들어와 있는 지출이 하나 더 있죠. 바로 ‘세금’입니다. 절세 전문가의 상담 사례를 바탕으로 일상에서 겪을 수 있는 세금 고민을 ‘이왕 낼 세금 상담소(이·세·상)’에서 쉽게 풀어드리겠습니다.
실제로는 한집에서 생활했어도 주민등록이 다르면 동거를 인정받을 수 없는 걸까요.
#. 퇴직 교사 이세상(66) 씨는 40년간 지체·청각장애가 있는 어머니를 모시고 살았다. 2014년 직장과 가까운 경기도 전셋집으로 이사한 뒤에도 출근길마다 서울 흑석동 경로당에 모셔다드렸다. 어머니가 오랜 친구들을 만나며 적적함을 달래던 곳이었다.
문제는 경로당 이용 조건이었다. 해당 동네에 주민등록이 있어야 한다는 말에 어머니의 주소를 잠깐씩 흑석동으로 옮겼다. 2015년부터 2018년까지 네 차례, 총 49일이었다. 주소만 달랐을 뿐 어머니는 줄곧 이 씨의 집에서 식사하고 생활했다. 재개발이 끝난 2018년 말에는 새 아파트에도 함께 입주했다.
2024년 4월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면서 이 씨는 시가 16억원의 아파트를, 누나는 예금 2억원을 물려받았다. 상속세를 알아보던 이 씨는 부모와 10년 이상 함께 사는 등 요건을 갖추면 ‘동거주택 상속공제’로 최대 6억원을 공제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하지만 문제는 주민등록상 주소가 달랐던 49일이 걸림돌이 된 것. 결국 공제를 적용하지 않고 상속세 3억2980만원을 납부했다. 이후 어머니와 실제로 함께 살았다는 사실을 입증한 이 씨는 약 2억원의 상속세를 돌려받게 됐다. 주소가 달랐던 49일, 어떻게 동거 사실을 인정받을 수 있었을까.
국세언니 김혜리 세무사와 함께 동거주택 상속공제의 요건과 실제 동거 사실을 입증해 이미 낸 세금을 돌려받는 방법을 살펴봤다.
Q. 부모님을 10년 이상 모시고 살았다면 동거주택 상속공제를 받을 수 있나요?
A. 함께 산 기간만으로 결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동거주택 상속공제는 부모님과 장기간 함께 산 자녀가 그 집을 상속받을 때 최대 6억원을 상속세 과세가액에서 빼주는 제도입니다. 세금에서 6억원을 바로 깎아주는 것은 아닙니다.
공제를 받으려면 상속개시일부터 거슬러 올라가 10년 이상 계속 함께 살았는지, 그 기간 같은 세대로서 1세대 1주택 요건을 충족했는지 확인해야 해요.
상속인이 미성년자였던 기간은 10년 동거기간에서 제외합니다. 어릴 때부터 함께 살았더라도 성년이 된 뒤의 동거기간으로 요건을 충족하는지 따져야 합니다.
또 꼭 같은 집에서 10년을 살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2011년 이후 상속분이라면 부모님과 함께 이사하며 공동생활을 이어간 기간을 합산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함께 생활했는지 여부가 중요해요.
재개발·재건축 때문에 임시 전셋집으로 옮겼더라도 함께 거주했다면 동거기간에 포함할 수 있다는 뜻이죠. 단, 부모님과 따로 산 기간이 있다면 원칙적으로 그 전후의 동거기간을 단순히 더할 수는 없습니다.
아울러 집을 상속받는 자녀도 상속개시일 현재 무주택이거나 부모님과 공동으로 1주택만 보유하는 등 법정 요건을 갖춰야 합니다. 이 요건을 충족한 자녀가 해당 주택을 실제로 상속받아야 하고요.
공제액은 상속주택과 부수토지 가액에서 해당 부동산에 담보된 부모님의 채무를 뺀 금액으로 계산하며, 최대 6억원까지입니다. 과거 상속분은 상속개시일 당시 법령을 기준으로 공제 요건과 한도를 확인해야 합니다.
