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진스 토끼, 원조가 따로 있다고?"…빵 캐릭터의 숨겨진 진실[미담:味談]
. 편집자주 음식을 통해 세상을 봅니다. 안녕하세요, 맛있는 이야기 '미담(味談)'입니다. [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뉴진스 토끼 캐릭터, 원조가 따로 있다고?" 일명 '뉴진스빵'으로 유명한 빵이 있다. 바로 SPC삼립의 대표 카스테라빵 '보름달'이다. 보름달이 뉴진스빵으로 불리는 이유는 패키지에 그려진 토끼 캐릭터 때문이다. 뉴진스의 토끼 캐릭터와 닮은 모습에 장난섞인 '원조 논란'까지 일었다. 물론 진지하게 표절 시비를 논하는 건 아니다. 보름달의 토끼 캐릭터가 탄생한 건 1976년. 뉴진스 토끼가 등장한 시기가 2022년이니 무려 46년이나 차이 난다. 게다가 2022년까지만 하더라도 보름달 토끼 캐릭터의 모습은 지금과 사뭇 달랐으니 뉴진스 측에서 베꼈다고 보기에도 어렵다. 2023년 보름달의 토끼 캐릭터가 지금의 모습으로 개편됐으나, 뉴진스 토끼를 베꼈다고 하기에는 전반적 모습
2024.05.06 15:00추억의 '꽈배기 과자' 美 진출한다…구멍가게 제과의 '인생 2막' [미담:味談]
. 편집자주 음식을 통해 세상을 봅니다. 안녕하세요, 맛있는 이야기 '미담(味談)'입니다. [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어림잡아 30~40년 전, 구멍가게는 아이들에게 놀이터이자 백화점이었고 또 행복한 단맛을 책임지던 최고의 제과점이었다. 시간은 흐르고 추억 속에 묻어둘 줄 알았던 구멍가게 빵·과자들이 '인생 2막'을 준비하고 있다. 제과점이 많지 않았던 그 시절에는 구멍가게에서 빵을 사 먹는 게 흔한 풍경이었다. 양철로 만든 미닫이 문을 드르륵 열고 들어가면 몽실몽실한 특유의 구멍가게 냄새가 났다. 출입문 바로 오른편에는 평상에 장판을 올려 마치 간이방처럼 꾸민 가게주인의 공간이 있었다. 할머니라 하기에는 젊고 아줌마라 하기에는 늙어 보이던 주인은 항상 '할머니 이불'이라 불리던 화려한 꽃무늬 담요를 반쯤 덮고 브라운관 텔레비전을 보고 있었다. 출입문 근처에는 늘 빵 진열대가 있었다. 크림빵부터 방울빵, 카
2024.04.28 11:00끔찍한 시련이 아름다운 이유…봄꽃을 닮은 빵 크루아상[미담:味談]
. 편집자주 음식을 통해 세상을 봅니다. 안녕하세요, 맛있는 이야기 '미담(味談)'입니다. 크루아상은 혹한의 겨울을 이겨낸 봄꽃을 닮았다. 그야말로 꽃의 계절이다. 몇 차례 봄비가 내린 뒤 꽃망울은 꽃이 될 막바지 준비에 분주하다. 산수유를 시작으로 개나리·목련·진달래·민들레·벚꽃이 환하게 꽃잎을 펼친다. 주말이면 봄꽃이 만개한 곳 어디든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모두가 봄꽃의 아름다움에 취하는 요즘이다. 그 아름다운 꽃을 피우기 위해 풀과 나무는 혹독한 겨울을 견뎌야 했다. 겨울을 나지 않고서는 봄꽃은 피지 않는다. 봄꽃은 풀과 나무의 삶의 갈망이다. 꽃이 있어야 종을 유지할 수 있다. 그렇기에 극한의 상황에서 꿋꿋이 눈꽃을 지켜내고 더욱 많은 꽃을 만든다. 아이러니하게 많은 봄꽃이 사계절이 따뜻한 기후에서는 꽃을 피우지 못한다. 겨울이 없어서다. 생존을 향한 갈망이 그만큼 사그라들었기 때문으로도 볼 수 있다
2024.04.07 10:01"너희도 포기하지마"…힙스터된 소라빵이 충고를? [미담:味談]
