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예지 한림대성심병원 피부과 교수 인터뷰

콜라겐 보충제보다 ‘단백질+비타민C’ 식품

당분, 콜라겐 뻣뻣하게 하는 당화반응 촉진

단 음식 피하고 고른 영양 섭취+숙면 권유

장예지 한림대성심병원 피부과 교수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한림대성심병원 제공]
장예지 한림대성심병원 피부과 교수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한림대성심병원 제공]

[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 “콜라겐 보충제나 콜라겐 팩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피부미용에 정말 효과가 있을까요?”

질문이 끝나자 잠시 정적이 흘렀다. “음...” 장예지 한림대학교성심병원 피부과 교수는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잠시 침묵이 흐른 뒤 그가 꺼낸 말은 “콜라겐 보충제는 위와 소장에서 분해된 뒤 흡수되므로, 섭취한 콜라겐이 피부에 직접 작용한다고 보기는 어렵다”였다. 이어 “같은 비용과 노력이라면 단백질과 비타민C 식품을 먹고,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했다. 콜라겐을 관리하려면 현재까지 효과가 검증된 기본법에 충실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최근 경기 안양시 한림대성심병원에서 만난 장예지 교수는 고려대학교 의과대학을 나와 2017년 한림대성심병원에서 피부과 전공의 수련을 마쳤다. 2023년부터 한림대성심병원 피부과에서 진료를 맡고 있다.

장 교수는 콜라겐에 관한 국내외 논문 중 비교적 신뢰할 수 있는 연구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고 했다. 연구비를 지원한 주체는 물론 표본 규모 등도 살펴야 하기 때문이다.

연구비 후원 논문을 제외하고, 그가 신뢰할 수 있는 대표 연구로 소개한 것은 국내 국립암센터연구소의 논문(2025)이었다. 연구진은 “관련된 무작위 대조 연구 23개를 종합 분석한 결과, 콜라겐 보충제가 피부 노화 지연에 영향을 미친다는 근거가 없다”고 결론 내렸다.

‘족발에 콜라겐이 많아서 먹으면 피부가 탱탱해진다’는 속설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장 교수는 “족발 속 콜라겐이 소화된 후 피부까지 전달돼 효과를 내기란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콜라겐을 통해 피부 탄력을 유지하려면, 매끼 식단에서 충분한 단백질과 함께 비타민 C가 풍부한 과일·채소를 곁들이는 것이 좋다”고 권했다.

콜라겐은 소화·흡수된 뒤 피부 조직에 필요한 콜라겐으로 재합성돼야 하는데, 비타민 C가 이 과정을 돕기 때문이다. 장 교수는 “영양제보다 천연 음식을 통해 영양소 균형을 맞추는 것이 피부 건강에 더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음식 중에서는 신선한 채소를 권했다. 과일의 경우 당분이 높은 종류보다 혈당지수가 낮은 사과와 배, 비타민 C가 많은 키위 등을 추천했다. 다만 과일주스는 권하지 않았다. 과일을 씹어서 먹는 것보다 혈당을 빨리 올려서다.

장 교수는 “혈당이 높은 상태가 지속되면 당이 콜라겐에 달라붙는 당화 반응이 촉진되는데, 이는 콜라겐을 뻣뻣하게 만들어 피부 탄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며 “피부 건강을 위해선 단 음식부터 끊어야 한다”고 했다.

식습관과 관련된 논문도 소개했다. 미국영양학회지(2001)에 실린 호주 모나시대학교 연구진의 논문이다. 성인 453명의 식습관과 피부를 분석한 결과, 채소·콩류·올리브오일 섭취가 많고 버터·마가린·유제품·설탕 섭취가 적을수록 햇빛에 노출되는 부위의 주름이 적은 경향을 보였다.

피부에 좋지 않다고 알려진 커피는 어떨까. 장 교수는 “커피에 관한 연구도 여럿 있는데, 피부를 건조하게 만든다는 과학적 근거는 아직 없다”며 “건강한 일반 성인이라면 하루 3잔 이내 커피 섭취가 피부 수분 유지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다만 “잠을 못 자면 피부가 나빠지므로, 카페인 섭취량은 개인별로 조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여드름이 생겼을 때는 우유와 치즈, 버터, 요거트 등의 유제품을 당분간 줄여 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그는 “일부 연구에서 우유 섭취와 여드름의 연관성이 보고됐지만, 모든 사람에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특정 식품 섭취 후 여드름이 반복적으로 악화된다면 섭취를 조절해 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유에 당분을 첨가한 라테로 마시면 피지 분비를 늘려 여드름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부연했다.

최근 유행인 말차 라테도 마찬가지다. 말차 속 카테킨이 피부 노화를 지연한다고 알려졌지만, 장 교수는 “말차의 항산화 반응을 얻으려면 달콤한 말차 라테 대신, 물에 탄 ‘차’로 마시라”고 권했다.

음식과 피부의 연관성은 장 교수가 치료했던 15살 환자 사례에서도 엿볼 수 있었다. 여드름이 심했던 이 남학생은 평소 게임에 빠져 잠을 안 자고, 밥 대신 콜라와 햄버거를 먹는 일상을 반복했다. 장 교수는 “레이저 치료와 함께 인스턴트 식품을 끊게 하자, 환자의 여드름이 점차 줄어들었다”며 “피부가 좋아지자 학생의 표정도 밝아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평소 어떤 식습관을 가지느냐에 따라 우리의 피부도 달라진다”며 “영양소가 풍부한 천연 식품을 골고루 먹고, 잠을 잘 자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장예지 한림대성심병원 피부과 교수는 “피부 탄력을 떨어뜨리는 단 음식을 피하고, 고른 영양소 섭취와 자외선 차단, 그리고 숙면이 피부 건강에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림대성심병원 제공]
장예지 한림대성심병원 피부과 교수는 “피부 탄력을 떨어뜨리는 단 음식을 피하고, 고른 영양소 섭취와 자외선 차단, 그리고 숙면이 피부 건강에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림대성심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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