Q. 동거주택 상속공제를 받지 못하면 상속세를 얼마나 더 내야 하나요?
A. 세상 씨의 경우 동거주택 상속공제 적용 여부에 따라 상속세가 1억9885만원 차이 납니다.
어머니가 남긴 재산은 아파트 16억원과 예금 2억원으로 총 18억원입니다. 장례비 1000만원을 뺀 상속세 과세가액은 17억9000만원입니다. 여기에 일괄공제 5억원과 금융재산상속공제 4000만원을 적용하면 과세표준은 12억5000만원이 됩니다. 산출세액은 3억4000만원이며, 신고세액공제 3%를 반영한 납부세액은 3억2980만원입니다.
동거주택 상속공제 6억원을 추가로 적용하면 과세표준은 6억5000만원으로 낮아집니다. 산출세액은 1억3500만원, 신고세액공제를 반영한 납부세액은 1억3095만원입니다. 사례의 다른 조건이 같다면, 주소가 달랐던 49일에도 실제로 함께 살았다는 점을 인정받느냐에 따라 약 2억원의 세금 차이가 나는 셈입니다.
Q. 어머니와 40년을 함께 살았는데, 세무서는 왜 주소가 달랐던 49일을 문제 삼았을까요?
A. 세무서는 어머니와 세상 씨의 주민등록상 주소가 달랐던 49일 동안 동거가 끊겼다고 봤죠. 이때 ‘실제로 떨어져 살았지만 예외를 인정받는 경우’와 ‘주소만 달랐을 뿐 함께 산 경우’를 구분해야 하는데요.
세법은 군 복무나 진학, 전근 등 근무상 형편, 일정한 치료·요양 등으로 일시적으로 별거한 경우 계속 동거로 인정하는 예외를 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경로당 이용 등은 그 자체로 법정 별거 사유가 되지 않았던 것이죠.
이 씨도 이 부분이 쟁점이었습니다. 세무서는 경로당 이용을 별거 예외로 인정하지 않았고, 병원 기록도 간헐적인 외래 진료여서 치료·요양에 따른 별거를 뒷받침하기 어렵다고 봤습니다.
반면, 세상 씨는 “주소만 옮겼을 뿐 실제로는 계속 함께 살았다”는 입장인데요, 주소를 옮긴 이유와 그 기간에도 공동생활을 이어갔다는 사실을 객관적인 자료로 입증하는 것이 중요해 보입니다.
Q. 직장 때문에 떨어져 살았다면 모두 예외로 인정되나요?
A. 직장 사유라는 이유만으로 자동 인정되지는 않습니다.
직장 변경이나 전근·발령 등으로 떨어져 살 수밖에 없었던 사정이 확인돼야 합니다. 발령장과 재직증명서, 근무지 확인서, 당시 임대차계약서처럼 발령 사유와 근무지, 거주기간을 함께 보여주는 자료를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Q. 주유 내역과 교통카드 기록, 병원 기록까지 제출했는데도 실제 동거를 입증하기에 부족했나요?
A. 이런 자료들은 보조적인 역할을 할 수 있지만 실제 동거를 충분히 설명하기는 제한되기도 합니다.
먼저, 세상 씨 가족은 출근길에 어머니를 경로당에 모셔다드렸다며 주유 카드 내역과 버스 이용 기록을 제출하셨네요. 하지만 세무서는 주유 지점이 주로 경기도·인천이어서 흑석동 경로당을 오간 사실을 직접 확인하기 어렵고, 대중교통 기록만으로는 어머니와 동행했는지 알 수 없다고 봤습니다.
이동 경로를 나중에 재현한 사진도 한계가 있어요. 세무서의 판단을 보니 출근길 우회 시간이 길고 사진 속 경로당에 불이 꺼져 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무엇보다 재현 사진은 주소가 달랐던 당시의 생활을 직접 보여주는 기록은 아니었습니다.
병원 기록은 어머니의 건강상태와 돌봄 필요성을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간헐적인 외래 진료만으로는 ‘1년 이상 치료·요양’에 따른 별거 예외를 입증하기 어렵다는 것이 세무서의 판단이었습니다.
아울러 전입 주소지에는 누가 살았는지, 주소를 왜 옮겼는지, 어머니는 어디에서 누구의 돌봄을 받으며 생활했는지를 보여주는 자료가 함께 뒷받침돼야 합니다.