. 편집자주 음식을 통해 세상을 봅니다. 안녕하세요, 맛있는 이야기 '미담(味談)'입니다. [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작은 변화조차 머뭇거리는 당신에게' 어느날 조용하고 수줍어 보였던 친구가 원색의 힙스터가 돼 돌아왔다. "나이 먹고 무슨 바람이 들었길래 그러니. 부모님이 뭐라 안 하시든? 내가 다 걱정돼서 그렇지." 새로운 모습을 응원할 법도 한데, 진심어린 조언이라며 비아냥을 내뱉는 이들이 있다. 그들의 가시돋친 말에는 독(纛)이 발라져 있다. 그 독은 금세 듣는 이의 마음에 퍼져, 새로움을 꿈꿨던 설렘을 부끄러움으로 바꿔버린다. 새로운 변화를 시도했다가 주변의 부정적 시선에 포기해 버린 경험이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다. 유교적이고 타인의 삶에 관심이 많은 한국 사회에서는 특히 그렇다. 변화를 포기한 그들에게 소라빵이 "빵도 하는데 왜 너희가 포기해?"라며 응원의 메시지를 보낸다. 대격변을 끝마치고
2024.03.17 10:01혜리가 먹던 케이크, 끝이라고?…버터크림 케이크의 ‘고귀한 죽음’ [미담:味談]
. 편집자주 음식을 통해 세상을 봅니다. 안녕하세요, 맛있는 이야기 '미담(味談)'입니다. [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고귀한 죽음을 앞두고 있는 음식이 있다. 1980~1990년대 행복한 순간을 함께 했던 버터크림 케이크의 이야기다. 음식이 사라지는 것에 ‘고귀한 죽음’이라고 거창한 수식어를 붙이는 데는 그 나름의 이유가 있다. 음식에게도 인간의 삶과 같은 일생(一生)이 존재한다. 탄생을 하고 화려한 황금기를 거쳐 사람들이 찾지 않는 그때가 되면 조용한 죽음을 맞이한다. 인간의 죽음이 저마다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듯, 음식 역시 그렇다. 선(善)한 사람의 죽음은 사회에 긍정적 씨앗을 틔우는 데 밑거름이 된다. 사람들은 이를 고귀한 죽음이라 부른다. 버터크림 케이크의 삶은 어땠을까. 풍족하지는 않았던 시절, 버터크림 케이크는 한국에 케이크를 대중화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이는 한국의 케이크 시장이 성장하는데 큰 밑거름이 됐다. 우리
2024.03.10 13:01'개고기버거' 진짜 나왔다…한국서 개고기 사라질까 [채상우의 미담:味談]
. 편집자주 음식을 통해 세상을 봅니다. 안녕하세요, 맛있는 이야기 '미담(味談)'입니다. [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주문하신 개고기버거 나왔습니다." 뜨거운 감자였던 '개 식용'의 종지부가 눈 앞에 다가왔다. 정부가 '개 식용 금지법'을 연내 제정하기로 나선 것이다. 이에 따라 개 사육, 유통, 판매가 금지된다. 오랜 기간 개 식용을 반대해온 이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지만, 한 가지 찝찝한 우려감은 남아있다. '법으로 막는다고, 개 식용이 근절될까'라는 의구심이다. 음식을 법으로 금지시키는 것이 무력화됐던 사례는 역사를 통해 이미 숱하게 드러난 사실이다. 이 때문에 개 식용이 음지에서 생각지도 못한 방향으로 재탄생하지 않을까. 완벽한 개 식용 근절을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 되짚었다. 개고기버거·개고기주스…생각지도 못한 개고기 요리들 보신탕·전골&
2023.11.25 23:22"맘스터치 일본게 맛있다?"…내수차별 '오해'입니다만[채상우의 미담:味談]
. 편집자주 음식을 통해 세상을 봅니다. 안녕하세요, 맛있는 이야기 '미담(味談)'입니다. [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맘스터치, 일본 게 더 맛있어 보이네?" 한국 토종 버거·치킨 프랜차이즈 맘스터치가 도쿄에서 일을 냈다. 도쿄 중심가인 시부야구에 문을 연 맘스터치 팝업스토어가 단 3주 동안 방문자수 3만3000명을 기록한 것이다. 매장 앞은 맘스터치 버거 맛을 보기 위해 모여든 손님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맘스터치가 방문 고객을 대상으로 이용 경험에 대해 설문 조사한 결과 97%는 '메뉴에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기존 현지 브랜드와 비교 시 88%가 '타브랜드보다 우수하다'고 평가했다. '맘스터치 정식 매장 오픈 시 재방문하겠다'고 밝힌 응답자는 99%에 달했다. 응답자의 93%가 '일본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답했다. 78%가 맛과 품질을 그 이유
2023.11.12 13:01"우리 딸은 굶어죽을지 몰라"…가자지구, '분유'가 사라졌다 [채상우의 미담:味談]
. 편집자주 음식을 통해 세상을 봅니다. 안녕하세요, 맛있는 이야기 '미담(味談)'입니다. [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아이만, 내 배에서 메카를 꺼내 그녀를 돌봐줘." 토요일이었다. 이날은 아들 샴(9)의 생일이기도 했다. 만삭의 아내 다린(28)은 가만히 쉬라는 만류에도 괜찮다며, 발코니에 쭈그려 앉아 빨래를 시작했다. 아들 샴도 엄마 옆에서 심심한 듯 화분의 풀만 꺾고 있었다. 며칠이나 먹지 못한 아내와 아들이 안쓰러웠다. 생일인데 뭐라도 먹이고 싶은 생각에 음식을 구해보려 집을 나서던 그때였다. “쉬익, 콰과광” 공기를 찢는 날카로운 바람소리. 무엇인가 무너지는 굉음. 뒷통수로 전해지는 뜨거운 공기. 매캐한 화약내. '안돼…다린' 계단을 뛰어올라 문을 열었을 때, 내 눈에 들어온 풍경은 포격으로 먼지가 뒤덮인 거실과 무너져버린 발코니뿐이었다. 방금 전까지 발코니에 있던 다린과 아들
2023.10.29 11:01"아파트서 청국장 먹지마"…'프로불편러' 어쩌지? [채상우의 미담:味談]
. 편집자주 음식을 통해 세상을 봅니다. 안녕하세요, 맛있는 이야기 '미담(味談)'입니다. [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아파트에서 청국장 조리는 안 하는 것이 이웃 주민을 생각해 좋은 것 같습니다. 하루 종일 청국장 냄새로 머리가 지끈지끈 합니다." 아파트 입구 게시판에 입주민의 성화가 담긴 메모 한장이 화제가 됐다. 이미 지난해 찍힌 사진이지만,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다시 올라오면서 사람들의 입방아에 올랐다. 대부분이 "청국장을 먹었다고 공개적으로 면박을 주는 것은 너무하다"는 반응이었다. 우리는 이처럼 사소한 일에도 불만을 터뜨리는 이들을 두고 '프로불편러'라 부른다. 악의적이고 극단적인 프로불편러들은 때때로 근거 없이 맹목적 비난을 하며, '마녀사냥' 선봉에 서기도 한다. 하지만, 때론 불편러들이 있기에 묵과했던 사회 문제가 해결될 때도 있다. 과연 우리는 불편을 늘어놓는 불편러
2023.10.14 15:16"이 손을 놓지 말아요"…바리스타 치매부부의 사랑이야기[채상우의 미담:味談]
. 편집자주 음식을 통해 세상을 봅니다. 안녕하세요, 맛있는 이야기 '미담(味談)'입니다. [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여보. 나는 당신 없이 살 수 있을까." 사랑하는 자식의 이름마저 잊게 만드는 병 '치매'. 가족들까지 지옥으로 끌고 들어가는 치매를 우리는 '악마의 병'이라 부른다. 많은 치매환자가 하루 하루 이상해지는 스스로에게 낙담해 우울증에 시달린다. 결국엔 좁은 방 안에 갇혀 세상과의 이별을 준비한다. 이런 슬픈 결말을 맞지 않기 위해 서로의 손을 꼭 잡고 치매와 사투를 벌이는 노부부가 있다. 남편 김무웅(78) 씨와 아내 오창옥(68) 씨다. 김씨와 오씨는 각각 만 3년차와 2년차 치매환자다. 이들은 자신의 아픔을 숨기지 않고 세상을 마주하며 웃음을 잃지 않고 있다. 은평구치매안심센터에서 운영하는 반갑다방에서 이들 부부를 만나, 치매를 대하는 그들의 인생 이야기를 들었다. 길을 잃은 아내,
2023.10.02 17:01