Q. 주민등록상 주소는 달랐지만 실제로 부모님과 함께 살았다면 어떻게 입증해야 하나요?
A. 기본적으로 주민등록은 동거 여부를 판단하는 중요한 자료입니다.
먼저 부모님과 본인의 주민등록초본을 과거 주소변동 내역까지 포함해 발급하고, 이사·별거 시점과 주택 취득·처분일을 함께 정리해보세요. 상속이 개시됐다면 그날부터 거슬러 올라가 동거기간과 주택 보유 상태를 확인하면 됩니다.
주소가 달랐던 기간이 있다면 실제 거처와 주소 이전 이유를 설명할 자료를 모아야 합니다. 임대차계약서와 전입 주소지의 실제 거주자 확인 자료, 관리비·공과금, 우편물, 병원 동행 기록, 생활비 이체 내역 등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시설 이용 규정이나 관계자 확인서, 장애·돌봄 자료도 당시 사정에 맞게 보완할 수 있습니다.
사실확인서에는 작성자와 가족의 관계, 직접 보고 아는 사실, 해당 날짜와 장소를 구체적으로 적는 것이 좋습니다. 자료끼리 내용이 어긋나거나 과장되면 신빙성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이 씨 사례가 보여주듯, 오래 함께 살았다는 기억을 당시의 문서와 생활 기록으로 뒷받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공제를 놓친 채 상속세를 이미 냈다면 어떻게 돌려받나요?
A. 공제 요건을 충족했는데 신고에서 빠뜨렸다면 경정청구로 세금을 다시 계산해 달라고 요청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법정신고기한이 지난 뒤 5년 이내가 기준입니다. 다만 청구 사유에 따라 기한과 기산점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기존 신고서와 납부 내역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세무서가 경정청구를 거부하면 이의신청이나 심판청구 등 불복 절차를 검토할 수 있습니다. 이 씨도 경정청구 거부와 이의신청 기각을 거쳐 조세심판원에서 공제를 인정받았습니다. 불복 절차에는 별도의 청구기한이 있으므로 거부 통지를 받았다면 바로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Q. 그렇다면 어떤 자료가 실제 동거를 인정받는 데 도움이 될까요?
A. 실제 지난 8월 조세심판원은 해당 사례에 대해 동거주택 상속공제를 적용해 상속세를 다시 계산하도록 결정했는데요. 당시 공제를 인정한 근거를 살펴보면, 주소를 옮긴 이유와 실제 생활한 곳을 자료로 함께 보여주는 것이 결정적이었습니다.
먼저 주소를 옮긴 집에 세입자가 살고 있었다는 사실확인서와 주민등록 자료가 중요했습니다. 어머니가 그 집에서 실제로 생활했다는 세무서의 판단을 반박하는 근거였죠. 여기에 경로당 정관과 관계자 확인서로 해당 지역에 주민등록을 둬야 경로당을 이용할 수 있었다는 점을 설명했습니다. 실제 이사가 아니라 경로당 이용을 위해 주소를 옮겼다는 주장에 힘을 실어준 것입니다.
조세심판원은 어머니의 생활 기반과 가족의 돌봄 상황도 함께 살폈습니다.
어머니는 1968년 이전부터 흑석동에서 살며 이웃과 관계를 이어왔습니다. 이사한 뒤에도 익숙한 경로당에 계속 다니려 했다는 설명에 그만한 배경이 있었던 셈입니다. 흑석동에 사는 조카들이 경로당 이동을 일부 도운 정황도 가족의 설명을 뒷받침했습니다.
어머니가 69세부터 지체·청각장애인으로 등록돼 일상에서 돌봄이 필요했고, 다른 사람이 주로 모셨다는 정황이 확인되지 않은 점도 고려됐습니다. 주소를 옮긴 이유와 전입 주소지의 실제 거주자, 어머니의 건강상태와 돌봄 상황을 보여주는 자료를 종합해 제출해야 실제로 함께 살았다는 주장에 설득력을 높일 수 있습니다.
[유혜림 기자 / 김혜리 세무법인 HKL 부대표 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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